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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 스타워즈 스토리”

아무리 바빠도 제가 첫날부터 보지 않았을리가 없죠.
감사한 분들의 도움으로 시사회도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솔직히 영화가 나오기 전에 잡음이 너무 많아 불안했었고
시기가 되어도 예고편이 나오지 않아 더더욱 불안감이 부채질되었는데

마지막으로 나온 예고편 리듬감이 마음에 들어 그나마 약간 안도감이 들었더랬지요.
가볍게 보고 즐길 수 있는 모험물이나 하나 나오면 최상의 결과거니 생각했는데

그렇게 되어 나왔습니다.

재미있었어요. 캬캬캬캬캬캬캬.
코렐리아 부분이 조금 길고
굴곡없이 ‘사건’만 터지는 느낌이 들어 중간에 약간
으음…하는 감도 있는데

훌륭한 팝콘 무비고 흥겹게 즐기고 나올만 합니다.
무엇보다 스타워즈 세계관이 훌륭하게 녹아들어가 있어요.

처음에는 설정을 너무 퍼다줘서
좀 머리가 핑핑 돌 정도였는데
몇 번 보고 나니 그 부분이 생각보다 즐거움을 줘서 새삼 제가 팬이라는 걸 깨달았네요.
한 솔로 영화에서 나온 떡밥과 설정 가지고 노는 것만으로도 한 3년 어치는 될 겁니다.

한 솔로가 중심이라기보다 – 아니 중심이긴 한데
그 외에 다른 인물들이 훨씬 매력적이며
그 여러가지 다양한 인물들을 통해 시대상을 보여줍니다.
사실 솔로는 이야기의 주축이라기보다
그 사이에서 길을 잃은 인물이고요.

외적인 선택이었는지 시작부터 그런 의도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편이 낫긴 했던 것 같네요.

키라도 츄바카도 랜도도, 무엇보다 엔피스 네스트도
어흑 좋네요 진짜.

상영관이 별로 없고
첫날부터 교차상영이라 좀 슬픕니다.
역시 우리 나라에서 스타워즈는 평생 마이너 덕질인가 ㅠ.ㅠ

코엑스 메가박스 MX가 너무 어두워 영화가 원래 그런가 했는데
다른 MX 관은 괜찮다는 이야기가 있더군요.
개인적으로 시지비보다 메박을 선호하는데 슬픈 소식입니다. 흑.

“라스트 제다이” 루크 스카이워커

저는 루크 스카이워커의 팬질을 자그마치 거의 30년 간 해왔고
그래서 영화를 몇 번을 보고 나온 지금도 기분이 묘합니다.

에피7이 나온 이후부터 에피8에서는 루크가 죽고
레이아는 에피9 이후에도 끝까지 혼자 살아남아 지켜봐야 한다고 주장한 인간이었는데
그럼에도 막상 눈앞에서 그렇게 보고 나니 아쉽고 섭섭하더라구요.
가상의 캐릭터와 동일시한다는 게 좀 우습기는 하지만
제게 이만큼 ‘한 세대가 끝났다’는 걸 직접 피부에 닿을 정도로 실감나게 한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군요.
어쨌든 루크 캐릭터에 대해 여러 곳에서 많은 말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저도 첫 장면에서는 헐….하는 반응이었다는 걸 부인할 수가 없네요.
진짜 섬에서 그런 괴상하게 사는 루크 몹시 당황했구요.
[가끔 루크가 아니라 마크 해밀 씨가 보여서 더더욱 당황했슴다, 아 아저씨 좀.]

그렇지만 저는 원래 에피7에서 쌍제이가 루크를 도피자로 만들어놓은 데 분노했던 인간이고
만약에 루크가 제정신으로 거기 틀어박혀 혼자 고고한 척 하고 앉아 있었으면
배신감에 치를 떨었을 겁니다.
문자 그대로 나의 루크는 그러치않아! 라고요!!!
차라리 정말 거대한 좌절감에 망가진 편이 낫지.

전 만족했어요.
두번째 보고 나니 머릿속에서 스토리가 만들어져서
충분히 납득하고도 남았거든요.

프리퀄을 본 팬들이라면 거의 의견이 일치하겠지만
예전에 제가 알던 루크라면 제다이 오더에 대해 어느 정도 알게 된 이상
양가감정에 시달렸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무엇보다 루크의 결말은 제가 늘 꿈꿔오던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혼자 숨을 거두어 다른 모든 이들에게 전설로 남는 것”을
그대로 구현했을 뿐만 아니라 그 이상의 찬사 – “깨달은 자”까지
안겨주었으니까요.
[저는 감독이 루크 빠돌이라고 확신합니다. 정말 팬이 원하는 모든 포인트를 갈아 넣었어요.
심지어 주인공 레이의 분량을 희생하면서까지 캐릭터에 대한 헌사를 바쳤죠.]

에피6의 정점에서 멈췄던 이야기가
다시 돌아와
캐릭터가 중년의 정체를 겪고
그것을 파괴하는 위기를 겪고
다시 한번 깨달음을 얻고 성장하여
경지에 이르는 과정을 볼 수 있다는 건
팬에게 정말 그지없는 행운입니다.

3부작의 중간에서 모든 캐릭터가 실패를 겪고 성장하지만
가장 바닥에서 시작해 꼭대기에 도달해 완성으로 끝난 건
심지어 루크가 유일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감독의 유머감각이 좋았네요.
영화에서 루크는 “네가 한 말은 모두 틀렸어”를 여러 번 시전하지만
실제로 그 자신이 끊임없이 결과적으로 틀린 말을 하고 있으니까요.
“레이저칼 들고 혼자서 군대랑 싸우리?” – 실제로 그렇게 했을 뿐만 아니라
“제다이는 지나치게 신격화된 집단이야. 사라져야 해.” – 혼자서 신격화 미화 다 하고 후대에 길이남을 제다이 신화를 이룩했죠.

네, 제게는 언제까지나 에피6의 수도사같은 루크가 아마 가장 사랑하는 모습으로 남을 겁니다.
그렇지만 라스트 제다이에서의 루크는 가장 근사한 결말로 남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