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이닷!

이 나이가 되도록 이상하게 소소한 데 집착하는 경향이 있어서

신정 때마다 “아직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는 쓰면 안 돼!”
라고 되뇌이며 주로 “즐거운 신년 되세요” 같은 걸 사용하는 편인데
드디어 용의 해가 왔다. 크흡.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들!!!

 

그래도

나라도 축하해야지.

생일이닷!

아, 젠장 올해 초부터 일만 했더니
내 생일도 까먹고 누이 전화 받고 깨달았다.
나이가 든다는 건 이런 거구나.

올해는 시작이 좋지 않다.

일단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일하던 계약 하나가 올해 중반에 끝날 예정이라는 통보를 받았고
며칠 전 다녀온 병원에선 십 몇 년 만에 안압이 갑자기 휙 뛰어서
한 달 뒤 다시 보기로 했어.
수술 이후 항상 안정적이었기 때문에 좀 무섭다.
수술까지는 갈 것 같지 않고 약으로 조절할 것 같은데
안압이 올라가면 시야가 야금야금 줄어든다.
이 눈을 과연 언제까지 쓸 수 있을 것인지, 겁이 날 수 밖에.

어쨌든, 한살 더 먹었다.
한 일도 없이 계속해서 나이만 먹는군.

2023년이 가고 있군요!

으아아아아, 1월 초에 보낼 거 있어서 좀 정신 없었더니
시간이 벌써 이렇게!!!!!

정말 평생 이렇게 일만 하다 세월 다 보내는 거 아닌가 싶다.

업뎃이 하도 없다보니 이젠 여기 찾아오는 분들도 거의 없겠지만
그래도 2023년이 이렇게 가는구나.
정치판이 그렇다 보니 경제도 엉망이고 인터넷에서 날뛰는 이상한 놈들 때문에
사회적인 분위기도 다음 세대도 가면 갈수록 진창이 되어 가는 듯 하여
2024년은 올해보다도 더 힘겨워질 것 같긴 하지만
삶은 그럼에도 계속되야 하는 법이니.

모두들 내년에도 악착같이 어떻게든 살아 버틸 수 있길 바라며.

오늘 하루 종일 눈이 정말 쉴새없이 쏟아졌는데
내일 외출하실 분들은 조심들 하십쇼!

“살아남은 왕녀의 웃음 뒤에는”

개정판은 19금.

네이버에서 연재 중에 보다가 말았는데 외전에 개정판까지 나오는 바람에 이북으로 재구매.
역시 연재본은 이런 문제가. ㅠ,ㅠ

여주인공 미에사가 초반에 워낙 잘 묘사되어 있어서
성장기를 따라가는 맛이 있다.

미에사 뿐만이 아니라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이 입체적이고
정치적으로도 “할 일을 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며,
스토리도 소위 판에 박힌 ‘답정너’가 아니라 인물들의 특성에 따라 가야 할 방향으로 간다.
어찌 보면 정말 무서울 정도로 건조한 말투로 사람 목숨이 휙휙 날아가는데
그럼에도 미에사가 너무 사랑스러워서.
오랜만에 본 수작.

에이릭이 너무 완벽해 가끔은 당황스러울 정도인데
생각해보면 로판에는 이렇게 정석적으로 완벽한 남주가 오히려 보기 드물기도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