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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지 만세!!

저는 루크의 팬인 동시에 또 웨지의 팬이기도 합니다. ^^* 애정도는 루크 쪽이 물론 더 높지만, 한 솔로보다는 웨지의 애정도가 높다면 이해하시겠지요. ^^* [그런데 외국에서는 루크와 웨지의 팬들의 사이가 안좋다고 하더군요. ^^* 흐음, 왜 그럴까요……]

몇 년도 인지는 잘 기억이 안 납니다만, 예전에 나우누리 시절 스타워즈 동호회에 번역해서 올린적이 있는 웨지에 관한 글을 다듬어 올려봅니다. 아마 스타워즈 인사이더에 실린 에세이일 겁니다. 당연히 프리퀄은 나오기 전이고, 아마도 재개봉도 하기 전의 글일 겁니다. 로그 편대 소설책이 나온지 얼마 안된 때니까요. [쳇, 로그 편대!! 사기야!!! 난 웨지가 주인공인줄 알았는데..ㅠ.ㅠ 얼마 나오지도 않고..ㅠ.ㅠ]

여하튼, 웨지를 무지막지 좋아하는 저로서는 저 글을 읽으며 정말 너무너무 공감했다는 거 아닙니까…..–;;; 웨지의 액션 피겨를 만들어달라~~~~!!!!!!!

사용자 삽입 이미지Cult of Wedge (by Jon Bradley Snyder)


스타워즈의 세계관은 워낙 방대하고 세세한 부분까지 완벽하기에 팬들은 매우 작은 인물들에게까지 열광한다. 비록 출현 시간이 짧긴 하지만 웨지는 3편의 스타워즈 영화에 모두 등장하는 공헌을 세움으로써 이런 엑스트라들의 제왕이라 부를 수 있는 자리에 올랐다. 스타워즈의 첫 공중전 장면에서 등장한 이 젊은 공화군 조종사는 관객들의 상상력을 사로잡았다. 대체 “더 이상 못 버티겠어. 후퇴 하겠다”라는 한 마디를 위해 루크의 뒤를 따라 데스 스타로 들어간 저 무모한 십대 청년은 누구란 말인가? 오랫동안 웨지에 대한 지식은 스타워즈 골수팬들과 다른 평범한 팬들을 구분하는 지표로 쓰이곤 했다.

“웨지”라는 이름부터 뭔가 분위기가 다르지 않은가? 얼마나 많은 이들이 웨지라는 별명을 가지고, 혹은 가지고 싶어 하는가? 물론 그가 멋진 이름 때문에 스타워즈 3부작에서 돋보이는 것은 아니다. 웨지는 다른 동료 공화군 조종사들을 대변한다. 평범하고 아무런 능력도 없어보이는 이 웨지 안틸레스야말로 스타워즈의 영웅들 가운데 가장 훌륭한 인물인 것이다. 영화의 모든 대형 전투에 매번 등장하지만 대사는 얼마 되지 않는다. 결코 죽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다른 주인공들의 몫인 팡파레와 환호를 받지도 않는다. 1편에서도 2편에서도, 열심히 맡은 일을 다하며 뛰어다닐 뿐이다. 그는 겸손하고, 눈치가 빠르며 충실한 친구다. 첫 번째 데스스타 전투에서 웨지는 최후의 순간에 뒤로 물러나 농장 촌뜨기 루크 스카이워커가 죽은 레드 리더를 대신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 주었다. 웨지는 세 번의 주요 전투에서 살아남았을 뿐만 아니라 ‘제국의 역습’에서는 제국군 워커를 쓰러뜨리며 ‘제다이의 귀환’에서는 랜도를 도와 두 번째 데스스타의 리액터 시스템을 파괴한다. 웨지는 기꺼이 스타워즈의 모든 전투에 몸을 던졌고, 영화 세 편이 지나가는 동안 승진을 못해도 불평 한 마디 하지 않는다. ‘새로운 희망’에서, 웨지는 공격을 대기하는 도중 루크의 뒤에 달라붙어 있는 타이 기를 격추한다. 그렇다면 그에게도 데스스타를 파괴한 공로를 나눠줘야 하지 않을까? 만일 그때 루크가 죽어버렸다면, 대체 누가 단 한 발의 미사일로 데스스타를 파괴할 수 있었겠는가? ‘마지막 순간 마음을 바꾸고 돌아온’ 한 솔로는 루크를 구한 공로로 훈장을 받았는데 우리의 좋은 친구 레드 투(웨지)는 그런 자격이 없단 말인가?
 
