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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dows of the Empire] 제 1장 (3)

[Shadows of the Empire] 제 1장 (2)

아하하하하하핫, 점점 더 게을러지고 있습니다.
아니, 사실 그것보다는 요즘 집에 와서 할일들이 묘하게 많아졌거든요. T.T 일 때문에 정신도 없었고.
그러다보니 집에 와서까지 한밤중에 책이랑 모니터 위 글씨 들여다보는 게…눈이 너무 피곤해서…쿨럭. 이번 주는 진짜 최악이었습니다. 앞이 안 보이더라구요. 뭐, 어떻게든 되겠지요. ^^*

………….온갖 번역들이 밀려있습니다. T.T 영어로 읽는 것까지는 아주 즐겁게 할 수 있는데, 크어어어억.

에, 어쨌든, 1장 마지막입니다.


[#M_[Shadows of the Empire] 제 1장 (3) |닫아주세요|시조르는 폼체어에 앉아 등을 기댔다. 안 그래도 회로에 문제가 있어 손을 좀 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던 의자는 그의 동작을 일종의 명령으로 받아들인 것 같았다. 의자에 내장된 음성 칩이 말했다.
“분부를 내려주십시오, 프린스 쉬이조르.”
의자가 그의 이름을 길게 잡아 빼 발음했다. 시조르는 고개를 저었다.
“닥쳐.”

음성시스템은 입을 다물었다. 복제가죽으로 만들어진 좌석 아래 위치한 기계장치가 잠시 웅웅거리더니 그의 새로운 자세에 맞춰 형태를 고정시켰다. 시조르는 한숨을 내쉬었다. 일부 행성들의 총 수입보다도 더 많은 돈을 버는 그가, 주인의 이름 하나 제대로 발음하지 못하는 불량 폼체어를 가지고 있다니. 그는 반드시 오늘, 지금 당장, 아침 업무를 끝마치는 즉시 이 의자를 바꿔버리겠다고 결심했다.

시조르는 자신의 눈앞에 놓여있는 6분의 1 비율의 홀로 프로젝터를 바라보았다. 그런 다음 책상 맞은편에 서 있는 여인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그녀는 아름다웠다. 지금 둘 사이에 투사되는 홀로그램 속에서 전투를 벌이고 있는 두 에피칸식스 여전사들처럼 이국적인 멋은 없었지만, 정말로 아름다웠다. 그러나 그녀의 미모에는 어딘가 이질적인 데가 있었다. 길고 부드러운 금발, 밝고 투명한 푸른 눈동자, 그리고 우아한 몸매. 정상적인 인간형 남성이라면 한 눈에 반하고도 남을 정도였다. 구리(Guri)의 얼굴이나 몸매에서는 단 하나의 사소한 결점도 발견할 수 없었다. 그렇지만 그녀에게는 무언가 차가운 구석이 있었다. 그 이유를 듣고 난다면 누구나 쉽게 납득할 것이다. 구리는 HRD, 즉 인간형 레플리카 드로이드였다. 그것도 아주 독특한. 그녀는 은하계 어디서나 평범한 인간형 여성으로 통할 수 있었으며, 음식을 먹거나 마실 수도 있고 보통의 여성들과 똑같은 행동양식도 취할 수 있었다. 그리고 구리는 같은 종류의 드로이드 가운데 암살자로서의 기능이 프로그램 된 유일한 드로이드였다. 그녀는 가짜심장 박동에 한 치의 변화도 일으키지 않은 채 눈썹 하나 까딱 않고 살인을 저지를 수 있었으며 양심의 가책 같은 것은 아예 존재하지도 않았다.

시조르는 그녀에게 9백만 크레디트라는 거금을 투자했다.

시조르는 손바닥을 마주대고 구리를 향해 눈썹을 치켜 올렸다.
“파이크 자매입니다.”
구리가 홀로그램을 주시하며 말했다.
“클론이 아니라 유전적 쌍둥이지요. 오른쪽이 잰, 다른 하나가 주입니다. 잰은 초록색 눈동자를 가진 반면 주는 한쪽 눈이 초록색, 다른 한 쪽은 푸른색입니다. 이 점을 제외하면 거의 구분할 수 없습니다. 이들은 테카스 카시, ‘강철손’이라고 불리는 던두키 권법의 마스터들로서 나이는 표준년으로 26세, 정치적 소속 조직은 없으며, 주요 태양계에서 범죄기록을 남긴 적도 없습니다. 그리고 저희 정보에 따르면, 완벽하게 비윤리적인 사고방식을 지니고 있습니다. 고용가는 최고 수준이며, 아직까지 우리 검은태양과 일한 경력은 없습니다. 또한 공식적으로 전투에서 패배한 기록도 없습니다. 이것은-”
그녀는 동작을 멈춘 홀로그램 이미지를 향해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그들이 일거리가 없을 때 재미로 하는 것입니다.”
구리의 목소리는 그녀의 외모와 달리 부드럽고 따스했으며 선명한 알토 음색을 지니고 있었다. 그녀는 홀로그램을 다시 작동시켰다.

