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돌아왔다> 관련 기사

시네21 no. 509에서 발췌합니다.

사랑도 해동이 되나요?
냉동인간을 소재로 한 <그녀가 돌아왔다>, <패션70’s> 아성 누르나

1990년대 초반쯤, 한 방송사의 설날 특집 만화, 미래를 배경으로 한 그 만화에서 한 여자가 외계에서 온 희귀한 바이러스에 감염된다. 여자를 사랑하는 남자주인공은 치료약을 찾ㅇ르 때까지 여자를 냉동시키기로 하고, 치료약을 찾기 위해 넓디넓은 우주 공간으로 모험을 떠난다. 충격적인 것은 결말 부분. 남자가 찾아온 치료약으로 바이러스를 이기고 냉동 상태에서 풀려난 여자는 남자와 똑같이 생긴 또 달느 남자와 사랑에 빠진다. 알고보니 그는 남자주인공의 아들. 치료약을 찾는 데 20여년이 넘는 시간이 걸린 것이다. 주인공이 수많은 역경을 이겨내고 치료약을 찾아 여자를 깨어나게 하기만을 기다린 시청자에게 백발이 성성한 주인공의 쓸쓸한 뒷모습은 가슴아픈 반전 그 자체였다.

<아톰>을 만든 일본의 대표적인 애니메이션 감독 데즈카 오사무가 1986년 만든 <은하탐사 2100년: 보더 플래닛>은 독특한 내용으로 그렇게 한국의 시청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리고 2005년, 이제 그 만화적인 상상력이 드라마를 통해 재현된다. <러브홀릭> 후속으로 6월 27일부터 방송되는 <그녀가 돌아왔다>는 냉동인간이라는 소재와 시대를 뛰어넘어 아버지와 아들이 한 여자를 사랑하게 된다는 내용이 만화와 닮았다. 하지만 여자가 깨어난 뒤 벌어지는 갈등 상황에 초점을 맞추었으니, 이를테면 만화 ‘그 이후의 이야기’인 셈이다.

…..후략


-> 그러니까,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한 둘이 아닌겝니다. 너무나도 특이한 주제가, 너무나도 닮아 있거든요. 하지만 이 기고가는 그 부분을 아주 잘 피해가는군요. 어떻게든 너무 비슷해서 한 마디 해 주고 싶은데, 그렇다고 사정상 몰아붙일 수도 없는 듯한 느낌이랄까요. 슬쩍 드라마가 정식으로 만화의 뒷 이야기를 잇는 듯 말하면서도 그 다음에는 또 “이를테면” 이라며 표절이나 도용은 아니다 라고 하고 있으니.

사실은 바람의 나라 – 태왕사신기 때도 이와 비슷한 느낌을 주는 기사를 읽었더랬습니다. 아주 잠깐 동안 태왕사신기와 바람의 나라를 언급했었는데, 대충 “마치 바람의 나라를 보는 듯하다”는 표현을 짧게 남기고 다른 주제로 넘어갔었지요. 만화 관련 기사였으나 반면 그 매체가 드라마와도 빼놓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는 곳이었기에 속으로 생각했었지요. “이 사람, 가만히 있기에는 양심에 찔리고 너무하지 않냐고 뭐라고 한 마디 해주고 싶지만 자신의 개인적 위치나 이해관계 때문에 직설적으로, 혹은 길게 이야기하지 못하는구나” 하고요. 뭐, 제가 받은 느낌이니 필자가 실제로 어떤 의도를 가지고 썼는지는 확실치 않죠.

무단도용 문제가 한참 불거져나왔을 당시 매주 보는 시네21 뒤쪽을 뒤적이며 아무리 작아도 좋으니 관련 기사가 하나라도 나오지 않을까 하고 기대했었습니다. 이 잡지는 기본이 영화, 그러나 상당부분을 같은 영상매체인 TV프로그램에도 할애하고 있으며 만화에도 꽤나 호의적인 녀석입니다. 간혹 동인녀같은 기자들의 글을 읽으며 키득거렸던 적도 있고, 만화나 애니메이션 팬이라는 ‘삘’이 느껴지는 기자들도 보이지요. 하지만 전혀 없었어요. ^^* 물론 태왕사신기는 배용준 때문에 간간히 언급되기는 했지만요. 아마도 자료가 부족하고 짧은 시간 내에 공중파를 탄 <그녀가 돌아왔다>와는 달리 아직 방영까지는 먼 이야기라 그렇겠지요. 어느정도 이해를 하면서도 약간의 배신감은 어쩔 수 없던데요.

아직 많은 나이라고 부르기도 뭐하고 극단적인 세상의 쓴 맛을 본 적도 없지만, 그래도 사회에 나와서 하나씩 깨달아온 것이 있습니다. 타협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이죠. 그래서 문득문득 이런 행간을 아주 엷게나마 읽을 수 있는 글을 볼 때마다 약간 착잡해집니다. 1의 세계와 2의 세계가 충돌했을 때, 그 괴리감을 어떻게 줄여야 할 것인지 고민하는, 그렇지만 어떻게든 이 세계에서 살아남으려고 발버둥치는 제 모습이 보이는 듯 해서 말이죠.

