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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N 낙서] 5.01 천국주식회사

1. “잭부장님이 비리를 저질렀다니까요!”
“잭부장은 아무 잘못도 없네. 자네야말로 내부기밀을 빼돌린 배신자지. 카대리, 넌 해고야! 신분증 반납하고 나가!”
“헉. 다음주에 과장 승진시험 있는데!!”
 
2. “해고당한 충격으로 입원해 있는 동안 너무 높은 곳에 계셔서 한 번도 뵌적 없는 회장님이 몰래 왔다가셨네. 그깟 회사 때려치우고 당신 직속 행동대장으로 일해달라고 하시더군.”
“….어이, 그거 어차피 회장 회사잖아?”
“그게…주식회사라서 당신 맘대로 하실 수가 없다는구만. 착한 일 한다고 소유권이랑 경영 분리를 너무 철저하게 해뒀다나. 게다가 밖에서 보는 눈들이 많아서 대놓고 아랫사람들 족칠 수도 없다고 하시네.”
“한 마디로 너더러 귀찮은 일 좀 대신 해달라는 소리 아녀? 그러다 더러운 일은 일대로 다하고 나중에는 나 그런 인간 모른다고 배신당하기 십상이다, 너. 윗대가리들은 원래 다 그래.”
“하지만 대신에 나 드디어 만년 대리 뗐는걸.”
“어. 과장 대신 아예 실업자가 되었지.”
“이 XX, 그거 다 네 탓이거든????”

3. “뭐야, 지난번에는 이것도 해주고 저것도 해주고 그것도 해줄수 있었잖아. 왜 이젠 못해준다는 거야?”
“음, 그땐 회사 법인카드라는 게 있었지. 그것도 골드로.”

4. “회장님이랑 연락이 안 돼. 찾아봐야겠어.”
“그거 사실 속은 거 아녀? 회장을 사칭한 거였다거나..”
“죽을래.”
“아, 네. 맘대로 하십쇼. 어….근데 왜 날 그렇게 쳐다보는데?”
“자네 목걸이….”
“응, 이게 왜?”
“그거 갖다 팔면 핸드폰 하나 마련할 수 있나?”
“야!”


카대리 해고 당했어, 흑. 평생 회사일 하나만 보고 열심히 살아왔건만 남자 하나에 잘못 엮여서. ㅠ.ㅠ
 

[SuPerNatural 낙서] 먹귀

샘은 진절머리를 내고 있었다. 평소에 딘의 식욕이 좀 지나치긴 했지만 적어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한동안 전국을 횡단하며 신문을 뒤져도 그럴듯한 사냥거리가 하나도 눈에 띄지 않자 딘은 그 스트레스를 풀기 위함인지 어느날부터 미친듯이 먹어대기 시작했다. 아침점심저녁을 가리지 않고 기름기가 좔좔 흐르다 못해 칼로리가 폭발할 것 같은 푸짐한 음식을 입 속에 쑤셔넣었고, 편의점이 눈에 띌 때마다 곱게 지나치지 못하고 군것질거리를 한아름 사들고 왔으며, 한밤중에 모텔방에서도 그 새를 참지 못하고 자동판매기를 전멸시키다시피 했다. 샘이 한대 얻어맞을 각오를 하고 진지한 표정으로 혹시 임신이라도 한 게 아니냐고 물었을 때 평소처럼 위트 넘치는 말대꾸를 하기는커녕 마지막 남은 싸구려 초코바 하나를 입 안에 우겨 넣으며 눈썹만 치켜 올리는 딘을 본 샘은 진심으로 형의 지갑을 빼앗고 손발을 묶고 냉장고에 자물쇠를 채워야 하는 게 아닌가 고민했다.  

이 같은 행각이 2주일 쯤 지속되자 샘은 마침내 맞아죽을 각오로 다이어트라도 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 딘에게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의외로 딘은 동생의 말에 순순히 응해주었다. 일도 없이 무위도식하며 빈둥거리다 보니 스스로도 내심 어느 순간 손에 잡힐지 모르는 허릿살이 걱정되었던 모양이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샘은 곧 그 결정을 후회해야 했다. 식욕에 삐딱한 장난기까지 결합된 딘은 먹거리를 발견할 때마다 샘의 눈을 빤히 들여다보며 “나 이거 먹어도 돼요, 엄마? 이건요? 이건요?”라고 일일이 물어보며 낄낄거렸고, 하루종일 계속되는 ‘먹어도 돼?’에 지친 샘이 “안돼! 죽어도 안돼! 굶어! 차라리 굶어! 정 배고프면 암염탄을 씹어 먹어!”라고 발작을 할 참이면 갈망과 처량함이 뒤섞인 눈빛으로 – 샘은 딘이 그런 표정을 할 수 있으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 진열장에 놓여 있는 파이를 응시하며 손가락을 빨았다.  

