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dows of the Empire] 제 1장 (2)

[Shadows of the Empire] 제 1장 (1)

Shadow of the Empire 제 1장, 두 번째입니다. 지난번은 레이아, 이번에는 루크군요. ^^*
역시, 처음의 각오와는 달리 점점 느려지네요. 우하하하하하하하하!

멋대로 하는 녀석이니 용서해주세요. ㅠ,ㅠ


[#M_[Shadows of the Empire] 제 1장 (2)|닫으셔도 됩니다|새벽 3시, 행정의 절반이 잠자리에 들어있을 시각이었다. 루크 스카이워커는 모래 위로 60미터나 위로 치솟아 올라있는 스틸크리트 플랫폼 위에 맨발로 서서 팽팽하게 고정되어 있는 가느다란 와이어를 바라보았다. 아무런 무늬도 없는 검은 바지에 검은 셔츠, 그리고 검은 가죽 벨트 차림이었다. 얼마 전 벤 케노비의 오두막에서 발견한 낡은 가죽표지 책의 도움을 받아 새 것을 만들기 시작하긴 했지만 라이트세이버는 지니고 있지 않았다. 그 책에는 전통적인 제다이 훈련법이 담겨져 있었는데, 덕분에 루크는 새 기계손이 다른 신체 부분과 완전히 하나가 되는 동안 몰두할만한 일을 찾은 셈이었다. 적어도 그 책은 생각을 너무 많이 하지 않도록 도와주었다.

주변은 어두웠다. 가느다란 강철선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밤새 북적였던 축제는 끝난 지 오래, 곡예사들과 듀백, 어릿광대들은 이미 잠에 푹 빠져 있었고 군중들은 집으로 돌아간 상태였다. 그는 혼자였다. 팽팽한 줄과 그 자신뿐이었다. 사방이 고요했다. 들려오는 소리라고는 타투인의 냉기어린 여름밤 공기에 차갑게 식어가는 합성텐트 섬유의 삐걱거림만이 유일했다. 낮 동안을 지배했던 사막의 열기는 재빨리 힘을 거둬 사라졌고, 야외에 서 있는 텐트는 따로 재킷을 덮어줘야 할 정도로 추위에 떨고 있었다. 듀백의 냄새가 그가 서 있는 곳까지 흘러들어와 루크 자신의 땀 냄새와 뒤섞였다.

경비병은 루크의 정신 명령에 굴복해 그를 천막 안으로 들여보냈을 뿐만 아니라 지금은 그의 존재를 알아차리지도 못하고 입구 쪽을 지키며 서 있었다. 제다이의 기술인 이 마인드 컨트롤 역시 루크가 이제 막 배우기 시작한 것들 중 하나였다.

루크는 숨을 깊게 들이마신 다음, 다시 천천히 내뱉었다. 와이어 아래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그물망도, 다른 안전장치도, 아무 것도. 그리고 이 높이에서 한번 떨어지면 다시는 일어나지 못할 것이다. 그는 굳이 이런 일을 할 필요가 없었다. 아무도 그에게 이 위를 걸으라고 강요하지 않았다.
그 자신 밖에는.

루크는 전에 배운 방법을 이용해 호흡을 진정시키고, 심장박동을 안정시키고, 마음을 최대한 가다듬었다. 처음에는 벤, 그 다음에는 마스터 요다가 이 고대 기술을 가르쳐 주었다. 요다의 훈련 쪽이 훨씬 더 엄격하고 격렬했다. 하지만 불행히도, 루크는 훈련을 끝마치지 못한 상태였다. 그 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한과 레이아가 위험에 빠져 있었으니까. 그들을 구하러 가야만 했었다. 그가 찾아갔기에, 그 두 사람은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하지만….

하지만 결과는 그리 좋지 않았다.
아니, 전혀 좋지 않았다.

그리고, 그는 베이더를 만났다.

자신도 모르게 얼굴이 굳었다. 턱 근육이 팽팽하게 긴장하는 게 느껴졌다. 루크는 저 깊은 심연에서 솟아오르는, 마치 자신이 입고 있는 옷처럼 새까만 분노의 물결을 애써 찍어 눌렀다. 갑자기 베이더의 라이트세이버가 관통하고 지나간 손목이 아려오기 시작했다. 이 새로운 손은 옛날 것만큼이나 좋았다. 아니, 어쩌면 더 좋은 지도 몰랐다. 하지만 이 손목은 가끔씩 베이더에 대해 떠올릴 때마다 이상하게 아파오곤 했다. 환각지통입니다, 의사는 그렇게 말했다.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것.

