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별 글 목록: 2018년 1월월

살인자의 진열장

더글러스 프레스턴과 링컨 차일드의 팬더게스트 시리즈 1권.
괜찮다는 추천을 받아서 중고로 시리즈 3권까지 모두 구해왔는데
오컬트가 주요 내용일줄은 몰랐다.
난 순수 추리소설인 줄 알았지. ㅠ.ㅠ

사실 이 두 장르를 접목시킨 건 영상류는 재미있게 봐도 활자로는 즐기지 않는데
이미 다른 누군가의 템포대로 만들어 정해진 시간 내에 눈 앞으로 지나가는 영상과는 달리
소설은 나의 사고가 훨씬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머릿속으로 끊임없이 ‘이게 뭐야’가 말을 걸기 때문이다.

팬더게스트에 대한 묘사는 꽤 흥미롭긴 한데
지금 읽기에는 약간 촌스럽다는 느낌이 있다.
차라리 드라마나 영화라면 나을 것 같고
솔직히 그 쪽을 염두에 둔 시리즈가 아닌가도 생각된다.

내용이 워낙 신비주의 쪽이다 보니
뭐라 서평을 쓰기도 애매해.
처음에는 나름 흥미진진하게 읽어가며 중간에 숨겨진 이야기가 있지 않을까 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설마….??? 하던 게 진짜로 맞아 떨어지는 바람에

나머지 두 권은 즐긴다기보다 왠지 숙제를 읽듯이 해치울 것 같다.
실제로 손이 잘 안 가기도 하고.

더크 젠틀리의 전체론적 탐정사무소(넷플릭스)

2시즌 보는 중입니다.

1시즌은 원작과 거의 비슷한 이야기로 흘러갔는데
2시즌은 어디서 왔는지 모르겠네요.
하긴 암울한 티타임은 읽은 지가 너무 오래되어서 잘 기억도 안 나요. ]

정말 정신없지만 다들 귀엽고, 더크는 사랑스럽기까지 하고,
바트와 켄의 이야기도 훌륭하게 맞물리고
계속해서 튀어나오는 아니 저 사람은! 캐스팅도 쏠쏠하고
[저 처음에 저 사람 일라이저 우드랑 똑같이 생겼는데…맞나? 아닌 거 같은데…맞나? 아닌 거 같….을 한 세번은 반복한듯요]
이럴수가 감동적이기까지 하다니.
생각보다 단숨에 달렸습니다.

넷플릭스는 정말 한 번 손대면 빠져나갈 수 없다는 부작용이 있군요.
괜히 하는 말인줄 알았는데. ㅠ.ㅠ

왜 이렇게 시끄러운지 이해를 못하겠어요

요즘 라스트제다이 관련으로 별별 이상한 썰이 다 돌고 있어서
조금 답답할 지경입니다.

클래식 세대에서 이미 한 수십년 전에 모든 논의가 끝난 이야기에 대해
어째서 이거 아니고 저거 아니라면서
어디서 주워들었는지도 모를 소리와 설정들이 진짜인양 돌고 있는거죠.

그래서 도리어 새로 편입한 팬들이 헷갈려하고 있잖아요.

일단 포스의 밝은 면과 어두운 면에 대해 첨언하자면
이 둘은 동전의 양면이 아니라 흔히 아는 음양 태극 무늬와 비슷하다고 보는 편이 타당합니다,
절대 선과 절대 악이 아니라 경향성이고
포스의 두 특성 또는 그에 기반해 운용하는 방식일 뿐입니다. 

가령 밝은 면이 질서, 평화, 안정의 속성을 띤다면
어두운 면은 혼돈, 불안, 공격성 등의 속성을 띠죠.
원래 동양철학에서 어설프게 이미지를 따온 거라 서양인들보다
동양인쪽이 훨씬 이해하기가 쉽고요.

포스의 어두운 면이 강한 장소들 – 데이고바의 동굴, 아크투의 동굴 – 은
한마디로 사람들의 그런 어둡고 혼란스러운 면을 강하게 자극하는
자연적인 심령(?) 스팟이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거기 들어간다고 갑자기 나쁜 마음이 드는 것도 아니고
그곳 자체가 사악한 곳이나 뭐 그런 게 아니에요. 

도리어 자신 안의 불안감과 혼돈을 마주하는 곳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다만 다크 사이드는 격렬한 감정을 기반으로 하는만큼
포스를 운용할 때 순간적으로 보다 강력한 힘을 낼 수 있고
[제다이라면 제 말에 반박하겠지만]
그만큼 개인적인 욕망에 치우치거나 그것을 성취하기가 훨씬 쉬운 길입니다.
따라서 강한 포스 센서티브일수록, 그리고 강력하게 바라는 것이 있는 사람일수록
그 길에 대해 더 큰 유혹을 느끼죠.

처음에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 힘이 필요하고, 그래서 다크 사이드의 힘을 빌렸다고 변명하다가도
결국에는 점점 이기적으로 타락해갑니다.
원래 힘과 권력이라는 게 그런 거잖아요.

여하튼 영화나 다른 매체에서 묘사된 거의 모든 제다이들은 그런 어두운 면에 유혹된 적이 있다고 보면 됩니다.
다만 그게 순간의 유혹인지, 아니면 그 힘에 맛들려 점차 거기 잠식되는지의 문제죠.

마지막으로 마스터 요다의 다크사이드로 가는 길

라스트 제다이에서는 포스에 대한 개념이나 라이트 사이드와 다크 사이드에 대한 개념도 클래식 영화와 시퀄 영화에서 그대로 가져왔어요. 거의 핵심요약 정리에 가까운 수준이라고요. 도대체 어디에서 포스 설정이 바뀌었네 다크 사이드가 어쨌네 소리가 나오는 건지 도무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