그리하여 그날 밤, 하루빨리 흥미로운 일감을 찾아 형의 권태- 와 식탐 – 을 물리쳐야겠다는 일념으로 노트북을 꺼내놓고 인터넷을 조사 중이던 샘은 주린 배를 움켜쥐고 – 그렇게 먹고도 주릴 수 있다면 말이지만 – 침대에 쓰러져 잠든줄만 알았던 딘이 뒤뚱뒤뚱 일어나 등뒤에서 부시럭거리며 먹을 것을 찾기 시작하자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았다.
“아우, 인간아, 제발 좀…”
“새미새미, 나 이거 먹어도 돼?”
딘이 예의상 약간 소심하게, 하지만 웃음기를 잔뜩 띈 목소리로 등 뒤에서 물었다.
“그래, 먹어. 제발 먹어. 뭔진 모르지만 먹어. 나도 이젠 지친다.”
“아, 그럼 나 이것도 먹어도 돼?”
“먹어, 다 먹으라니까. 난 굶을 테니 형 혼자 다 먹어. 꾸역꾸역 돼지같이 다 처먹어. 그리곤 피둥피둥 쪄버려.”
“오! 양보하는 정신! 그럼 나 이것도 먹어도 돼?”
“아, 진짜 인간아, 네가 무슨 다섯 살짜리 어린애냐! 나한테 안 물어봐도 되니까 그냥 다이어트고 뭐고 다 때려치우고 맘대로 하라고!”

빠지직. 이성이 날아가는 소리가 들렸다. 샘은 하루종일 은행부채처럼 차곡차곡 쌓아두었던 짜증을 한꺼번에 터트리며 거칠게 몸을 돌렸다. 도끼눈을 치뜬 샘의 시선이 침대 옆에 의자를 놓고 쪼그리고 앉아 내려다보고 있던 딘의 눈과 마주쳤다. 샘은 두 눈을 느릿하게 깜박거렸다. 침대 위에는 딘이 차마 단정하다고는 말할 수 없는 자세로 널브러져 자고 있었다. 샘은 천천히 시선을 다시 돌렸다. 딘과 똑같은 얼굴과 똑같은 목소리, 똑같은 옷을 입은 ‘그것’이 샘을 바라보며 창피한 짓을 하다 걸렸을 때 딘이 그러는 것과 꼭 닮은 뻔뻔스러운 미소를 지어보였다.  

붉고 도톰한 입술이 휘어지는가 싶더니 순식간에 지퍼를 열듯 귀밑까지 좌악 찢어졌다. 입안 가득 촘촘하게 박혀 있는 육식동물의 이빨이 강철 빛으로 번쩍거렸다. 줄로 갈아놓은 칼날처럼 뾰족하고 날카로운 이빨들 사이로 투명한 침이 줄줄 흘러내려 침대에 누워있는 딘의 셔츠에 얼룩을 남겼다. 흠뻑 젖어 미끌거리는 두툼한 혓바닥이 힐끔 나왔다 사라졌다.

시간과 공간이 일그러졌다. 시계의 초침소리가 멎었다. 위대하도다, 아인슈타인. 상대성이론은 진짜였군요. 자신을 주시하던, 딘과는 전혀 닮지 않은 핏빛 눈동자가 깜박, 하고 움직였을 때 샘은 처음으로 어린 시절 아버지가 세포 하나하나까지 새겨 넣은 혹독한 훈련에 감사하며 본능적으로 상체를 틀어 노트북 옆에 놓인 나이프 손잡이를 더듬었다. 목구멍에서 찢어지는 듯한 비명소리가 터져 나왔다. “디인!!!!!”

책상 위의 물건들이 와르르 쏟아지는 소리와 함께 샘이 휘두른 칼날이 ‘그것’이 앉아있던 자리를 갈랐다. 그러나 이미 그것은 그 자리에 없었다. 딘을 닮은 몸의 윤곽이 희미해지더니 서서히 사라져갔다. 체셔고양이처럼 공중에 둥둥 뜬 머리통이 마지막으로 자취를 감춰갈 무렵 진짜인지 환청인지 모를 가르랑거리는 목소리가 샘의 귓전에 부딪쳤다.

“쳇, 아까워라. 저게 제일 먹고 싶었는데….”

샘은 몸서리쳤다.