시조르는 완벽하게 고른 치열을 내보이며 미소 지었다. 홀로그램은 두 여성이 스페이스포트 바에 있는 생쥐소굴 같은 곳에서 8명의 스톰트루퍼를 바닥에 내동댕이치는 모습을 비추고 있었다. 병사들은 덩치가 크고 강인했으며, 훈련도 잘 받았고 결정적으로 무장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상황이 끝났을 때 이 여전사들은 심지어 숨소리 하나도 거칠어지지 않았다.
“훌륭하군.”
시조르가 말했다.
“처리해.”

구리는 고개를 한번 끄덕이더니 뒤로 돌아 방을 떠났다. 그녀의 뒷모습은 앞모습만큼이나 완벽했다.
9백만 크레디트는 충분한 가치가 있었다. 시조르는 그녀 같은 물건이 10개쯤 더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다. 그러나 불행히도, 그녀의 창조주는 더 이상 살아 숨쉬고 있지 않았다. 애석하게도.

그래서 결과적으로 두 명의 암살자가 그의 휘하로 들어오게 된 셈이다. 이전까지 검은태양과 아무런 관계도 없었던, 그리고 구리의 전문가적 솜씨에 의해 앞으로도 결코 연결고리가 존재치 않을 숨은 에이전트들이 말이다.

시조르는 천정을 올려다보았다. 글로우 타일에 은하계 패턴이 심어져 있었다. 어두운 조명 아래 – 이 방은 대개 항상 조명이 어두웠지만 – 그는 수백만 개의 작은 별들이 떠다니는 홀로그램 속에서 빛나고 있는 자신의 고향별을 찾아볼 수 있었다. 한 뛰어난 예술가가 3개월이나 걸려 만든 꽤나 엄청난 비용을 들인 작품이었다. 그러나 다크 프린스는 아무리 노력해봤자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돈을 충분히 사용할 수 없었고, 다 쓰기도 전에 항상 그보다 더 많은 돈이 들어오곤 했다. 돈은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그는 천만, 아니 억만장자였다. 돈이란 장부 위의 숫자, 그 뿐이었다.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그는 다시 홀로그램을 올려다보았다. 아름답고도, 끔찍했다. 그리고 이 둘의 조합은 그가 가장 좋아하는 것이었다. 시조르는 폴린, 파충류 조상에게서 시작되어 인간형 종족 가운데 가장 아름답다 일컬어지는 형태로 진화한 종족의 일원이다. 그는 벌써 100년이 넘게 살았지만 기껏해야 서른 살 정도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커다란 키, 머리카락은 뒤통수 높이 묶어 올려 땋아 내려뜨린 한 가닥을 제외하고 깨끗하게 면도되어 있었고 자극에 민감한 세포로 구성된 육체를 지녔다. 또한 그는 대부분의 인간형 종족들이 매력을 느끼는 페로몬을 발산했다. 피부는 대체로 흐린 회색이었으나 페로몬의 분비에 따라 차가운 색에서 따듯한 색까지 자유자재로 바뀌곤 했다. 그러나 그의 훌륭한 외모는 일종의 도구일 뿐 아무런 의미도 없었다. 그는 다크 프린스, 검은태양의 언더로드이자 이 은하계에서 세 번째로 강력한 힘을 지닌 자였다. 그는 아무런 준비운동 없이 단 한번의 발길질만으로도 인간의 머리통을 날려버릴 수 있었으며, 순수하게 근육의 힘만을 이용해 자기 몸무게의 두 배를 들어올릴 수도 있었다. 그는 건전한 – 그 의미는 여러 가지로 해석될 수 있겠지만 – 정신과 건전한 육체를 겸비한 자였다.

이 은하계에서 그의 영향력을 능가하는 자는 단 두 사람 밖에 없었다. 황제와 시스의 다크로드, 다스 베이더.

그는 다시 한번 미소를 지었다. 세 번째라…..그러나 곧 두 번째가 될 것이다. 그의 계획이 제대로만 맞아 떨어진다면 말이다. 새로운 위험인물에 관한 황제와 베이더의 대화를 들은 지도 벌써 몇 달이 지났다. 몇 달이라는 시간, 준비 기간이 끝난 것이다. 시조르는 이제 움직일 준비가 되어 있었다.

“시간?”
그가 말했다.
방 안의 컴퓨터가 시간을 알려 주었다.

약속시간까지는 이제 한 시간 밖에 남아있지 않았다. 철저하게 보호되고 있는 복도를 지나, 하늘 높이 솟아있는 거대한 회녹색 대리석과 투명한 크리스탈로 이루어진 황제의 궁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베이더의 거처까지는 겨우 몇 분 거리였다. 고작 몇 킬로미터, 몇 걸음만 떼면 여유롭게 도착할 것이다. 서두를 필요는 없었다. 그는 너무 일찍 도착하고 싶지 않았다.

