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애매해

스티븐 킹의 “자정 4분 뒤” 중편집을 읽고.

거참, 킹은 묘하게 안 맞는 듯 한 작가란 말이야.
필립 K. 딕은 내용 자체는 가물가물하더라도 적어도 핵심적인 대목이 머릿속에 깊이 박혀 있는데
스티븐 킹은 이미 읽은 작품들도 강렬한 이미지 없이 두리뭉실한 스토리만 남아 있어.
처음과 중반 그리고 종반까지도 한참 몰두해서 흥미진진 속도감있게 읽다가도
결말이 늘 시시해서
앞부분까지 다 잡아먹어 버리는 느낌.
덕분에 책을 덮고 나면 다 까먹어 버리네.

그래도 “악몽과 몽상”은 읽어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미스 마플” – 왓차

머리를 식히기 위해 하루에 에피소드 하나 – 두편 씩 감상 중.
요즘엔 넷플보다 왓차에 상주하고 있어서 넷플을 잠시 끊을까 생각 중인데,
왓차에 예전에 놓친 옛날 영화나 프로그램들이 꽤 많기 때문이다.

여튼 BBC 미스 마플을 3시즌 초반까지 봤고
지금은 꽤 유명해진 영국 배우들의 다소 젊은 얼굴들이 많이 눈에 띈다.
나름 현대적으로 각색을 거쳐 새로운 인물을 끼워넣거나 변형하는 경우도 많은데
별로 무리가 느껴지지도 않고 덕분에 약간의 신선한 양념을 친 느낌도 있다.
2000년대 작품이라 확실히 세월이 느껴지긴 하지만,
이 시리즈도 한 10년 넘게 한 걸로 알고 있는데
언제 거기까지 갈지는 모르겠네.

왓차에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TV 시리즈도 있더라고.

머리가 복잡하거나 생각하기 싫을 때면
이렇게 익숙한 것들에게 달려가게 된다.
전체적인 내용을 알고 있어 안심할 수 있되
세부적인 사항은 낯선 이야기로.
점점 모험심이나 도전의식이 사라져간다는 의미일 것 같기도 한데
이쯤되니 어렸을 때 의아하게 생각하던 어른들 취향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는 자각이 튀어나오게 된다.

젠장, 늙었어.

데탑 교체 완료

드디어 데탑 교체가 끝났습니다.
고민하고 있었는데
주변에 조립한 지 얼마 안 된 컴을 파시겠다는 분이 있어서
사양 고민할 필요 없다는 장점 하나로 덥썩 받아서
하드도 끼우고,
그 분이 윈도도 새로 깔아주셨어요. 꺄하하하핫

이럴 때마다 제가 얼마나 컴맹인지 실감하게 되는군요.

이제 남은 건 하드 정리와…..(언제 될지 모름)
예전에 쓰던 윈도 하드 포맷과…(역시 언제 할지 모르지만 이걸 제일 먼저 끝낼 예정)

뭐낙 많은 파티션을 나눠두고 워낙 여기저기 백업이랍시고
파일을 복사해 넣어뒀더니 도대체 뭘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할지 난감합니다.

…..만

윈도우가 깨끗해졌다는 건 확실히 기분 좋은 일이네요.
쓰다 보면 하나둘씩 깔아야 할 게 늘어나겠지만요.
일단은 내장 ODD가 없어서 그거 드라이버부터 어떻게 ㅠ.ㅠ

역시 옛날 사람이다 보니 내장 odd가 없으면 영 불안해요.
그래도 이런일을 계기로 조금씩 저도 다른 사람들처럼 바뀌게 되는군요.
(내장이 없으니 드라이버 CD를 쓰는 게 아니라 인터넷 검색을 해서 깔아야한다는 게 불편하다구욧!)

그래도 전 끝까지 데탑은 포기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노트북 그 죄그만한 걸로 어떻게 작업한담….

글이 없는 이유는

당연합니다.

허리 시술 결과가 그리 좋지 못했거든요.

음, 이게 정말 애매한데 허리나 다리를 구부릴 때 다리 전반을 타고 느껴지던 찌르르에 비슷한 통증은 많이 가셨습니다. 그건 한 30-40퍼센트까지 떨어진 것 같아요.
물론 아직 통증은 거기 항상 존재하고 예전의 버릇이 있어서 무서워 잘 움직이지 못하는데
그래도 확실히 이 부분은 나아졌어요.

문제는 서 있거나 앉아 있을 때 느껴지는
다리저림이 비슷하거나
혹은 다른 통증이 줄어든 관계로 더 커졌다는 느낌이 난다는 건데….

그러다보니 예전에는 움직이지 않을 때에는 그럭저럭 버틸만 해서 일을 할 수 있었던 반면
지금은 움직일 수는 있지만 반대로 책상 앞에 앉아 일을 하기가 힘듭니다.
좋을 때는 누워 있을 때 뿐이네요.

머릿속에서 정리가 안되는 거지요.
이 상태를 버티면서 어케든 운동을 해서 상태호전을 노려볼 것인가
아니면 재시술을 할 것인가
아니면 원래 계획대로 수술을 해버릴 것인가.

그리고 그런 와중에 마감을 두 개 치르고 있습니다.
꺄하하핫.

더구나 신경통 때문에 불변증까지 와서 한동안 커피도 끊고…
침대에 누워 있는 시간이 늘다 보니 작업량이 줄어서 여가시간도 같이 줄고.
올해는 정말 무슨 악재라도 꼈나 싶군요.
[하긴 얼마 전에 올해부터 삼재가 시작되었다고 하긴 하더라구요.]

인간이 몸에 여유가 없어지니 역시 삶 전체에 여유가 없어지는 것 같습니다.

이런 몸을 끌고 12월에 스타워즈 보러 외국 나갈 생각하고 있는 저를 생각하니
역시 덕질에 미치면 인간이 정신이 나가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들고 말이죠.

게다가 일주일 전에 데탑이 드디어 사망했어요.
언제부터인가 영 불안하다 싶긴했는데
그래서 이번 마감 끝나면 컴터 마련해야지 하고 있던 찰나
그대로 나갔네요.
…..클라우드 시스템이란 좋은 것입니다. 이래도 패닉하지 않을 수 있다니.

여러분 건강 조심 기계 조심 하십쇼.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