[#M_끝?|less..|
“야, 너 뭐하냐. 달밤에 체조하냐?”
부시시 잠에서 깬 딘이 손등으로 눈가를 문지르며 말했다. 한 손에 칼을 쥔 채 방 가운데 오도카니 서 있던 샘은 얼빠진 표정으로 형을 바라보았다.
“왜 그런 표정으로 쳐다보는겨? 기분 나쁘게. 무슨 귀신이라도 봤냐?”
딘이 툴툴거리며 배를 문질렀다.
“야, 그건 그렇고 뭐 먹을 거 없냐? 배가 허전하네. 아까 식당에서 네가 못먹게 한 샌드위치 지금 먹어도 돼?”
“안돼애!!!!”
샘이 째진 목소리로 빽! 소리질렀다.


– 진짜 끝.

_M#]




모티브는 어렸을 적 유행했던 그 이야기. 근데 그거 일본 거예요, 한국 거예요?


덧. 미샤킹과 생수통, 그리고 달걀들.
나 미치. ㅠ.ㅠ 진짜로 저기서 삐약거리는 어린 졸개들이 태어나는 건가?? 미샤 씨가 품는 건가!!! 크핫핫.

[SuPerNatural] 잃어버린 계절 (完)

마지막편. 좀 깁니다.
둘로 나눠서 느긋하게 올리려고 했는데 바보 같은 실수를 해 버리는 바람에 서둘러 완성했습니다.
아직도 당황스럽구만요. 죄송합니다아. ㅠ.ㅠ 저는 왜 이리 덤벙대는 성격일까요.  



[#M_잃어버린 계절 (完)|less..|
카운터에서 리타의 낯익은 웃는 얼굴이 사라지고, 임시로 고용한 아르바이트생이나 달리아와 마주치는 날들이 증가했다. 간혹 늦은 밤에 갖던 티타임도 사라졌다. 이상하게 관대해진 달리아가 손님을 대접한답시고 가끔 풀냄새가 나는 차를 내밀기도 했으나 딘은 짧게 리타의 안부를 묻는 입술만 적시곤 방으로 도망쳐 오곤 했다. 리타와 그녀의 아버지는 근처의 커다란 종합병원을 돌아다니며 끊임없는 두통과 구토, 발열과 마비증상을 유발하는 원인을 찾아내기 위해 온갖 검사와 CT 촬영을 거쳤지만 결과라고 남는 것이라고는 늘어나는 청구서 뿐이었다. 리타의 눈 밑에 거뭇한 기미가 점차 늘어났다.

바람이 바뀌고 하늘색이 흐려질 무렵, 예정된 시간이 다가오기 시작했다. 아버지는 드디어 떠날 때가 되었다고 판단했다.
“며칠 뒤에 돌아가마. 그 동안 필요한 준비를 끝내 놓으렴.”
아버지의 전화를 받은 딘은 양말짝 속에 숨겨둔 돈을 꺼내들고 오랜만에 카운터로 향했다. 비록 모든 것을 훌훌 털고 떠나는 마지막이라 할지라도 리타에게만은 가짜 신용카드를 쓰고 싶지 않았다. 손님이 뜸할 때라 그런지 카운터에는 아무도 없었다. 딘은 어깨를 으쓱하고는 훌쩍 카운터를 넘어 익숙한 통로를 따라 뒤쪽의 별채로 향했다.

달리아는 리타의 아버지인 조셉의 침대 옆에 앉아 있었다. 딘은 열린 문 옆에 기대 주먹으로 나무문을 두드렸다.
“카운터를 비워두고 뭘 하는 거야.”
손가락으로 실을 엮고 있던 달리아가 고개를 들었다. 칠흑같은 검은 생머리가 밑으로 흘러내렸다.
“리타 언니가 있을 텐데? 잠시 화장실에라도 갔나 보지.”
딘의 얼굴을 보고 달리아가 피식 웃었다.
“하여간 남자들이란. 지금 못된 상상이라도 하는 거야?”
“…..내가 언제!”