벨 소리가 방문객의 존재를 알렸다.
“들어와.”
시조르가 말했다. 그의 보디가드는 자리를 뜨고 없었지만 어차피 여기서는 그들이 필요치 않았다. 이 철통같은 방어막을 뚫고 들어올 수 있는 존재는 없었다. 그리고 그의 성소를 방문할 수 있는 이들은 아주 극소수의 부하들뿐이었다. 그것도 아주 충성스러운, 공포가 이끌어낼 수 있는 한 최고의 충성심을 지닌 부하들.

그의 수하 중 하나인 메이스 듀벨이 들어와 고개를 숙였다.
“시조르 님.”
“뭐지?”

“네즈리티 연합으로부터 청원이 들어왔습니다. 검은태양과 동맹을 맺고 싶답니다.”
시조르는 듀벨에게 신중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물론 그렇겠지.”
듀벨이 작은 꾸러미를 하나 꺼냈다.
“그들이 존경의 증표로 보내온 것입니다.”

시조르는 상자를 받아 엄지손가락으로 뚜껑을 툭 튀겼다. 안에는 보석이 하나 들어있었다. 피처럼 붉게 빛나는 달걀형의 투마니언 루비로, 아주 드문 종류였다. 흠집 하나 없는 모습이 몇 백만 크레디트는 족히 나갈 것 같았다. 다크 프린스는 보석을 집어 들어 손가락 사이에서 굴려본 다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곤 책상 위로 가볍게 던졌다. 보석은 책상에 부딪쳐 한번 튀어 오르더니 데굴데굴 굴러 그가 마시던 컵 옆에서 멈춰 섰다. 만일 보석이 바닥에 떨어졌더라도 그는 굳이 허리를 굽혀 그것을 주워드는 귀찮은 짓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나중에 청소 드로이드가 그것을 삼켜버린다 해도, 그게 뭐 어떻단 말인가.
“생각해 보겠다고 전하라.”

듀벨은 절을 한 다음 방을 나갔다.
그가 사라지자 시조르는 의자에서 일어나 목과 등을 긁적였다. 손가락 끝에 파충류에서 진화한 그의 척추 위로 살짝 돋아있는 작은 돌기가 느껴졌다. 밖에는 그를 만나보고자 하는 청원자들이 더 많이 기다리고 있을 터였다. 평소라면 그도 자리에 앉아 그들의 간청을 들어주었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만은 예외였다. 이제 베이더를 만나러 갈 시간이다. 베이더를 이 곳으로 초청하는 대신 시조르 자신이 베이더의 거처를 방문하는 이유는 순전히 순종적인 모습을 과시하고자 하는 일종의 속임수였다. 어차피 상관없었다. 그것 역시 계획의 일부에 불과하니까. 아무도 그가 다크로드에게 경외심 이상의 감정을 품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 채서는 안 된다. 계획이 성공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하여. 그러나 그의 계획은 아무 문제없이 성사될 것이다. 그는 이 사실에 대해 한 치의 의심도 품지 않았다.

왜냐하면, 항상 그랬으니까.

– 1장 끝 –

_M#]
개인적으로, SOTE에 나오는 캐릭들은 어느 정도 마음에 들어요. 가장 마음에 드는 건 역시 대쉬와 구리 일까나. ^^* 시조르보다는 누님 스타일인 구리가 취향입니다. 으하하하.

[Shadows of the Empire] 제 1장 (2)

[Shadows of the Empire] 제 1장 (1)

Shadow of the Empire 제 1장, 두 번째입니다. 지난번은 레이아, 이번에는 루크군요. ^^*
역시, 처음의 각오와는 달리 점점 느려지네요. 우하하하하하하하하!

멋대로 하는 녀석이니 용서해주세요. ㅠ,ㅠ


[#M_[Shadows of the Empire] 제 1장 (2)|닫으셔도 됩니다|새벽 3시, 행정의 절반이 잠자리에 들어있을 시각이었다. 루크 스카이워커는 모래 위로 60미터나 위로 치솟아 올라있는 스틸크리트 플랫폼 위에 맨발로 서서 팽팽하게 고정되어 있는 가느다란 와이어를 바라보았다. 아무런 무늬도 없는 검은 바지에 검은 셔츠, 그리고 검은 가죽 벨트 차림이었다. 얼마 전 벤 케노비의 오두막에서 발견한 낡은 가죽표지 책의 도움을 받아 새 것을 만들기 시작하긴 했지만 라이트세이버는 지니고 있지 않았다. 그 책에는 전통적인 제다이 훈련법이 담겨져 있었는데, 덕분에 루크는 새 기계손이 다른 신체 부분과 완전히 하나가 되는 동안 몰두할만한 일을 찾은 셈이었다. 적어도 그 책은 생각을 너무 많이 하지 않도록 도와주었다.