“내가 네 아버지다.”
아냐! 거짓말이야. 사실일 리가 없어! 그의 아버지는 아나킨 스카이워커였다. 제다이였다.
벤과 이야기를 나눌 수만 있다면….아니면 요다라도. 그러면 모든 게 확실해질 텐데. 그들이라면 진실을 알려줄 것이다. 베이더는 그를 조종하려고 했다. 균형을 무너뜨리려고 했다. 그게 바로 그의 목적이었다.

하지만….하지만…..만약 그 말이 사실이라면?

아냐, 잊어버려. 지금은 그런 걸 생각할 때가 아냐. 제다이 기술을 마스터하지 못한다면, 그는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다. 포스를 믿고 앞으로 움직여야 해. 베이더가 무슨 거짓말을 늘어놓든 간에 아직도 전쟁은 계속되고 있었고, 할 일은 많았고, 그는 동맹군을 위해 훌륭한 조종사 그 이상의 존재가 되어야만 했다.
그러나 그건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다.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쉬워지는 것 같지 않았다. 그는 자신을 믿고 싶었다. 하지만 그건 그에게 너무 벅찬 일이었다. 이제 그의 어깨 위에는 예전에는 상상조차 못했던 무거운 짐이 놓여 있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그는 평범한 농장 소년이었다. 오웬 삼촌의 일을 도우며, 어디로도 떠나지 못하고 발 묶인 소년. 하지만 이제는 한과, 제국과, 동맹군과, 베이더가….

안돼. 지금은 안 돼. 그건 과거와 미래일 뿐이야. 현실은 바로 저 와이어라구. 집중하지 않으면 추락할 거야.

그는 힘을 찾아 마음을 뻗쳤다. 흐름이 느껴졌다. 밝고, 따스하며, 생명을 머금은 힘. 그는 에너지를 불러들여, 마치 갑옷처럼 자신의 몸을 감쌌다.
포스, 그래. 느껴진다. 그의 주위에……

하지만 그 옆에는 무언가 다른 것도 함께하고 있었다. 분명 없애버렸건만, 어느새 바로 그의 옆에 와 있었다. 루크는 누군가가 예전에 말해주었던 것처럼, 자신을 잡아당기는 강한 인력을 느꼈다. 그 굳고 거센 차가운 기운, 그의 스승들이 가르쳤던 것과 반대쪽에 서 있는 것. 밝음의 안티테제, 베이더가 품고 있던 힘.
다크 사이드.

안 돼! 그는 그것을 밀쳐냈다. 쳐다보기를 거부했다. 다시 심호흡. 온 몸을 관통하는 포스를 느낀다. 포스가 그에게 동조하는 것이 느껴진다. 아니, 어쩌면 그 반대일지도 모른다. 어쨌든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둘이 하나가 되는 순간, 그는 걷기 시작했다.

공중에 떠있는 와이어가 별안간 번화가의 대로처럼 넓어졌다. 포스의 힘을 생각하면 당연한 일이었지만 그럼에도 이 부분은 언제나 마법처럼 느껴졌다. 기적이라도 일으킬 수 있을 것 같은 느낌. 루크는 요다가 마음의 힘만으로 엑스 윙을 늪에서 건져 올리는 것을 목격 했었다. 포스는 불가능해 보이는 것, 기적 같아 보이는 일들도 가능케한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다시 발을 들어올린 순간, 데고바에서 겪은 또 다른 경험이 루크의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부드럽고 축축한 그 대지, 동굴 속에서…..
다스 베이더가 그를 향해 다가왔다.

베이더! 베이더가 어떻게 여기에?

루크는 라이트세이버를 손에 들고 스위치를 켠 다음, 앞으로 내밀었다. 청백색으로 빛나는 그의 날이 베이더의 붉은 빔과 부딪쳤다. 힘과 힘, 에너지 입자가 부딪치는 소리가 점점 더 크게 울려 퍼졌다.