“미안해, 디. 너만 남겨두고 갔다 와서.”
리타가 등뒤에서 서둘러 들어오며 말했다.
“어머, 딘. 무슨 일이니?”
딘은 달리아에게 분출하려 했던 짜증을 애써 내리 눌렀다.
“방값을 내러 왔어요. 이번엔 사흘 분이에요.’
“사흘? 일주일이 아니라?”
리타가 의외라는 투로, 그러나 조심스럽게 되물었다.
“아버지가 다른 곳에서 일자리를 구했다고 해서, 어, 사흘 뒤에 떠날 거예요.”
“아, 그래…..정말 아쉽네….”
리타가 말꼬리를 흐렸다.
“응, 정이 많이 들었는데, 정말 아쉽다.”
“저도요.”
딘은 바닥을 내려다보며 발로 툭툭 건드렸다.
“오랜만에 얼굴 보는데 커피라도 마시고 가지 않을래?”
리타가 억지로 낸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딘은 손목시계를 힐끗 들여다보았다. 샘이 돌아오려면 아직 넉넉한 시간이 남아 있었다.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달리아가 있어서 정말 다행이야.”
찻잔을 앞에 두고 피곤에 갈라지는 목소리로 리타가 말했다. 옆에 있던 달리아가 뺨을 붉혔다.
“본인을 옆에 두고 그런 이야기를 해도 되는 거야?”
달리아가 평소와 달리 쑥쓰러운 듯 항의하자 리타가 사랑스럽다는 듯이 웃었다.
“내가 없는 동안 우리 아버지를 정말 정성스레 보살펴주었잖니. 네가 없었더라면 지금까지 어떻게 버텼을지 상상도 안 가.” 
그런 곳에는 별 쓸모가 없는 딘이 어깨를 으쓱했다.
“어라, 이제 화해했나 보네요?”
“화해를 할 것도 없었는걸.”
“하긴.”
딘은 샘이 축구팀에 들어가고 싶다고 아버지에게 조목조목 하나씩 따지던 모습을 떠올렸다. 한바탕 목소리가 고조되는 소란이 일어나고 금방 주먹이라도 날아갈 듯이 매서운 말들이 오고간 후에도 딱히 화해라고 부를만한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사냥에서 돌아온 아버지에게 그 사이 딘이 샘을 팀에 등록시켰다고 말했을 때도 아버지는 입을 굳게 다물고 고개를 한번 까딱였을 뿐이다. 가족끼리의 다툼과 화해란 그런 것이었다. 갈등은 격렬해도 화해는 조용했다. 이제까지 딘은 그것이 윈체스터 사람들에게만 해당되는 일인 줄만 알았더랬다.

딘은 힐끔 달리아의 옆모습을 훔쳐보았다. 달리아는 눈을 내리깔고 버릇처럼 손가락을 옴죽거리고 있었다. 문득 그녀의 표정이 그를 사로잡았다. 딘은 그 표정을 알고 있었다. 질리도록 익숙한 표정이었다. 원하는 것을 얻어 기뻐하면서도 저 깊은 곳에서 비죽이 고개를 내미는 죄책감을 주체하지 못해 망설이는 얼굴. 얼마 전부터 샘은 딘에게 그런 표정을 지었다. 고집을 부린 끝에 결국 다른 도시로 떠나야 할 날짜를 미루고 스펠링 대회에 나갔을 때, 외진 곳에서 사격 연습을 하는 대신 짐 목사님과 남아 책을 읽어도 좋다고 허락 받았을 때, 문간에 서서 아버지와 함께 떠나는 딘에게 손을 흔들어 보였을 때, 축구팀에 들어갔을 때. 딘은 그 표정이 싫었다. 차라리 모르니만 못했다. 그것은 딘의 죄책감 또한 자극했으므로.

생각 하나가 번개같이 딘의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딘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쨍그랑, 하고 접시가 발 밑으로 떨어졌다.
“딘!”
리타가 놀라 소리 질렀다.
하지만 딘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소년은 조셉이 누워있는 침대로 성큼성큼 걸어가 베개 밑에 손을 쑤셔 넣었다. 아무 것도 잡히지 않았다. 딘은 몸을 돌리고 이번에는 닥치는 대로 협탁 서랍을 뒤지기 시작했다. 성경책을 바닥으로 집어던지고, 아스피린 병을 내동댕이쳤다. 리타가 날카로운 비명을 질렀다.
“도대체 뭐하는 거니?”
딘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옷장을 휘젓기 시작했고 말리려는 리타의 손을 뿌리쳤다. 참다 못한 달리아가 달려와 있는 힘을 다해 딘의 등을 밀쳤을 때 딘은 가장 아래쪽에 있는 서랍을 뒤지는 중이었다. 중심을 잃고 비틀거리며 바닥으로 나동그라진 순간 딘은 찾던 것을 발견했다. 그것은 침대틀 아래 매달려 대롱거리고 있었다. 딘은 그것을 조심스럽게 풀어 들고 허리를 일으켰다.

잠들어 있던 조셉이 잠에 취한 눈을 게슴츠레 뜨고 갑자기 이게 무슨 소란인지 방 안을 둘러보고 있었다. 리타는 손으로 입을 가린 채 어안이 벙벙한 얼굴로 딘을 바라보았다. 그것이 무엇인지 유일하게 진실을 알고 있는 달리아는 공포에 질린 눈빛으로, 그러나 고개만은 꼿꼿이 들어 올린 채 딘의 손가락을 노려보고 있었다.