주변은 어두웠다. 가느다란 강철선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밤새 북적였던 축제는 끝난 지 오래, 곡예사들과 듀백, 어릿광대들은 이미 잠에 푹 빠져 있었고 군중들은 집으로 돌아간 상태였다. 그는 혼자였다. 팽팽한 줄과 그 자신뿐이었다. 사방이 고요했다. 들려오는 소리라고는 타투인의 냉기어린 여름밤 공기에 차갑게 식어가는 합성텐트 섬유의 삐걱거림만이 유일했다. 낮 동안을 지배했던 사막의 열기는 재빨리 힘을 거둬 사라졌고, 야외에 서 있는 텐트는 따로 재킷을 덮어줘야 할 정도로 추위에 떨고 있었다. 듀백의 냄새가 그가 서 있는 곳까지 흘러들어와 루크 자신의 땀 냄새와 뒤섞였다.

경비병은 루크의 정신 명령에 굴복해 그를 천막 안으로 들여보냈을 뿐만 아니라 지금은 그의 존재를 알아차리지도 못하고 입구 쪽을 지키며 서 있었다. 제다이의 기술인 이 마인드 컨트롤 역시 루크가 이제 막 배우기 시작한 것들 중 하나였다.

루크는 숨을 깊게 들이마신 다음, 다시 천천히 내뱉었다. 와이어 아래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그물망도, 다른 안전장치도, 아무 것도. 그리고 이 높이에서 한번 떨어지면 다시는 일어나지 못할 것이다. 그는 굳이 이런 일을 할 필요가 없었다. 아무도 그에게 이 위를 걸으라고 강요하지 않았다.
그 자신 밖에는.

루크는 전에 배운 방법을 이용해 호흡을 진정시키고, 심장박동을 안정시키고, 마음을 최대한 가다듬었다. 처음에는 벤, 그 다음에는 마스터 요다가 이 고대 기술을 가르쳐 주었다. 요다의 훈련 쪽이 훨씬 더 엄격하고 격렬했다. 하지만 불행히도, 루크는 훈련을 끝마치지 못한 상태였다. 그 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한과 레이아가 위험에 빠져 있었으니까. 그들을 구하러 가야만 했었다. 그가 찾아갔기에, 그 두 사람은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하지만….

하지만 결과는 그리 좋지 않았다.
아니, 전혀 좋지 않았다.

그리고, 그는 베이더를 만났다.

자신도 모르게 얼굴이 굳었다. 턱 근육이 팽팽하게 긴장하는 게 느껴졌다. 루크는 저 깊은 심연에서 솟아오르는, 마치 자신이 입고 있는 옷처럼 새까만 분노의 물결을 애써 찍어 눌렀다. 갑자기 베이더의 라이트세이버가 관통하고 지나간 손목이 아려오기 시작했다. 이 새로운 손은 옛날 것만큼이나 좋았다. 아니, 어쩌면 더 좋은 지도 몰랐다. 하지만 이 손목은 가끔씩 베이더에 대해 떠올릴 때마다 이상하게 아파오곤 했다. 환각지통입니다, 의사는 그렇게 말했다.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것.

“내가 네 아버지다.”
아냐! 거짓말이야. 사실일 리가 없어! 그의 아버지는 아나킨 스카이워커였다. 제다이였다.
벤과 이야기를 나눌 수만 있다면….아니면 요다라도. 그러면 모든 게 확실해질 텐데. 그들이라면 진실을 알려줄 것이다. 베이더는 그를 조종하려고 했다. 균형을 무너뜨리려고 했다. 그게 바로 그의 목적이었다.

하지만….하지만…..만약 그 말이 사실이라면?

아냐, 잊어버려. 지금은 그런 걸 생각할 때가 아냐. 제다이 기술을 마스터하지 못한다면, 그는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다. 포스를 믿고 앞으로 움직여야 해. 베이더가 무슨 거짓말을 늘어놓든 간에 아직도 전쟁은 계속되고 있었고, 할 일은 많았고, 그는 동맹군을 위해 훌륭한 조종사 그 이상의 존재가 되어야만 했다.
그러나 그건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다.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쉬워지는 것 같지 않았다. 그는 자신을 믿고 싶었다. 하지만 그건 그에게 너무 벅찬 일이었다. 이제 그의 어깨 위에는 예전에는 상상조차 못했던 무거운 짐이 놓여 있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그는 평범한 농장 소년이었다. 오웬 삼촌의 일을 도우며, 어디로도 떠나지 못하고 발 묶인 소년. 하지만 이제는 한과, 제국과, 동맹군과, 베이더가….

안돼. 지금은 안 돼. 그건 과거와 미래일 뿐이야. 현실은 바로 저 와이어라구. 집중하지 않으면 추락할 거야.

그는 힘을 찾아 마음을 뻗쳤다. 흐름이 느껴졌다. 밝고, 따스하며, 생명을 머금은 힘. 그는 에너지를 불러들여, 마치 갑옷처럼 자신의 몸을 감쌌다.
포스, 그래. 느껴진다. 그의 주위에……

하지만 그 옆에는 무언가 다른 것도 함께하고 있었다. 분명 없애버렸건만, 어느새 바로 그의 옆에 와 있었다. 루크는 누군가가 예전에 말해주었던 것처럼, 자신을 잡아당기는 강한 인력을 느꼈다. 그 굳고 거센 차가운 기운, 그의 스승들이 가르쳤던 것과 반대쪽에 서 있는 것. 밝음의 안티테제, 베이더가 품고 있던 힘.
다크 사이드.

