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없는 이유는

당연합니다.

허리 시술 결과가 그리 좋지 못했거든요.

음, 이게 정말 애매한데 허리나 다리를 구부릴 때 다리 전반을 타고 느껴지던 찌르르에 비슷한 통증은 많이 가셨습니다. 그건 한 30-40퍼센트까지 떨어진 것 같아요.
물론 아직 통증은 거기 항상 존재하고 예전의 버릇이 있어서 무서워 잘 움직이지 못하는데
그래도 확실히 이 부분은 나아졌어요.

문제는 서 있거나 앉아 있을 때 느껴지는
다리저림이 비슷하거나
혹은 다른 통증이 줄어든 관계로 더 커졌다는 느낌이 난다는 건데….

그러다보니 예전에는 움직이지 않을 때에는 그럭저럭 버틸만 해서 일을 할 수 있었던 반면
지금은 움직일 수는 있지만 반대로 책상 앞에 앉아 일을 하기가 힘듭니다.
좋을 때는 누워 있을 때 뿐이네요.

머릿속에서 정리가 안되는 거지요.
이 상태를 버티면서 어케든 운동을 해서 상태호전을 노려볼 것인가
아니면 재시술을 할 것인가
아니면 원래 계획대로 수술을 해버릴 것인가.

그리고 그런 와중에 마감을 두 개 치르고 있습니다.
꺄하하핫.

더구나 신경통 때문에 불변증까지 와서 한동안 커피도 끊고…
침대에 누워 있는 시간이 늘다 보니 작업량이 줄어서 여가시간도 같이 줄고.
올해는 정말 무슨 악재라도 꼈나 싶군요.
[하긴 얼마 전에 올해부터 삼재가 시작되었다고 하긴 하더라구요.]

인간이 몸에 여유가 없어지니 역시 삶 전체에 여유가 없어지는 것 같습니다.

이런 몸을 끌고 12월에 스타워즈 보러 외국 나갈 생각하고 있는 저를 생각하니
역시 덕질에 미치면 인간이 정신이 나가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들고 말이죠.

게다가 일주일 전에 데탑이 드디어 사망했어요.
언제부터인가 영 불안하다 싶긴했는데
그래서 이번 마감 끝나면 컴터 마련해야지 하고 있던 찰나
그대로 나갔네요.
…..클라우드 시스템이란 좋은 것입니다. 이래도 패닉하지 않을 수 있다니.

여러분 건강 조심 기계 조심 하십쇼. ㅠ.ㅠ

“액트 오브 킬링” – 왓챠

긴 수상목록 때문에 극장에 걸렸을 때 보고 싶었으나 놓친 작품이었는데
역시 왓챠에서 발견했다.

그리곤 보기 시작했는데….
시작한 지 몇 십분 지나지 않아 이 작품에 의구심이 들기 시작했다.
무엇을 보여주려는지 알겠고,
어떠한 충격요법을 시도했는지도 알겠고,
연출방식 또한 독특해서 기발함이 감탄스럽긴 한데

간간히 “감독 미친 놈 아냐?” 소리가 나오게 된다.
잔인하고, 그것이 재연 픽션이라는 것을 관객들은 이미 알고 있기에
더욱 이 촬영 방식에 토악질이 나온다.

무엇보다 나는 이와 비슷한 역사를 겪은 한국인이고,
감독이 제1세계, 그것도 북유럽인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으니
더더욱 카메라의 시선이 불쾌하다.
나는 제3자이며, 아무 감정도 개입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찍고 있다고 선언하고 있지만
그 수많은 장면들을 그렇게까지 길게 여러 번 보여줄 필요가 있었을까?
그래서 간혹 저 괴물들을 냉담하게 찍고 있는 카메라가 더 괴물로 보일 지경이다.

이 작품이 가해자의 모습을 그렸다면
피해자의 입장에서 찍은 후속 다큐멘터리를 발표했다고 들었다.
어쩌면 그 후속작이 있어야 완성될 수 있는 작품일지도.

일단은 보는 내내 무척 괴로웠고,
웬만큼 정신적으로 강한 사람이 아니고서야 별로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킬링 이브” – 왓차

내 아이디를 사용하던 누이가
어느날 볼 게 없다며 왓차를 하필 내 이름으로 신청해서.

사람들 입에 꽤 오르내리던 작품들이 왓차에 많더라.
“리틀 드러머 걸”도 봐야 하는데 아직 그런 기분이 아니라서 손을 못대고 있다.

여튼 한동안 꽤 칭찬이 자자했던 “킬링 이브.”

음, 스토리는 스파이물? 스릴러? 연쇄살인물에 익숙한 사람에게는 크게 독특한 편은 아니고,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든 건 이브의 설정과 성격과 산드라 오의 연기였다.
아니, 언니. 왜 여기저기서 칭찬받고 상탔는지 매우 납득이 갈 만큼.
이브 캐릭터 자체가 매력적이고, 그 생활감 있는 연기가 좋았어.
보통 이런 스토리에서 이브 같은 역은 그런 식으로는 눈에 띄기가 어려운 역할인데.

반면에 빌라넬 역은 내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사실 이런 드라마나 내용에서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범은 사람들이 가장 병적인 흥미를 보이기도 하고
가장 큰 호기심의 대상인데 이상하게…. 빌라넬의 사이코틱한 면은 그려지거나 연출되는 방식 자체는 괜찮았는데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핸들러 아저씨 빼고는 다들 미묘하게 합이 안 맞다고 해야 하나.
이브와 빌라넬의 케미도 야슬야슬(오타가 아님)한 맛이 있어야 하는데 어, 스토리 내에서 둘 사이가 어떤 관계인지 분명히 보여주고 있고 배우들도 캐릭터의 관계 해석이 잘못될 리가 없는데 서로를 향하는 감정이나 표현의 울퉁불퉁함이 톱니바퀴나 찢어진 종이 귀퉁이처럼 기분 좋게 맞아 떨어지는 게 아니라 으음, 여튼 묘한 불협화음이 있다.

오히려 이브랑 캐롤린 국장님 둘이 나오는 부분이 제일 스릴감 넘쳐.
아니, 정말로. 빌라넬보다 이브 팀 이야기가 훨씬 재미있어.

여하튼 내가 좋아하는 스토리인데도 2부가 크게 궁금하지가 않다.
여기저기서 들은 것도 있고, 왠지 2부가 어떤 모습일지 짐작이 가서.
1시즌에서 지금보다 훨씬 이브 중심의 시선과 비중을 늘리고 2시즌에서 빌라넬의 비중을 늘려 동등한 수준으로 만들었어야 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