딘은 천천히 가죽주머니를 봉하고 있는 끈을 풀었다. 그리곤 얼음불꽃처럼 이글거리고 있는 달리아의 청회색 눈동자를 똑바로 응시하며 그 안의 내용물을 손바닥에 쏟아부었다. 그는 가죽주머니를 던져버리고는 달리아에게서 눈을 떼지 않은 채 손바닥에 놓인 물건들을 하나씩 하나씩 천천히 바닥으로 떨어뜨리기 시작했다. 미끈거리는 발톱 한 쌍, 바싹 말라 부서지는 약초 가지 두어개, 동전 하나, 그리고 마지막으로 무엇을 태웠을지 모를 축축하게 습기를 머금은 잿가루가 손바닥을 떠나갔다. 방안에 무겁게 가라앉은 정적을 가르고, 딘이 허스키한 목소리로 낮게 중얼거렸다.

“네가 리타 누나와 친하지만 않았더라도 콱 사냥해 버리는 건데.”
얼어붙은 듯 꼼짝도 하지 않던 달리아의 눈동자가 희미하게 흔들렸다.
딘은 달리아를 쏘아보며 아버지에게 받은 신발로 바닥에 흩어져있는 주술재료들을 힘껏 밟아 뭉갰다.
“피보다도 진하다는 마녀들의 자매애 따위 엿이나 먹으라지. 결국 자기밖에 모르는 주제에. 크레이그 아저씨 말이 맞았어. 좋은 마녀란 죽은 마녀 뿐이야.”

그런 다음 그는 무언의 질문과 분노를 잔뜩 담은 두 개의 눈빛을 등 뒤에 진 채 뚜벅뚜벅 방을 걸어나왔다.  





“새미, 잠시 나갔다 올게. 금방 올테니까 먼저 자라.”
딘은 샘에게 큰 소리로 말하고는 문을 닫고 밖으로 나왔다. 아버지가 안 계실 때면 간혹 어린 동생에게 이런 핑계를 대고 나와 문 앞에서 전에 배운 담배를 몰래 빨곤 했다. 옷과 머리카락에 냄새가 배어 샘이 모를 리도 없을 테지만 샘은 딘의 사소한 규칙 위반은 절대 아버지에게 일러바치지 않았다. 그 점에 있어서만은 동생을 신뢰해도 좋았다.

딘은 점퍼 주머니에서 조심스럽게 담배를 꺼내 불을 붙인 다음 쪼그리고 앉았다. 아버지는 세시간쯤 뒤에 도착하기로 되어 있었다. 내일 오전 중에는 최근 들어 가장 오랫동안 머물렀던 이 곳을 떠나야 했다. 그는 지난 이틀 동안 달리아도, 리타도 만나지 못했다. 방값은 결국 아르바이트생이 오는 시간대를 틈타 계산했고, 학교에서 돌아온 후에는 샘을 데리러 갈 때를 제외하면 문 밖으로 나오지도 않았다. 아니, 만나지 않았다고 표현하는 편이 정확할 것이다. 딘은 리타에게도 달리아에게도 만나면 뭐라고 변명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차라리 빨리 아버지가 도착해 이 곳을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짙은 어둠 속 안개로 뿌연 시야 속에 갑자기 한 쌍의 예쁘장한 발이 나타났다. 딘은 발목을 따라 고개를 쳐들었다. 리타가 속을 들여다볼 수 없는 어두운 눈동자로 그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어…”
갑자기 목구멍이 꽉 잠겨왔다. 당황한 딘은 멋쩍은 표정으로 다시 땅바닥을 향해 눈을 돌렸다.

리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가슴 앞에 팔짱을 끼고 있던 팔을 풀고 딘을 잡아당겨 일으켜세웠을 뿐이다.
“어…저기…그 때 말이죠. 난 그냥 잠시 정신이 나갔던 거 뿐이에요. 그러니까 그냥 신경쓰지 마요, 누나. 달리아가…”
당황한 딘이 더듬거리며 변명을 시도했지만 리타는 아무말 없이 빙긋이 웃어보였다. 딘은 입을 다물었다.
“보여줄 게 있어.”
리타가 말했다.
“좋은 거야. 이리 와.”
딘은 자신이 묵고 있는 방문을 돌아보고, 자기가 돌아오길 기다리며 책 속의 모험담에 흠뻑 빠져 있을 샘을 떠올렸다.
“딘.”
딘은 자신을 잡아 끄는 리타의 팔에 몸을 맡겼다.
 