안 돼! 그는 그것을 밀쳐냈다. 쳐다보기를 거부했다. 다시 심호흡. 온 몸을 관통하는 포스를 느낀다. 포스가 그에게 동조하는 것이 느껴진다. 아니, 어쩌면 그 반대일지도 모른다. 어쨌든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둘이 하나가 되는 순간, 그는 걷기 시작했다.

공중에 떠있는 와이어가 별안간 번화가의 대로처럼 넓어졌다. 포스의 힘을 생각하면 당연한 일이었지만 그럼에도 이 부분은 언제나 마법처럼 느껴졌다. 기적이라도 일으킬 수 있을 것 같은 느낌. 루크는 요다가 마음의 힘만으로 엑스 윙을 늪에서 건져 올리는 것을 목격 했었다. 포스는 불가능해 보이는 것, 기적 같아 보이는 일들도 가능케한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다시 발을 들어올린 순간, 데고바에서 겪은 또 다른 경험이 루크의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부드럽고 축축한 그 대지, 동굴 속에서…..
다스 베이더가 그를 향해 다가왔다.

베이더! 베이더가 어떻게 여기에?

루크는 라이트세이버를 손에 들고 스위치를 켠 다음, 앞으로 내밀었다. 청백색으로 빛나는 그의 날이 베이더의 붉은 빔과 부딪쳤다. 힘과 힘, 에너지 입자가 부딪치는 소리가 점점 더 크게 울려 퍼졌다.

갑자기 베이더가 몸을 크게 젖히더니 루크의 좌측면을 강하게 내리쳤다….
루크는 검을 잡아당겨 황급히 베이더의 검을 올려 막았다. 하마터면 손잡이를 놓칠 뻔할 정도로, 베이더의 힘은 정말 강력했다.

흙냄새가 느껴진다. 라이트세이버가 윙윙거리는 소리가 귓전을 때렸다. 눈앞에 베이더의 형제가 뚜렷이 보였다. 그의 모든 감각이 살아났다. 그 어느 때보다도 날카롭게, 마치 진동칼(vibro-shiv)로 가득한 창고처럼 날카롭게…

베이더가 다시 공격을 해왔다. 이번에는 루크의 머리를 노리고 있었다. 공포에 질린 루크의 라이트세이버가 간신히 날을 걷어냈다. 안 돼, 그는 너무 강해, 너무 강하다고!
다시 베이더가 검을 내리쳤다. 아슬아슬하게 막아내지 않았더라면 몸이 두 동강 났을 법한 거센 일격이었다.

베이더는 루크에게 너무 벅찬 상대였다. 루크 자신도 알고 있었다. 오직 그의 분노만이 이 상황에서 그의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그는 벤을 떠올렸다. 베이더가 벤을 무자비하게 베어 넘기던 모습이 떠올랐다….

생각지도 못한 분노가 폭발했다. 루크는 검을 백핸드로 기울여 손과 어깨와 손목의 힘을 이용해 그대로 크게 휘둘렀다. 그러자….
베이더의 머리가 날아갔다.

시간이 무거운 닻처럼 느릿느릿 움직였다. 그는 눈을 크게 뜨고 바라보았다. 베이더의 몸이 무너져 내렸다. 천천히…너무나도 천천히…..몸뚱이와 분리된 머리가 바닥으로 굴러 떨어졌다.

굴렀다. 그러더니 멈췄다. 피는 흐르지 않았다.
갑자기 눈부신 섬광이 번쩍 하고 터지더니 보랏빛 연기와 함께 베이더의 얼굴을 덮고 있던 마스크가 산산조각 났다. 산산조각으로 부서져, 사라져버렸다. 베이더의 얼굴이 드러났다. 얼굴이……

루크 스카이워커의 얼굴이.

안 돼!

거칠게 밀려오는 기억은 실제 일어난 일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번득이는 법이다. 현실에서의 그는 겨우 한 발짝 밖에 움직이지 않았다. 인간의 마음이란 얼마나 놀라운지. 그러나 루크는 포스와의 접촉을 잃고 하마터면 와이어에서 떨어질 뻔 했다.

당장 멈춰! 그는 자신에게 외쳤다.

루크는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몸의 균형을 바로잡고, 다시 한번 포스를 향해 마음을 뻗쳤다.
그래, 바로 이거야. 그는 평온한 기분으로 다시 줄 위를 걷기 시작했다. 포스가 흐르고 있었다.

와이어를 중간쯤 건넜을 때, 루크는 갑자기 뛰기 시작했다. 테스트의 일종이야, 그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포스가 함께 하고 있다고, 자신의 이름에 걸맞게 두려움 따위는 떨쳐버리겠다고, 그리고 훈련된 제다이에게 불가능한 것은 없다고, 끊임없이 되뇌었다. 그는 여태껏 그렇게 배워왔다. 그는 그렇게 믿고 싶었다.