갑자기 베이더가 몸을 크게 젖히더니 루크의 좌측면을 강하게 내리쳤다….
루크는 검을 잡아당겨 황급히 베이더의 검을 올려 막았다. 하마터면 손잡이를 놓칠 뻔할 정도로, 베이더의 힘은 정말 강력했다.

흙냄새가 느껴진다. 라이트세이버가 윙윙거리는 소리가 귓전을 때렸다. 눈앞에 베이더의 형제가 뚜렷이 보였다. 그의 모든 감각이 살아났다. 그 어느 때보다도 날카롭게, 마치 진동칼(vibro-shiv)로 가득한 창고처럼 날카롭게…

베이더가 다시 공격을 해왔다. 이번에는 루크의 머리를 노리고 있었다. 공포에 질린 루크의 라이트세이버가 간신히 날을 걷어냈다. 안 돼, 그는 너무 강해, 너무 강하다고!
다시 베이더가 검을 내리쳤다. 아슬아슬하게 막아내지 않았더라면 몸이 두 동강 났을 법한 거센 일격이었다.

베이더는 루크에게 너무 벅찬 상대였다. 루크 자신도 알고 있었다. 오직 그의 분노만이 이 상황에서 그의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그는 벤을 떠올렸다. 베이더가 벤을 무자비하게 베어 넘기던 모습이 떠올랐다….

생각지도 못한 분노가 폭발했다. 루크는 검을 백핸드로 기울여 손과 어깨와 손목의 힘을 이용해 그대로 크게 휘둘렀다. 그러자….
베이더의 머리가 날아갔다.

시간이 무거운 닻처럼 느릿느릿 움직였다. 그는 눈을 크게 뜨고 바라보았다. 베이더의 몸이 무너져 내렸다. 천천히…너무나도 천천히…..몸뚱이와 분리된 머리가 바닥으로 굴러 떨어졌다.

굴렀다. 그러더니 멈췄다. 피는 흐르지 않았다.
갑자기 눈부신 섬광이 번쩍 하고 터지더니 보랏빛 연기와 함께 베이더의 얼굴을 덮고 있던 마스크가 산산조각 났다. 산산조각으로 부서져, 사라져버렸다. 베이더의 얼굴이 드러났다. 얼굴이……

루크 스카이워커의 얼굴이.

안 돼!

거칠게 밀려오는 기억은 실제 일어난 일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번득이는 법이다. 현실에서의 그는 겨우 한 발짝 밖에 움직이지 않았다. 인간의 마음이란 얼마나 놀라운지. 그러나 루크는 포스와의 접촉을 잃고 하마터면 와이어에서 떨어질 뻔 했다.

당장 멈춰! 그는 자신에게 외쳤다.

루크는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몸의 균형을 바로잡고, 다시 한번 포스를 향해 마음을 뻗쳤다.
그래, 바로 이거야. 그는 평온한 기분으로 다시 줄 위를 걷기 시작했다. 포스가 흐르고 있었다.

와이어를 중간쯤 건넜을 때, 루크는 갑자기 뛰기 시작했다. 테스트의 일종이야, 그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포스가 함께 하고 있다고, 자신의 이름에 걸맞게 두려움 따위는 떨쳐버리겠다고, 그리고 훈련된 제다이에게 불가능한 것은 없다고, 끊임없이 되뇌었다. 그는 여태껏 그렇게 배워왔다. 그는 그렇게 믿고 싶었다.

자신의 등 뒤에서 다크 사이드가 따라오고 있기에 뛰고 있다고는 믿고 싶지 않았다. 살금살금, 은밀한 발걸음으로….그 사악한 것이 그를 따라오고 있었다. 베이더의 마스크 아래 나타난 자신의 얼굴에 대한 기억처럼, 계속해서 따라와서….

…….그를 덮쳤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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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dows of the Empire] 제 1장 (2)”에 대한 19개의 생각

  1. 네모스카이시어

    안녕하세요. 어제 무사히 부산에 돌아왔습니다.
    반나뵈서 반가웠고요, 에에..그러니까 오랜 시간 놀아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흙흙…;ㅛ;(침대 구석으로 밀어내고 제가 드러누워버렸다…라는 부분은 모르는 척하는겁니다.)
    아무튼 반가웠고, 무사히 내려왔습니다…라는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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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몬드