30분 뒤, 딘은 리타의 풍만한 가슴에 얼굴을 묻은 채 서서히 숨을 고르고 있었다. 그곳은 따스하고, 부드러웠다. 언제까지고 깊숙히 파고들어 다시는 벗어나고 싶지 않은 곳이었다. 선과 점으로만 이루어진 평면 속의 사진과 눈으로 핥는 것과 직접 만져보는 것은 현저하게 달랐다. 사람의 체온을 이토록 가까이서 친밀하게, 안과 밖을 동시에 느끼는 것은 그야말로 충격적인 경험이었다. 딘은 이 순간 자신이 알던 밑바닥 사내들이 이유모를 경멸조로 내뱉던 여자들과 그 아랫도리에 대한 모든 찬미를 이해했다. 화장실에서 홀로 만족하지 못하고 누군가, 무언가 살아있는 것을 찾아 밤새 헤매야 하는 불쌍한 욕구를 이해했다. 소년은 두 손으로 리타의 한쪽 가슴을 경건하게 받쳐 들고 붉은 젖꼭지를 나른하게 빨았다. 리타가 딘의 짧은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어루만지며 긴 다리로 그를 감싸안았다.

“난 대학에 갈 거야. 돈을 다시 모으는 데 시간이 좀 걸리긴 하겠지만.”
“응….”
“그리고 다시 돌아올 거야. 그 때쯤이면 달리아도 마음을 바꿔서 더 넓은 세상을 보고 싶어할지도 몰라. 그 애를 꼭 여기서 데리고 나갈 거야.”
“으응…..”
마치 엄마의 젖을 빨듯 자신의 행위에만 심취해 있는 어린 연인의 서툰 애무에 리타가 키득거리며 웃었다.
“달리아와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눴어.”
그리곤 손을 내밀어 딘의 얼굴을 들어올려 눈을 맞췄다.
“네 이야기도 해 주더라. 걔는 네가 무서웠대. 그리고 언젠가는 그런 일이 생길 거라고도 짐작하고 있었대.”
리타는 육체에 취해 몽롱하게 흔들리는 딘의 표정을 보고 다시 웃음을 터트렸다. 그녀는 고개를 기울여 딘의 이마에 가볍게 입맞췄다.
“넌 정말 멋진 남자가 될 거야, 딘.”
 
그로부터 다시 30분 뒤 딘이 형제가 묵고 있는 모텔방으로 돌아갔을 때 샘은 겁에 질려 새파란 얼굴로 방 안을 서성이고 있었다. 딘이 소금선이 깔린 문지방을 넘어 선 순간, 숨도 제대로 못쉬고 밀랍처럼 굳은 얼굴로 형의 발놀림을 주시하고 있던 샘이 비명을 지르며 달려들었다.
“도대체 어디 갔었던 거야! 금방 갔다 온다며!! 한시간 동안 도대체 어디서 뭘 하다 온 거야! 몸은 괜찮아? 뭔가 이상한 것에 끌려갔던 건 아니지? 형 괜찮은 거지? 진짜 형이 맞는 거지? 죽은 줄 알았어. 다쳐서 피를 흘리며 어디 도랑 같은 데 박혀 있는 줄 알았어. 그래서 다시는 못 만나는 줄 알았어.” 

그렁그렁 눈물을 매단 채 자신의 옷자락을 부여잡고 횡설수설하는 동생을 내려다보면서, 딘은 처음으로 달리아가 아니라 애초에 리타가 잘못을 한 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간절하게 매달리는 누군가를 두고 떠나간다는 것은 끔찍이도 죄스러운 일이었다. 하물며 그것이 평생을 바쳐서라도 지켜줘야 할 어린 동생일 경우에는 더더욱 말할 필요도 없었다. 그는 울상이 된 샘을 바라보며 마음 한 구석이 덜컹 내려앉는 것을 느꼈다. 이번에는 자신이 그 표정을 지어야할 때였다. 원하는 것을 얻었으되 그에 필연적으로 딸려오는 죄책감에 저려오는 가슴.

그래서 딘은 일부러 고개를 당당히 세우고 얼간이처럼 얄밉게 히죽거리며 동생에게 말했다.  
“아무 일도 없었어. 자판기에 콜라를 뽑으러 갔는데 리타랑 만나서 이야기를 좀 했을 뿐이야. 내일이면 헤어지잖냐. 쬐에금 심각한 얘기라 너 같은 어린애한테는 말 못해줘. 그만 좀 울어라, 계집애 같이.”
그리곤 아직도 토끼눈을 한 샘이 그의 소매를 붙잡으러 내민 손을 가볍게 피하며 재빨리 욕실로 몸을 숨겼다. 그는 지금 무엇보다도 샤워가 절실히 필요했다. 