자신의 등 뒤에서 다크 사이드가 따라오고 있기에 뛰고 있다고는 믿고 싶지 않았다. 살금살금, 은밀한 발걸음으로….그 사악한 것이 그를 따라오고 있었다. 베이더의 마스크 아래 나타난 자신의 얼굴에 대한 기억처럼, 계속해서 따라와서….

…….그를 덮쳤다……..

-계속

_M#]


 

[Shadows of the Empire] 제 1장 (1)

[Shadows of the Empire] 프롤로그

이 녀석은 짧아서 그냥 올립니다. ^^*

++++

제 1장

츄바카가 분노어린 포효를 내뱉었다. 스톰트루퍼 하나가 그를 붙들려고 했지만 츄바카는 단숨에 그를 공중으로 집어던져 버렸다. 보호갑으로 무장한 몸뚱이가 쿵하고 바닥으로 떨어져 굴렀다. 두 명의 병사가 더 달려들었으나 우키는 마치 어린아이가 장난감을 집어던지듯 그들마저 양 옆으로 날려버렸다.

베이더의 다른 부하가 블래스터를 쏘는 건 시간 문제였다. 아무리 츄이가 크고 힘이 세다 해도 승산은 없다. 그도 곧 바닥에 쓰러져…..

한이 우키에게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진정해, 진정하라고!
레이아는 눈앞의 광경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마치 그 자리에 못이라도 박힌 듯,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지금 이 상황이 현실이라는 것이 믿겨지지 않았다.

한은 계속해서 츄이를 달랬다.
“츄이, 나중에 반드시 기회가 있을 거야! 공주, 넌 공주를 지켜야 해. 내 말 알겠지? 엉?”

지금 그들이 있는 곳은 베스핀 클라우드 시티의 한 음침한 방이었다. 소위 한의 친구라는 랜도 칼리시안이 그들을 다스 베이더에게 팔아넘긴 것이다. 노르스름한 황금빛 조명이 이 상황을 더욱 비현실적으로 만들었다. 츄바카는 눈을 꿈벅거리며 한을 쳐다보았다. 우키의 등에는 반쯤 조립된 스리피오가 매달려 대롱거리고 있었다. 배신자 칼리시안은 겁먹은 야생동물처럼 한쪽 구석에 서 있고, 그 옆에는 경비병과 기술요원, 현상금 사냥꾼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베이더의 존재와 액체 탄소의 악취가 방 안을 가득 메웠다. 시체 안치실과 무덤 냄새가 뒤섞인 듯한, 코를 찌르는 고약한 냄새.

몇 명의 병사들이 다가오더니 츄이의 손목에 수갑을 채웠다. 츄이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한이 하는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이해한 것이다. 그는 제국 병사들이 수갑을 채우도록 내버려 두었다.

한과 레이아의 시선이 마주쳤다. 이럴 순 없어, 말도 안 돼. 그녀는 생각했다. 하필이면 지금.
휘몰아치는 격정이 그들을 덮쳤다. 저항은 불가능했다. 두 사람은 마치 자석이 끌리듯 서로에게 다가가, 힘차게 끌어안았다. 열정과 희망, 슬픔과 절망으로 가득한 키스가 이어졌다.

두 명의 스톰트루퍼가 한을 거칠게 끌어내더니 임시로 만든 동결관 플랫폼 위에 세웠다. 자신도 모르게 마치 화산에서 용암이 솟구치듯 레이아의 입에서 단어들이 튀어나왔다.
“사랑해요!”
그리고 한, 강인하고 용감한 한이 고개를 끄덕였다.
“알아요.”

한의 허리까지도 미치지 않는 작은 우그넛 기술자들이 그의 손을 묶고 있는 끈을 풀더니 뒤로 물러났다.

한은 기술자들을 바라보다가 다시 레이아를 마주보았다. 리프트플레이트가 구멍 안으로 추락하기 시작했다. 한은 여전히 레이아에게 시선을 고정시키고 있었다. 계속해서, 영원히….뿌연 증기가 그들의 시선을 가로막을 때까지……

츄이가 절규했다. 레이아는 우키 족의 언어를 이해할 수 없었지만, 그의 분노, 슬픔, 절망감만은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한!

냄새 고약한 증기가 확 피어오르더니 그들을 휘감았다. 영혼을 얼릴 정도로 차가운 연기 사이로, 레이아는 표정을 알 수 없는 마스크 아래에서 한을 지켜보고 있는 베이더를 노려보았다. 스리피오의 목소리가 들렸다. “뭐, 도대체 무슨 일이야? 좀 돌아봐, 츄바카, 하나도 안 보이잖아!”

한!
오, 한!

++

레이아는 벌떡 일어났다.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잠옷은 땀에 흠뻑 젖어 몸에 달라붙어 있었고, 침대 시트 역시 땀 때문에 축축했다. 레이아는 한숨을 내쉬고는 몸을 일으켜 벽 쪽을 보고 앉았다. 시계는 새벽 3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방 안의 공기는 후덥지근하고 퀴퀴했다. 하지만 벽 너머 타투인의 밤은 추울 터였다. 그녀는 통풍구를 열어 차가운 공기를 좀 들이마셔볼까 잠시 생각했지만, 그 일마저 귀찮게 느껴졌다.

