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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비안의 해적 2 – 망자의 함 [미리니름 주의]

먼저, 저는 뎁씨를 사랑합니다. 뎁씨의 잭 스패로우 선장님을 사랑합니다. [그리고 히라타 씨의 잭 선장님도..쿨럭쿨럭] 그 짙은 아이라인과 낭창낭창한 허리, 허공을 오르내리는 손가락, 흐늘거리는 다리를 사랑합니다. 번쩍이는 금니와 앞니에 까칠한 막 하나를 덧씌운 듯한, 그 옆으로 새 나가는 발음을 사랑합니다.

하지만 선장님에 대한 찬사는 다른 많은 분들이 대신 해주실 테니, 저는 이쯤 해두고 무엇보다,

제독니임!!!!!!!!!!!!!!!!!!!!!!!!!!!!!!!!!!!!!!!!!!!!!!

아이고 제독님, 단정한 가발에 빨갛고 하얀 군복, 절도있는 몸가짐, 세련된 목소리의 당신도 좋지만
하늘 높이 헝클어진 머리카락, 그런 와중에서도 조금 정신차리고 나면 까만 리본으로 다소곳하게 묶어주고 있고, 하늘같던 인생 모조리 망쳐먹었다고 그 아리따운 목소리로 넋두리를 해주시니 왜 이리 귀엽대요! 거기다 아직도 잃어버린 사랑을 가슴에 품고 있는 순정파에, 잭 선장님의 본심을 꿰뚫는[더구나 그 바닥에서 조금 뒹굴다보니 한층 업그레이드되서리] 얍삽함, 가끔씩 사람들을 이간질 시키는 그 빈정거림, 여전히 자리잡은 야망, 순간적인 판단력이 가미된 대담함, 그리고 무엇보다도, 무엇보다도,

쪼잔하기까지 해!!!!!!!!!!!!!!!!

아우, 이 뼛속까지 속물귀족 약점투성이 아저씨 같으니!!! 이제 밑바닥 인생에서 돼지와 함께 뒹굴어보기조차 했으니 최고!!!!! >.< 다음편까지 이 훌륭함을 계속 이어가줘요!!! 3편에서 형편없는 적수로 전락해버리면 실망할 거야!!!!!

그리고……….왜………..아무도……..
데비 존스가 빌 나이히씨라는 걸 말해주지 않은 겁니까아!!!! 크레딧 올라갈 때 겨우 알았다니까요, 크흣.

1. 앞부분 30여분은 사실 좀 지루했습니다. 전반부 웃기기 위해 끼워맞추기 티내는 건 에피3로도 족하다구요. ㅠ.ㅠ 하지만 최종 40여분은 정말 걸작이었습니다. 제길, 한참 깔깔대며 웃다가 가슴이 찡해 죽는 줄 알았다구요. 내년이 기다려집니다

2. 역시 미녀의 기본은 남장입니다. [단호!] 게다가 전에도 말했듯이, 얼굴에는 땟국물이 줄줄 흐르고 피부는 까칠하며 머리는 산발이어야 합니다!!!!! [팬 맞다니까요.]

3. 올랜도 군은….이번에도 매끈한 등이…[퍼억!] 당장 소리지르실 분이 머릿속에 떠오르더군요. 저로서는 이 친구는 역시 목소리가 제일 마음에 듭니다만.

4. 조나단 프라이스 씨 최고. 역시 아버지란! 거기다 제프리씨까지!!!!! >.< 3편은 가히 별들의 향연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듯 합니다!! 모든 캐릭이 한자리에 모일 테니까요.

5. 꺄아, 특수효과만 ILM인줄 알았더니만 사운드 믹스도 Skywalker sound더군요!!!

우후, 정말이지 제독님은 뜻밖의 수확이었어요. 으훗.

아파트 – 미리니름 있습니다.

아파트 보고 돌아왔습니다.

기대보다 상당히 괜찮았어요. 사실 영화를 만든다고 했을 때부터 [그리고 주연이 고소영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부터] 조금 불안한 감이 있어서 “봐야겠다”고 생각한 영화는 아니었습니다만, 우연한 기회가 생겨 후배 녀석과 보러갔는데, 이거 생각보다 영화답게 잘 옮겼다는 느낌이더군요.

갑자기 소위 “사회적 사안”을[역시 우리나라 영화에서는 “올바른 사회의식”이 빠질 수 없군요] 잔뜩 끼워넣어서 놀라긴 했으나, [갑자기 웬 히키코모리가 등장해서 깜짝 -_-;;;] 그 부분이 오히려 어찌보면 “상업영화”로서의 적당한 타협점을 만들어주었기에 점수를 높이 사 주고 싶습니다. 단, 어설픈 복수극으로 인해 “소외”라는 주제의 범위가 약간 어긋나고 희미해져 버렸습니다. 처음에는 제대로 시작했는데, 중간에 평범한 공포영화쪽으로 방향을 틀었다가, 다시 끝 무렵에서 몸을 회전하여 제자리로 돌아옵니다.