샤워를 마친 딘은 고개를 들어 거울을 바라보았다. 낯선 소년 하나가 그를 마주보고 있었다. 딘은 머리카락에서 뚝뚝 물을 떨어뜨리며 건방진 표정으로 자신을 쏘아보는 거울 속의 소년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여전히 짙은 속눈썹에 반쯤 가려져 있지만 옛날보다 훨씬 깊게 들어간 눈두덩. 초록색이 섞인 부드러운 헤이즐넛 색의 눈동자. 어딘지 모르게 늘씬해진 듯한 콧날. 창백한 피부 아래 두드러져 보였던 주근깨는 이제 갈색 피부에 가려 희미한 흔적만을 남기고 있었다. 아직은 보드라워보이지만 어른스럽게 각진 턱과 멋들어지게 옴폭 패인 자국. 살짝 튀어나온 광대뼈. 딘은 거울을 바라보며 씨익 웃어보였다. 하얗고 가지런한 치아가 기쁜 듯이 자태를 드러냈다. 완전히 낯선 얼굴이 그를 마주보고 있었다.

그제서야 딘은 이제껏 다른 사람들이 그에게서 이 소년을 보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리타도, 달리아도, 학교의 다른 여자애들도. 아버지가 새 옷을 사주기 전에도 청바지는 발목 위로 껑충껑충 뛰어 올라가고 있었고 작아진 운동화는 뒤를 접어 신고 질질 끌고 다녀야 했다. 그는 여전히 가늘지만 단단하고 보기 좋은 근육이 붙어 있는 팔뚝을 들어 올리고 거기 자리잡은 흉터들을 하나씩 뜯어보기 시작했다.  

이윽고 딘이 허리에 수건을 두르고 욕실에서 나왔을 때 샘은 자기 몫의 침대에 앉아 초조하게 다리를 대롱거리고 있었다. 차박거리는 발소리를 듣자 동생이 고개를 들었다. 샘은 그렇게 한참동안 딘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심상치 않은 동생의 반응에 딘이 입술을 핥으며 무언가 재치있는 말을 하려고 했을 때, 샘이 입을 열었다.

“형, 진짜로 아무 일도 없었던 거 맞아?”
“엥?”
“이상해. 갑자기 뭔가 달라보여.”

샘은 딘에게서 한시도 눈을 떼지 않은 채 중얼거렸다. 딘의 위아래를 훑던 어린 소년의 시선이 마침내 형의 가슴께에 한참 동안 머물렀고, 방금 전 욕실 거울로 자신의 몸을 구석구석 은밀한 곳까지 낱낱히 관찰한 딘은 동생이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는 바로 그 지점에, 자신의 여린 피부에, 리타가 남긴 생생한 붉은 자국이 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는 그것이 자랑스러웠다. 가능하다면 모두가 볼 수 있도록 며칠 동안이라도 드러내놓고 다닐 수도 있었다. 아직 어리고 순진한 샘은 어차피 그것이 무슨 의미인지도 모를 것이다.  

딘은 씨익 웃었다. 자신이 매력적이라는 사실을 아는 자만이 지을 수 있는 미소였다.
“다른 때보다 훨씬 멋져 보이지? 응?”
“응.”

언제나처럼 “바보 아냐?”라는 대꾸를 기대하고 있던 딘은 샘의 반응에 일순 당황했다. 샘은 커다란 눈을 뜨고 한 치의 거짓도 없는 진지한 표정으로 형의 눈동자를 똑바로 마주보며 대답했다.
“응, 정말로 멋져, 형.”






– 끝







딘이 체리 따먹힌 날.
실은 마지막이 포인트. 

이건 뭐 “병신 같지만 왠지 멋있어….멍…..” 도 아니고. ㅠ.ㅠ


_M#]

[SuPerNatural] 잃어버린 계절 (3)


다음 주말 윈체스터 가의 세 부자는 오랜만에 함께 사냥에 나섰다. 아버지 존은 이 모텔을 거점으로 주변 지역들을 마치 빗으로 훑듯 샅샅히 쓸어 내려가고 있었다. 사흘 거리쯤 떨어져 있는 마을에서 물귀신을 처치한 후, 존은 차 안에서 기다리고 있던 샘이 건네준 수건으로 머리의 물기를 닦으며 자신의 활약상을 풍선껌 불듯 부풀려 늘어놓고 있는 딘을 위 아래로 훑어보았다. 딘은 한쪽 신발을 잃어버린 채 남은 한쪽 신발을 질질 끌고 있었고, 찢어진 청바지에는 물 속에서 바위에 부딪쳤는지 희미한 핏자국이 묻어 있었다. 혼자 고개를 끄덕이던 존은 다음날 딘에게 새 청바지 몇 벌과 발목에서 죄는 군화형 신발을 사 주며 그 신발은 운동화보다 오래 신을 수 있을 거라고 말해 주었다. 샘은 하루 종일 운동장을 뛰어다니느라 너덜해진 신발을 아버지에게 최대한 어필한 끝에 새 운동화를 사고는 입이 귀밑까지 찢어졌다. 오랜만에 받는 선물이었다.