‘제국의 역습’에서, 웨지는 케이블을 이용해 최초로 AT-AT 워커를 쓰러뜨림으로써 철수하는 공화군에게 귀중한 시간을 벌어준다. 웨지와 그의 사격수 잰슨은 교묘한 팀웍으로 거대한 제국군 워커를 꼼짝 못하게 만든다. 여기서 잰슨과 루크 스카이워커의 사격수 댁을 언급하는 이유는 그들이 웨지와 같은 위치에 있는 이들이기 때문이다. 용감한 공화군 전사 잰슨은 호스 전투 이후 아무런 소식도 들을 수 없다. 불쌍한 댁, ‘혼자서 제국군 전체를 상대할 수 있을 겉 같아요’ 씨는 전투 중간에 목숨을 잃는다. 공화군의 기념비 어딘가에는 그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어야 한다. 결국 웨지는 레드 리더로 승진했다. 정말 친절한 처사다. 하지만 그나마 이건 우리의 스카이워커 씨께서 더욱 멋지고 훌륭한 일에 신경을 쓰느라, 예를 들어 황제와 한판 붙느라 바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웨지는 랜도와 함께 두번째 데스스타 공격대의 핵심을 맡는다. 그는 경험없는 젊은 파일럿들을 지휘하고, 데스스타의 리액터가 폭발하기 직전에야 아슬아슬하게 탈출한다. 웨지는 두 개의 데드스타 전투에 모두 참가하고 생존이 확인된 유일한 전투기 조종사다. 그의 머릿속에 무엇이 담겨 있는지는 뻔하다. 여기 언제나 죽음의 문을 두드릴 준비가 되어 있는 냉정한 혁명가를 보라! 모든 루크 스카이워커와 레이아 공주, 한 솔로가 놀랍고 큰일을 벌일 때마다, 그 뒤에는 100명의 웨지가 있다. 하지만 대개의 경우 우리는 웨지를 제외하고는 그 수많은 평범한 이들을 알지 못한다. 저 사람은 누구인가? 어디 출신이지? 가족은 있나? 이 사람은 왜 죽을 각오를 하고 공화군에 들어온 걸까?
 
웨지의 모습은 새로 나온 스타워즈 소설에서 조금이나마 확인할 수 있다. 또 웨지는 루카스 아츠의 엑스윙 컴퓨터 게임에서도 활약 중이다. 케빈 앤더슨의 ’제다이 탐사(Jedi Search)’ 시리즈를 읽었다면 웨지가 결국 장군으로 승진했으며 사랑에 빠졌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을 것이다.  웨지와 로그 편대에 대한 엑스윙 시리즈도 있다.

정말 멋진 일이다. 하지만 그게 과연 오랜 관심의 부재를 메워줄 수 있을까? 이름이 쓰인 티셔츠도, 얼굴만 들어간 포스터도 없는, 아니 무엇보다 자신의 액션피겨도 없는 과거를 보상해 주는가?

아니, 그렇지 않다. 나는 웨지를 어두운 포스를 지배하는 이들과 전투를 벌여야 할 때마다 곧장 엑스윙에 뛰어들 준비가 되어 있는, 조용하고 잊혀진 이로 기억하고 싶다. 그것이 바로 웨지가 우리에게 물려주는 유산이다. 웨지는 모든 공화군 사람들의 안에 깃들어 있다. 현실에서는 누구나 루크 스카이워커와 레이아 공주처럼 영광을 차지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현실 세계에서, 대부분의 우리는 웨지다. 멋진 사람들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기 위해 언제나 화면 뒤쪽에서 부지런히 뛰어다니는 엑스트라 말이다.

웨지가 스타워즈의 중심 스토리에서 나타나지 않는 것은 그가 주인공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 관객들에게 가장 매혹적인 것은 그가 각 영화마다 누구인지 알아볼 수 있을 정도의 역할을 맡고 있다는 사실이다. 캐스팅 담당이 7년 동안 단 며칠 간의 촬영을 위해 항상 같은 배우 데니스 로슨을 부를만큼 중요한 역할을 말이다.

웨지는 공화군 가운데 알아볼 수 있는 인물을 만들기 위해 창조되었다. 그의 역할은 영화가 한 편 나올 때마다 새로운 얼굴로 뒤죽박죽이 되어버리는 공화군에게 인간미를 더해주는 것이다. 루카스는 관객들이 알아 차리리라는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에 삼부작의 매우 사소한 역할에까지 심혈을 기울였다. 골수 팬들을 웨지의 얼굴과 이름을 알아봤고, 루크 스카이워커와 다를 바 없는 열렬한 환호를 보냈다.

기록에 의하면, 로슨 자신은 사람들이 웨지를 기억할 뿐만 아니라 좋아한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고 한다. 그는 미국의 SF 팬들이 얼마나 사소한 것에도 열광하는지 모르고 있었던 것이 틀림없다. 스타트랙의 조연이 아닌 게 얼마나 다행인가. 만약 그랬더라면 지금쯤 자기만의 팬클럽은 물론 팬잡지도 가지고 있을 테니까.

웨지의 숭배자들은 레드 투에게 환호를 보내는 이들, 루크 스카이워커의 엑스윙 파일럿 액션 피겨에 한번이라도 웨지라고 쓴 적이 있는 사람들, 혹은 데니스 로슨을 길거리에서 마주쳤을 때 그를 알아볼 수 있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보다 크고 위대한 무언가에 참여하고 싶어하는 이들이다. 비록 마지막 토피도 미사일의 발사 버튼을 누르는 것은 그 자신이 아닐지라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