나쁜 꿈이야, 그냥 나쁜 꿈을 꾼 것뿐이라고.

아니, 그렇지 않았다. 그녀 자신도 알다시피, 그건 단순한 악몽 그 이상이었다. 그것은 그녀의 머릿속에 남아있는 기억이었다. 실제로 일어났던 일이었다. 그녀가 사랑하던 사람이 한 덩어리의 냉동탄소가 되어 현상금 사냥꾼의 손에 사과궤짝처럼 들려나갔던 것이다. 저 넓디넓은 은하계 너머, 그녀의 손이 닿지 않는 곳으로.

갑자기 뜨거운 감정이 솟구쳐 오르더니 눈물이 되어 쏟아져 나오려고 발버둥치는 게 느껴졌다. 하지만 그녀는 완강하게 저항했다. 그녀는 레이아 올가나, 앨더란 왕족의 딸이며 정식으로 선출된 제국의회 의원이자 공화국의 재건을 위해 투쟁하는 동맹군의 일원이었다. 앨더란은 사라졌다. 다스 베이더와 데드 스타에 의해서. 제국의회는 해산되었고, 동맹군은 1만 대 1이라는 거대한 대군에 맞서 싸워야 했다. 하지만 그녀는 그녀였다. 그녀는 절대로 울지 않을 것이다.

그녀는 울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대가를 치르게 되리라.


-계속

[Shadows of the Empire] 프롤로그

사용자 삽입 이미지 스타워즈 외전인 Steve Ferry의 Shadows of the Empire 번역입니다.
에피소드 5와 6 사이의 시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생각보다 문장이 까다로워서 분량은 얼마 안되는데 시간이 꽤 걸리는군요.
혹시나 너무 오랫동안 올라오지 않으면 가끔씩 재촉해주세요…..크흑.





[#M_[Shadows of the Empire] Prologue|그만 닫으서도…|Prologue.

꼭 걸어 다니는 시체 같군, 시조르는 생각했다. 마치 천년 전에 죽어 말라빠진 미이라 같아. 아무리 이 은하게에서 가장 강력한 인간이라지만 저렇게 살아있는 게 신기할 정도가 아닌가. 나이가 그리 많은 것도 아닐 텐데 뭔가가 그를 갉아먹고 있기라도 하는 듯 하구만.

황제로부터 4미터 쯤 떨어진 곳에 서 있는 시조르는 아주 오래 전 팔파틴 의원이라 불리던 자가 홀로그램 필드로 걸어가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황제의 쭈글쭈글한 몸뚱아리에서 썩은 악취가 풍겨 나오는 것 같았다. 어쩌면 이 놀라운 성능을 지닌 공기 정화 시스템 때문인지도 모른다. 언제 시도될지 모를 독가스의 침투를 저지하기 위해 쉴새없이 움직이는 이 수십 개의 필터가 생명을 걸러내고 죽음의 냄새만을 남기는 것일지도. 

홀로그램 링크의 반대편 회선에 있는 자는 황제의 머리와 어깨, 그리고 검은 로브의 두건 아래 감춰진 말라빠진 얼굴을 들여볼 수 있을 것이다. 수광년 떨어진 곳에 있는 그는 시조르를 볼 수 없었지만 시조르는 그의 모습을 똑똑히 볼 수 있었다. 두 사람의 대화가 이루어지는 동안 시조르가 이 곳에 있을 수 있는 것은 황제가 그를 이만큼 신뢰하고 있다는 증거였다.

전송장치의 반대편에 있는 그 자는….아니, 과연 그 존재를 ‘그’라고 부를 수나 있는 걸까…

황제 앞에 놓인 임페리얼 챔버 안에 공기가 소용돌이치더니 한데 뭉쳐 한쪽 무릎을 꿇고 있는 형체로 화했다. 칠흑색 의복과 망토를 두른 인간형 몸뚱아리, 커다란 헬멧과 호흡 마스크로 완전히 가려진 얼굴.
다스 베이더.

베이더가 입을 열었다.
“분부를 내려주십시오, 마스터.”
만일 지금 시조르가 시간과 공간 사이로 파워 볼트를 내던진다면 아무리 다스 베이더라 해도 눈 깜짝할 사이에 죽어버릴 것이다. 그러나 부질없는 생각이다. 베이더는 직접적인 공격을 가하기에는 너무나도 강한 존재였다.

“포스에 커다란 혼란이 일어났다.”
황제가 말했다.
“저도 느꼈습니다.”
베이더가 말했다.
“새로운 적이 나타났다. 루크 스카이워커 말이다.”