사실 주인공 오세진은 처음부터 희생자로서 선택된 사람이었습니다. 그녀는 스스로가 외로운 사람이면서도 다른 소외된 이를 외면했으며, 그 자체로 죄책감을 가지고 사는 인물이었으니까요. 저는 처음 나타난 붉은 옷의 여성을 그녀 자신의 죄책감이라고 해석합니다. 그렇기에 휠체어의 소녀는, 그녀에게 구세주와도 같았죠.

하지만 그녀는 동류임에도 불구하고, 동류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기에 그 오만의 대가를 치른 겁니다.


덧. 저승사자씨가, 저승사자씨가! 제가 좋아하는 저승사자씨가!!! ㅜ.ㅜ
덧2. 노총각[인지 이혼을 했는지] 형사 아저씨와 여고생의 다정한(?) 마지막 장면
– 본인의 반응1. 아저씨, 이제 그 똑똑한 여학생 키우기 작전에 돌입하시는 겁니까……-_-;; 하기야, 왠지 여학생이 형사 아저씨를 잡아먹고도 남을 분위기긴 했습니다만, 쿨럭.
– 본인의 반응2. 그럼 여기서 순정만화로 이어지는 겁니까!!!!!
덧3. 휠체어 아가씨 역할의 배우, 상당히 매력적인 얼굴이더군요. ^^

슈퍼맨 돌아오다 – 미리니름 주의

1. 오프닝만으로도 두 번 볼 가치가 있다!
메가박스 1관, 앞에서 7번째 줄 중앙에서 보는 기분은 정말 우주를 나는 듯 째지더군.

2. 모든 역사를 되풀이하고 또 되풀이해도, 이 “아버지와 아들, 그리고 또 그 아들”로 이어지는 스토리는 수퍼 영웅과 마찬가지로 바닥나지 않는 우물이려나.

3. 검은 머리, 푸른 눈동자, 오목하니 갈라진 턱, 소위 서양애들이 좋아하는 강인해뵈는 사각형 턱, 적당히 그을린 피부와 탄탄한 근육
– 감독 취향이 틀림없다. -_-;;;;;; 영화를 보다가 깨달았는데 가끔씩 수퍼맨과 리처드가 헷갈리기도 하더라…쿨럭. [나 하나 뿐인가, 그런 사람은? ㅠ.ㅠ]

4. 어릴적에 본 슈퍼맨은, 멋지긴 하지만 열광하는 캐릭터는 아니었다. [나는 그의 캐릭터에 열광하기보다는 그의 “돼지꼬리 애교머리”를 사랑했다] 그는 너무나도 “절대적”이었기 때문이다. 아아, 아무리 크립토나이트로 인해 무방비 상태가 된다고 해도, 그는 여전히 강인하고 감히 대적할 수 없는 상대였다.
………….오늘, 그 이유를 여실히 깨달았다.

크리스토퍼 리브 씨의 등발로는 아무리 불쌍해보이려고 해도 불쌍해보이지가 않아……….ㅠ.ㅠ
반면 오늘 열심히 두들겨맞은 브랜든 군은 정말 연약해보여 여린 내 가슴을 아프게 했다. -_-;;;

사실 너무 조각처럼 생겨서 약간 무섭기도 하더라.
그건 그렇고, 대체 어디서 그렇게 꼭 빼닮은 배우를 찾아낸건지, 정말 신기하다고밖에는…..

5. 마스덴 군………ㅠ.ㅠ 제발 이제 그런 역할 좀 그만하고 다른 영화에서도 좀 어케 해 보지? 차라리 악역을 해, 응? 악역을 해줘….이거 어디 짠해서 두고 볼 수가 있나. 크흙.
– 비록 개성은 없으나, 리처드의 캐릭터가 단순한 연적 이상으로 그려진 건 엑스맨에서 사이클롭스의 운명을 그리 만들어버린데 대한 감독 나름대로의 죄책감 표시였을지도……라고 해봤자, 어쨌든 “굴러온 돌한테 애인 빼앗기는” 건 똑같잖아!!!! [아, 슈퍼맨의 경우에는 리처드가 굴러온 돌이려나…..]

6. 사실 케이트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로이스로 처음 등장했을 때도 별로 내키지 않았다.
………….만은, 역시 드레스를 입으니 예쁘더라. -_-;;; 옷이 문제였던 걸까.
꼬마 제이슨은, 귀엽긴 한데….^^

7. 렉스 루터…..아저씨. 아저씨. 아저씨이!!!!!! ㅠ.ㅠ 광기어린 희극배우. 닥터 이블같아아아아…!!!
간혹 살짝 들여다보곤 하던 스몰빌 때문에, 이 아저씨에 대한 애정도가 급상승했건만…ㅠ.ㅠ
그리고 케빈 스페이시 아저씨는…정말 머리카락이 붙으면 인상이 달라 보인다. -_-;;;

8. 저 놈의 신문사는 달라진 게 하나도 없구만.
[하지만….5년 만에 카메라 폰이라……쿨럭.]