    앗..루크스카이님 너무 멋지십니다ㅠ이 부분 무서워서 읽고싶지않았던 부분이지만 멋진 번역에 주르륵 다 읽어버렸네요. 클래식을 보면 볼수록 읽으면 읽을수록 루크때문에 눈물이ㅠㅠ 잘 보고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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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연화

    아.. 진짜 멋진 루크님.. 너무 고마워요. 루크와 아나킨 부자만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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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lukesky

    비공개/ 무사히 돌아가셨다니 다행입니다. ^^* 저도 즐거웠어요.
    몬드/ 루크 때문에에 정말 돌아가실 거 같아요!!! 엉엉엉 ㅠ.ㅠ 잘 읽으셨다니 다행입니다.
    THX1138/ 이 책의 루크는 상당히 마음에 들어요. 에피 5에서 약간 발전한 부분을 잘 그렸거든요. 그러면서도 아직 앳된 부분도 있고.
    연화/ 아, 저야말로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Nariel/ 어떻게 된게 다른 책들보다 이 놈이 더 어렵답니까.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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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qwan

    번역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영화에서 표현된 것이 글로는 이렇게 표현되었었군요. 참 재미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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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rucien

    ㅠㅠ/잘 읽었습니다. 굉장히 탄탄한 느낌. 루크의 갈등이 다시 한 번 느껴지네요. 상영회 날 4.5.6편을 몰아 보고 온 덕에 더 팍 팍 와 닿습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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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라스

    우와. 이런 멋진…….. (루크오빠아. T-T)
    번역하시는것 힘드실텐데… 이런 좋은기회를 주시다니 정말 감사합니다. (넙죽 넙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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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Siri♡

    와아 멋집니다아;ㅁ; 소설은 이런것이었군요. 뭔가 두근두근합니다.
    영화와는 역시나 또 다른 느낌이네요. 루크의 심경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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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세이

    (지난 번 부분은 웃는 부분이지만;;(도대체 왠지;;;)) 이부분의 진지함은 정말 좋아합니다!! 이런 루크, 이미 더 이상 애가 아니예요ㅠ_ㅠ 외전을 많이 읽어본 건 아니지만 페리씨의 이 루크는 본편에 비해 외전이라는 기분이 그다지 들지 않는 쿨하면서도 스카이워커다운 루크예요!! 잘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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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세이

    참, 루크님, 혹시 로그편대였나 왜 웨지 웨스 하비 등등의 친구들 나오는 외전 괜찮은거 하나 추천해주실수 있나요^^a 본격적으로 파보고싶은 마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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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lukesky

    qwan/ 아닙니다. 어차피 제가 좋아서 하는 짓이라. 전투 장면은 오히려 외전쪽들이 훨씬 실감나게 그리더군요.
    rucien/ ㅠ,ㅠ 그렇죠…하지만 여기만 해도 루크는 아직 애라서..우하하하하. 좀 경쾌한 맛이 있어요. ^^*
    라스/ 아이고오, 저야말로 넙죽…….
    Siri♡/ 확실히 소설들은 인물들의 내면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어서 좋아요. ^^* 그런데 뭐랄까, 으음. 영화의 경우는 가끔 소설과 영화의 괴리가 느껴지기도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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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lukesky

    세이/ 아, 페리씨의 루크는 정말 마음에 들어요. >.< 잘 보고계신다니 저도 뿌듯합니다.
    음, 로그편대같은 경우는 저도 1권까지밖에 안읽어서 뭐라고 말씀드리기가 좀 그렇군요. 지금쯤 10권도 훨씬 넘게 진행되었을텐데….주인공이 클래식의 올드 로그 대원들이 아니라 코란과 그외 새로 등장한 인물들이어서 읽다가 그만 뒀거든요. 아마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저보다 하비님이 훨씬 잘 알고 계실듯 합니다. 오리지널 대원들이 주인공인 책이라면 저도 들이파고 싶습니다만…ㅠ.ㅠ
    람감/ 오히려 제가 송구스럽습니다. ㅠ.ㅠ
    사과주스/ ^^* 전투를 할 때는 소년 루크로 돌아간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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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곤도르의딸

    오오, 저 부분만 읽어도, 루크의 짧은 수련기간을 생각해 볼 때 저 청년이 상황상황에서 포스를 운용하는 기술은 확실히 탁월한 것 같아요. 노블 부분은 잘 모르고 있는데.. 번역이시라니,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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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핑백: 루크스카이, SP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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