스카이워커? 그것은 아주 오래 전 베이더의 이름이었다. 그와 똑같은 이름을 가진 자라, 대체 누구지? 황제와 그의 가장 추악한 창조물이 이렇게 심각하게 경계할 정도로 강력한 자라니, 그가 도대체 누구란 말인가? 그리고 무엇보다도, 시조르의 수하들이 바로 이 순간까지도 탐지하지 못했던 이 인물은? 시조르의 분노가 순식간에 끓어올랐다. 그러나 그것은 매우 차가운 분분노였다. 그의 냉정한 얼굴에는 티끌만큼의 놀라움도, 분노도 나타나지 않았다. 폴린 족은 다른 하등 종족과 달리 감정을 겉으로 드러내는 법이 없다. 당연하지. 폴린의 조상은 털가죽이 아니라 비늘에 싸여 있다. 그들은 포유류가 아니라 파충류의 피를 물려받았다. 뜨겁고 거친 종족이 아니라 냉정하고 계산적인 종족이었다. 그 편이 낫다. 훨씬 안전하니까.

“그렇습니다, 마스터.”
베이더가 대답했다.
“그는 우리를 파멸시킬 수도 있다.”
황제가 말했다.

시조르는 황제와 우주 저편 머나먼 곳에 떠 있는 함선 갑판에 무릎을 꿇고 있는 베이더의 홀로그램 이미지에 온 신경을 집중했다. 참으로 흥미로운 소식이었다. 이 황제가 위협을 느낄만한 존재? 황제에게 두려움을 주는 존재라?

“녀석은 아직 어린애입니다.”
베이더가 말했다.
“오비완도 더 이상 녀석을 도울 수 없습니다.”

오비완, 이 이름은 시조르도 알고 있었다. 마지막 제다이 기사 중 한 명으로 장군으로 활약했던 자다. 그러나 벌써 몇 십년도 전에 죽지 않았던가?

오비완이 아직 어린애에 불과한 누군가를 돕고 있다면, 시조르가 알고 있는 정보는 분명 잘못된 것이다. 그의 부하들은 이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될 것이다.

비록 머나먼 곳에 떨어져 있긴 하지만 베이더의 영상과 황제를 눈앞에 직접 마주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조르는 거대한 삼각뿔 궁전 한가운데 안전하게 자리 잡고 있는 호화로운 황제의 사실 안에서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고 은밀한 상념에 젖을 수 있었다. 방금 접하게 된 이 모든 정보를 그가 미리 알지 못했다는 이유로, 누군가의 머리통이 그 목에서 굴러 떨어지게 되리라. 아는 것은 힘이다. 지식의 부족은 곧 나약함이다. 이것만큼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용서하지 못한다.

황제가 말을 이었다.
 “그 아이는 포스가 강하다. 스카이워커의 아들은 절대로 제다이가 되어서는 안 된다.”

스카이워커의 아들?
베이더의 아들! 놀랍군!

“만일 그 아이가 우리 편이 된다면 큰 힘이 될 것입니다.”
베이더가 말했다.

베이더의 목소리에서 미묘한 무언가가 느껴졌다. 시조르는 그게 뭔지 정확하게 알아낼 수 없었다. 그리움? 걱정?
희망?

“그래…그래. 아주 커다란 도움이 되겠지.”
황제가 말했다.
“그렇게 할 수 있겠느냐?”

아주 짧은 침묵이 지나갔다.
“마음을 돌리지 않으면, 그 아이는 죽을 것입니다, 마스터.”

시조르의 얼굴에 미소가 떠올랐다. 분노가 허용하는 만큼의 아주 희미한 미소였다. 베이더는 스카이워커를 산채로 잡아오고 싶어 하는군. 그의 목소리가 말해주고 있었다. 그래, 그는 그 어린애가 마음을 돌리거나 죽을 거라고 했지만 뒷부분은 분명 황제를 안심시키기 위한 말에 불과했다. 베이더는 스카이워커를, 자신의 아들을 죽일 마음이 없다. 시조르처럼 목소리를 읽는데 통달한 자라면 눈치챌 수 있을 정도로 간절히. 그 무시무시한 겉모습에도 불구하고 다스 베이더는 다크 프린스, 전 은하계에서 가장 거대한 범죄조직인 ‘검은태양’의 수장 언더로드에게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했다. 시조르는 황제와 베이더를 그토록 강하게 만들어 주는 포스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저 어떤 형태의 힘이라는 것만을 희미하게 느끼고 있을 뿐. 그러나 포스가 지금은 절멸해버린 제다이들이 익혀야 했던 힘이라는 사실만은 그도 확실히 알고 있었다. 그리고 이 새로 등장한 장기말 역시 그 힘을 지니고 있는 것 같았다. 베이더는 살아있는 스카이워커를 원한다. 따라서 황제에게 그를 사로잡아 오겠다고 말했다. 우리 편으로 끌어들이겠다고 약속했다.

시조르의 흥미를 끈 부분은 바로 이 대목이었다.

황제는 통신을 마치고 다시 그에게로 몸을 돌렸다.
“자, 그럼 이야기를 계속해볼까, 프린스 시조르?”

다크 프린스는 미소를 지었다. 우선은 하다 만 일을 마무리 지어야 했다. 그러나 그는 결코 루크 스카이워커라는 이름을 잊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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