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bert Redford, actor, director, environmentalist, dead at 89
로버트 레드포드는 내게 애틋한 인물인데,
태어나서 생전 처음 한 ‘배우 덕질’의 대상이었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중학교 전반에 걸쳐,
“대통령의 음모(All the President’s men)”으로 처음 본 이후로 줄곧
온 동네 비디오방 세 군데를 돌아다니며 필모를 찾아다녔다.
(이 영화 때문에 한동안 기자를 꿈꿨고 오른손잡이 주제에 시계를 오른쪽 손목에 차게 되었지.)
“스크린”과 “로드쇼”를 사 보기 시작했고
선댄스 영화제의 존재를 알게 되었으며
“코드네임 콘돌”은 한때 일주일에 한 번씩 빌려다 보곤 했고
“브루베이커”에 이상한 애착을 가지고 있으며
“스니커즈” 때 부터는 내 배우가 계속 현역이라는 데 뿌듯함을 느꼈던 것 같다.
이제 과거의 작품을 찾아다닐 필요 없이 미래의 작품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렇게 또 내가 살아 온 한 시절이 떠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