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0월 1일

추석 연휴 전에 어떻게든 일을 마무리 짓고 나름 이 긴 휴일을 즐겨보려 했는데
그만….연휴가 끝나자 보내줘야 하는 다른 일이 들어왔고
결국 대청소도 못하고 “무빙” 보려고 했던 것도 못보고 ㅠㅠㅠ
10월 3일까지 꼼짝없이 일에 잡혀 있게 되었다.

이렇게 되면 다음 스케줄까지 다시 1-2주일이 미뤄지게 되는 식으로 연쇄반응이 일어나고 흑흑흑
그나마 모든 일이 겹쳐서 일어나지 않는다는 데 대해 늘 “나는 운이 좋아”라고 자위하고 있지만
가끔은 원망스럽단 말이지.

이렇게나 날씨가 좋은데!!!!!!!!!!

억울해!!!!!!!!!!!!

“암컷들”

암컷이라는 성이 소극적, 수동적 존재이며 항상 부차적인 존재에 머물러 있다는 편견을 여러 동물 사회를 예로 들어 반박하는 책.

내가 후대에 받은 교육 탓이겠지만, 나는 암컷이 자연에서 주로 짝짓기 ‘선택’의 주도권을 쥐고 있기 때문에 순수하게 진화적 관점에서 더 우위에 서 있다는 게 당연히 기본적인 사고 방식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전통적인 생물학 – 그리고 남성적 – 관점에서는 이를 가만히 앉아서 선택만 하면 되기 때문에 수동적이라고 반대로 해석했다는 게 약간 충격적이었다. 그들이야 당연하다고 여겼겠지만 만일 동물 암수의 역할이 바뀌었다면 반대로 “여성이 남성의 선택을 받기 위해 화려한 춤을 추는 걸로 보야 역시 남성이 우위에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겠지. 하나의, 그것도 자연 현상을 두고 어떻게 해석이 달라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겠다.

기존에 대략적으로만 알던 사실들을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조금 더 심화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고래 사회. 사자나 하이에나,나아가 침팬지나 코끼리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는 알고 있었는데 확실히 해상동물에 대해서는 내가 조금 더 무지하구나 싶고.

저자인 루시 쿡이 리처드 도킨스를 사사했고, 그의 주장을 반박하는 책이라고도 하는데 이쯤 되면 “이기적 유전자”를 읽어야 하나. -_-;;; “만들어진 신”은 읽었는데 “이기적 유전자”는 당시에 번역 때문에 말이 좀 많았어서.

어느날….

아침 컴퓨터를 켰는데 컴이 도스 모드로 넘어가더니….
(이하 생략)

그 모드에서 부팅이 됐다 안됐다 하기에
설정 문제인가 싶어 애먼 지인을 붙잡고 이거 어케 해요!! 하고 난리를 쳤는데
결국 원인을 알 수 없어 컴 수리업체에 급하게 연락.
부팅하드를 읽을 수는 있는데 부팅을 할 수가 없어
교체하고, 하는 김에 그냥 보드도 같이 교체했다.
기사 분이 빨라질 거라고 장담하셨는데
확실히 프로그램이 돌아가는 건 빠른 것 같은데
한글은 묘하게 렉이 걸리고 부팅도 불을 붙기 시작하기까지는 오히려 느려졌다.
일단 로고가 뜬 다음은 빠르지만.

이유를 몰겄네.
모든 문제를 윈 11 탓으로 돌리는 중이다.

여하튼 구글 드라이브 덕을 봐서 하루만에 일을 재개하는 데에는 성공했다.
이럴 때면 클라우드 덕을 정말 톡톡히 보는 것 같다.

하드가 여러 개인데 지난번에 날아간 뒤로 아직도 정리를 안하고 게으름을 피우고 있었는데…
보아하니 한 2-3년 뒤면 컴을 통으로 바꿔야할 것 같은데 그 때가 되면 이 자료가 가득 든 오래된 하드들을 또 어떻게 처치해야할지 난감하다. 요즘 완성형 데스크탑 본체에는 하드를 추가할 공간을 거의 안 넣는 것 같더라구.

주변에서 다들 노트북을 사고 모니터와 키보드를 연결하라고 하는데
인간이 구식이다 보니 왠지 모를 거부감이 있다.
한 2년 뒤에도 열심히 고민하고 있을 거 같어.

뮤지컬 레베카 10주년 기념공연

누이의 초대로 “레베카”를 보러 갔다 왔다. 10주년 기념 공연이라 꽤 오래 무대에 올라가는데, 공교롭게도 토요일 저녁 초연 당첨.

전혀 정보 없이 갔는데 10년 전 초연과 주연 캐스팅이 같다고 한다.

사실 1막에서 실수가 너무 잦고 배우들끼리 음량도 조율 안 되어서 묻히고 가사 안 들리고 특히 남주인공 배우는 호흡이 딸리고…
이게 대체 뭔 일인가 싶었는데 초연이라는 말을 듣고 이해했다.
….그치. 첫 공연은 원래 이렇지.

기존 공연을 보지 못해 비교는 못하겠는데
일종의 트리뷰트인지 약간의 비중이 있는 캐릭터에게 전부 넘버를 하나씩 줘서
쓸데없이 길다는 느낌이 있다. (일단 레베카 스토리 자체가 세 시간짜리는 아니잖아??)
이번에 추가한 걸까?

그래도 2막이 되니 나아지더라.
공연 후 이번 10주년의 취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연출자까지 무대 위로 부르는 등의 행사가 있었는데
심지어 대표님, 후원사 감사합니다..소리를 이런 공연 뒤에 들어야 한다니 한국 정말…이 정도였구나 싶고. 이 정도로 한국적일 필요가 있나, 흑흑

여튼 오랜만에 본 공연이라 그래도 즐거웠다.
블루 스퀘어는 갈 때마다 이상하게 좁다는 생각이 들어. 로비가 작아서 그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