9. 빌어먹을, 엑스맨 3를 버리고 떠날만하구만. 거의 킹콩을 볼 때와 비슷한 기분. -_-;; 아니, 킹콩보다 더해. 피터 아저씨는 징난기로 한바탕 재미있는 판을 벌려놓았다는 느낌이라면, 이 아저씨는 아주 진지하게 과거를 보완시킨 꿈을 펼치고 있다. 영혼을 불사르고 있어. -_-;;

10. 이것도 정말 3편까지 나오려나.

소피 숄의 마지막 날들 –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자의 죽음


그 책은 오라비와 누이의 몇몇 다른 서적들처럼, 표지를 알 수 없도록 종이 책가위로 싸여 있었다. 그런 책들의 의미는 단순했다. 소위 “대학생용 서적들”, 시위와 데모, 운동권과 연관된 것들이었다. 호기심에 들춰본 녀석들은 대개 너무나도 재미없고 어린 내게 다소 버거운 딱딱한 내용이었지만, 또 그중 몇몇은 몇 번을 읽고 다시 읽을만큼 충격적이고 매력적이기도 했다. 빨간 손톱이 달린 북한군과 중공군의 판타지에서는 벗어났지만, 여전히 독일은 나쁘고 유대인은 불쌍하며 베트남전의 구도는 아무리 들여다봐도 이해가 잘 가지 않는다는, 그런 사고를 지녔던 시절의 일이다.


1943년 2월 22일, 세계 2차대전이 무르익어가던 나치 치하의 독일에서 한스 숄과 소피 숄 남매와 프롭스트라는 세 명의 대학생이 처형대에 선다. 죄목은 반역 및 선동, 이들은 독일의 반나치학생단체인 백장미단의 일원이었다.

영화는 제목 그대로, 백장미단의 유일한 여성단원이었던 소피 숄이 오빠 한스와 함께 유인물을 뿌리다 발각되어 처형에 이르기까지의 생애 마지막 엿새간을 그리고 있다. 평범한 여대생처럼 여자 친구와 함께 영어 노래의 가사를 흥얼거리던 소피가 다음 화면에 들르는 곳은 학생들이 몰래 숨어 유인물을 인쇄하는 비밀회합장이다. 두 남매는 교과서가 들어가야 할 가방에 수백수천장의 유인물을 담고 국가가 등록금을 지원하는 지성의 상아탑 뮌헨대학에 뿌리러 간다.

현장에서 체포되어 사흘동안 이어지는 기나긴 신문, 냉정하고 침착한 거짓말과 부인을 거쳐, 속속들이 드러나는 증거물에 그녀는 “죄”는 부인하되, 자신이 한 일은 부인하지 않는다. 일방적인 재판과 속전속결로 행해진 처형. 하지만 그들은 끝까지 당당하고 떳떳했다. 바구니 안에 목이 굴러 떨어질 때까지.

영화의 대부분은 소피가 구치소에서 보낸 날들, 수사관과의 신문 내용을 담고 있다. 조국과 공동체와 총통을 부르짖는, 실은 평범한 인간에 불과했던 수사관과 그 앞에서도 전혀 당황하지 않고 자신의 신념을 관철하는 두 사람의 응대로. 나는 그 모습들을 모두 믿지 않는다. 과연 수사관이 소피의 말에 동정심을 보였을까? 조금이나마 움찔하며 말문이 막혔을까? 정말로 재판장의 나치당원들은 어쩔줄 모르는 얼굴을 감추려 들며 일순간의 침묵으로 감정을 표현했을까? [만일 그랬다면 나는 진심으로 독일인들의 양심에 경의를 표하는 바이다]

공습이 이루어지는 와중에 창문을 내다보는 소피와, 처형장으로 끌려가면서 따스하고 밝은 햇빛을 음미하는 그녀의 표정과, 마지막 순간을 앞두고 한 가치의 담배를 나누어 피우던 세 명의 젊은이들과,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 들려오는 목소리가 왈칵 눈물을 쏟게 만들었다. 그 묘하게 희극적인 재판장 장면이 감독이 의도한 바인지 아닌지는 모르겠다. 어쩌면 그것이 진실인지도 모른다.

이 사건으로 인해 백장미단은 와해되었지만, 목숨을 잃은 젊은이들의 소원대로 수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존재와 그들의 견해와 그들의 행동을 알게 되었다. 안에서도, 밖에서도, 침묵하고 있던 자들과 기다리던 자들, 그리고 미래의 자들까지.


그 책의 제목은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자의 죽음”이고, 저자는 숄 남매의 맏누이 잉게 숄이다. 모든 세상이 침묵했던 것은 아니다. 모든 세상이 굴했던 것은 아니다. 누군가는 언제나 눈부신 햇살을 정면으로 올려다보고 있었다.


덧. 이 영화를 본 시네코아는 내일을 마지막으로 문을 닫는다.


이제는 또 어떤 극장에서 영화를 봐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