모텔로 돌아와 카운터로 향하던 딘은 총총거리는 걸음으로 사무실을 빠져나오는 달리아와 하마터면  정면으로 부딪칠 뻔 했다.
“뭐야, 신비한 능력이 있다면서 앞도 제대로 못보는 거야?”
딘의 볼멘 목소리에 달리아가 매서운 눈길로 쏘아보았다. 딘은 침을 꿀꺽 삼켰다. 달리아는 표독스러운 표정으로 잠시 딘을 째려보더니 다시 걸음을 재촉해 사라졌다. 딘은 투덜거리며 안으로 들어갔다.

“딘!”
리타의 밝은 얼굴과 목소리가 딘을 맞이했다.
“쟤 왜 저래요?”
딘이 엄지손가락으로 등 뒤를 가리키며 묻자 리타의 얼굴이 삽시간에 어두워졌다.
“내가 워싱턴에 간다고 했거든.”
“에?”
“사실은 말이야, 나 그 동안 근처에 있는 커뮤니티 컬리지에서 통신 수업을 받고 있었거든. 그런데 성적이 좋아서 교수님이 혹시 대학에 갈 생각이 없냐고 추천서를 써 주셨어. 그래서 편입 신청서를 냈더니 연락이 왔어! 연락이 온 거야.”
리타가 상기된 얼굴로 외쳤다.
“나 워싱턴에 있는 대학에 합격했어!”
“와, 그거 대단한데요. 그럼 누나도 이젠 커리어 우먼?”
딘은 진심으로 감탄했다. 그러자 용기를 얻었는지 리타가 밀물처럼 말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호텔 경영학을 공부할 거야. 아버지 몸도 많이 좋아지셔서 이젠 혼자 모텔을 맡을 수 있게 되셨거든. 그러니까 응, 지금이라면 갈 수 있어. 나중에 돈과 능력이 되면 MBA도 시도해 볼 거야.”
“헤에.”
MBA가 뭔지도 모르는 딘이 말했다.
“그거 진짜 잘 된 일이잖아요. 그런데 달리아는 왜 저래요?”
 
리타의 표정이 다시 우울해졌다.
“내가 자기를 버리고 간다고 생각하나 봐. 내가 가고 나면 이 마을에 자기 혼자 뿐이라고.”
“자기도 나중에 대학에 가면 되잖아요. 한 2년 쯤 남았나?”
한번도 대학에 가겠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는 딘이 대수롭지 않다는 양 말했다.
“딘.”
리타가 서글픈 표정으로 웃었다.
“나도 그렇게 말했지만, 학비 문제도 그렇고. 달리아는 이 마을을 떠나고 싶어하지 않아. 고향을 등지고 싶지 않대.”
“그렇다고 누나를 못 가게 막을 순 없잖아요. 영원히 안 볼 것도 아니고 연락이 끊어질 것도 아닌데.”
“그거야 그렇긴 하지만.”
리타가 머리카락을 쓸어넘겼다. 달리아와 꼭 닮은 동작이었다.
“나도 달리아 생각을 하면 마냥 좋은 것만은 아냐. 그 애를 혼자 두고 가는 건 가슴이 아프거든. 꼭 두 번씩이나 동생과 헤어지는 것 같아서.”
딘이 어깨를 으쓱했다.
“이기적인 녀석이네. 마녀들이 원래 그렇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진짜 누나 미래를 생각한다면 가게 해 줘야죠.”
“뭐라고?”
“네?”
딘은 자신의 말실수를 알아차렸다.
“어, 아무 것도 아녜요.”

“어머, 그런데…”
리타가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말했다.
“오랜만에 보니 갑자기 멋있어졌네?”
“헤헤.”
딘이 콧잔등을 긁으며 보란 듯이 양팔을 치켜 올렸다.
“옷을 몇 벌 새로 샀거든요.”
“응, 무척 잘 어울린다. 여자애들이 줄을 서겠어.”
리타의 말에 딘은 멋적은 듯 뒤통수를 긁적였다. 그 말에 다시 달리아가 떠올랐다.

“형!”
새 신발을 신은 샘이 뛰어들어왔다.
“아버지가 좀 있다 다시 떠나신대. 할 말 있다고 형 불러오랬어.”
딘은 급하게 몸을 돌렸다.
“어, 그럼 나중에 봐요, 누나.”
리타가 손을 흔들었다.  

가끔 카운터에서 얼굴을 마주치곤 했던 리타의 아버지가 다시 앓아 누운 것은 일주일 뒤의 일이었다.



– 계속


* 분량 조절 실패. 왜 대화만 쓰면 글이 쓸데없이 점점 길어지지?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