….전략

냉동인간에 대해서도 과학잡지에 실린 기사를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지만 아직 우리나라에서 현실화된 예가 없는 만큼 드라마적 장치로만 사용할 뿐 깊이있게 파고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이야기가 강하고 감정이 짙은 내용이지만 부담없이 재미있게 볼 수 있도록 경쾌하게 그리겠다”는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80년대 풍의 고전적이고 단아한 사랑과 현대의 솔직담백하고 발랄한 사랑을 자연스럽게 버무리겠다”는 것이 <그녀가 돌아왔다>에서 보여주고자 하는 김 PD의 기획의도다. 김 PD는 여러 논란에 대해서도 “일단 드라마를 보면 진정성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후략


->………….여전히 앞뒤가 안 맞는 말이긴 합니다만 [대체 뭔 소리를 하는 건지] 뭐 그건 차치하고, 개인적으로는 “여러 논란”이라는 게 대체 뭔지가 궁금하군요. “일단 드라마를 보면….” 사실 따지고 보면 모든 감독들과 PD들이 하는 판에 박힌 소리이긴 한데, 왜 이리 실소만 나오는지 모르겠습니다.

덧. 참고로 필자는 피소현/<스카이라이프> 기자입니다.



<그녀가 돌아왔다> 관련 기사”에 대한 16개의 생각

  1. 일레갈

    내용은 안봐도 뻔한 한국드라마 식으로 흘러갈 것임이 90% 확정적이다, 라고 생각되지만 저 소재만큼은 정말 저기서 따오지 않았다면 어떻게 이런 차이점을 가진 매체와 나라에서 이렇게까지 똑같은 소재가 나올 수 있었을까…. 라고 생각됩니다.

    응답
  2. 작은울림

    남자 캐릭터 이름이 – 하록 – 이었던가요 ….? ㅡ,ㅡ
    씨네21 기자가 아닌 외부 필진이라고 해도 좀 너무하는군요.
    흠냐…

    응답
  3. 사과주스

    다른내용이야 되겠지요. ‘너무나도 뻔한 삼각 혹은 사각관계에다가 여주인공은 이리저리 흘러다니다가 결국엔 돈많은 놈하고 눈맞아 짝짜꿍’ 하는 스토리로 말이지요 -_-; 가끔 드라마 작가들은 창의력은 대체 어느 은하계에다가 버려두고 왔는지 궁금하더군요.

    응답
  4. 빨간그림자

    진정성과 표절 논란의 연관 관계를 모르겠네요. @.@a

    응답
  5. lukesky

    일레갈/ 냉동인간이라는 소재 하나만 빼면, 말씀하신 대로 전혀 특별할 것이 없다는 것이 문제죠. 그리고 드라마를 특별하게만들어주는 그 장치가 저런 기사가 나올 정도로 비슷하다는 것이 더욱 큰 문제고 말이죠.
    작은울림/ ‘하록’이지요…….-_-;;;;;;;;
    사과주스/ 있는 창의력을 인터넷 뒤져서 쓸만한 소재 찾는데 다 써먹을 거라는 데 걸겠습니다.
    냉혈한/ 하핫 ^^ 역시 리모컨 장악권이란 중요하죠.
    빨간그림자/ 그러게요. -_-;;;
    rumic71/ 예, 처음 느낀 게 그거였어요.

    응답
  6. qwan

    어차피 3각 관계에 뻔한 이야기로 가버릴 거면 소재는 배끼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 중입니다. 어차피 그렇게 갈 거면서…

    응답
  7. 다카드

    대놓고 표절이나 도용이라고 하면 명예훼손죄로 걸리잖아요. 일거리도 떨어질 거고… 그래도 저렇게 슬쩍이라도 쓰고 싶었던 거겠죠. 그나마 낫다고 할까.

    응답
  8. 지그문트

    그나저나 카피가 참 재미있네요. ‘사랑도 해동이 되나요’;
    저 바닥에서 먹고 살려면 알아서 기어야 하는 모양입니다. 그래도 시청률이 좋지 않다니 그거라도 위안을 삼아야죠 -_-

    응답
  9. misha

    사실 이 참에 호되게 한번 당했으면 하는 마음도 있어요. 일본 측 시청자들이 꼭 봐주길 바랄 뿐입니다.

    응답
  10. lukesky

    qwan/ 제가 보기엔 어차피 뻔한 이야기로 갈 거기에 소재라도 베껴서 특이해 보이려고 한 것 같아요. ^^*
    다카드/ 그렇지요. 세상 살기 참 힘듭니다……..
    Siri♡ / 그런 겁니다. ^^*
    지그문트/ 사실 굳이 이 문제가 아니더라도 눈을 조금만 크게 뜨고보면 기자들이 의도적으로 건드리지 않고 피해가려는 부분들을 발견할 수 있더라구요. [전 ‘사랑 기억하고 있습니까 쪽이 더 재미있거둔요. 훗.]
    비공개/ 그래주면 얼마나 좋을까요. –;;;

    응답
  11. 체샤고양이

    돌팔이 약장수도 아니구.. 이 약 한번 먹어봐! 처럼 한번 봐봐! 군요. 건강을 잃던 마음을 해치던 책임져 주지도 않을거면서.

    응답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이 사이트는 스팸을 줄이는 아키스밋을 사용합니다. 댓글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알아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