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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에서


“사바세계로 불리러 갈제 나를 따라 오너라.
멀고도 험하고도 거칠은 길이로다…
가도 가도 또 넘어진다. 넘어졌다 일어선다. 가다 가다 또 넘어진다….
신도 싫고 인간도 싫다. 혼자있고 싶어진다…그때에도 신명께 의지해라”

사이에 있기 때문에 고달프다. 사이에 있기 때문에 애닯다.
아무도 알 수 없는 세상, 아예 저 너머의 세상에 있다면 경외이고 공포일 것이다.
그러나 그곳에는 이르지 못했고 이곳을 떠나지도 못했다.

그러므로 경계(境界)란, 언제나 경계(警戒,)의 대상인 것이다.

나는 다른 인간들을 이해할 수 있는 당신들이 부럽고 측은하다. 원래 인간이란 그러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그래서 당신들은 무섭고 아름답다. 신을 인간의 경지로 끌어내리기 때문이다.
그렇다. 당신들이 그토록 괴로운 이유는 가해(可解)를 불가해(不可解)의 세계로 데려가는 경계가 아니라 불가해를 가해로 데려오는 경계에 서 있기 때문이다.

호텔 르완다 & 13계단 & 쇠종 살인자

1. 호텔 르완다
– 몇 년 만의 개봉이냐!!!! 현재 메가박스 & 하이퍼텍 나다 & 정동 스타식스에서 상영중.
– 이 영화를 보러 갈 때에는 필히 손수건이나 티슈를 준비해 가기 바람.
– “인간은 왜 그리도 잔인한 것일까”
– 낮에 봤기에 망정이지 밤에 봤더라면 술독에 빠졌을지도 모른다.

2. 13계단
– 이제까지 읽은, 몇 개 안 되는 일본 추리소설 가운데 제일 재미있게 본 녀석.
– 우리나라의 사형제도는 일본과 비슷할까?

3. 쇠종살인자
– 쇠못살인자보다 훨씬 흥미로웠음. 사건 세 개가 한꺼번에 흘러간다는 사실이 마음에 들었다.
– 그건 그렇고, 이 글의 설정을 어느 정도나 신빙성있게 받아들여야할지 모르겠다. 중국에서 도교와 불교가 정말 그런 취급을 받았던 거야???


……………아아, 날씨는 정말 끝내주게 좋은데…….의욕이 바닥을 긴다.
세상만사가 귀찮아.
묘하군, 가을이면 내 심리상태가 최고조를 뿌리는 시기인데.
더 이상 무심하고 무뎌지면 안 돼. 그러면 정말 냉혈한이 되고 말 거야.

덧. 류시엘님 케이크, 나도 얻어올걸…ㅠ.ㅠ 이런 기분일 때에는 초콜릿을 먹어야 하는데, 크흑.

유실물

……….예매한 내가
영화관을 나오며 친구에게 미안해 고개를 못들었다.
[사실 두명 다 안 본 영화 가운데 시간이 맞는 녀석이 이 것 밖에 없어서 고른 것 뿐이었지만]

대체 이 영화, 하고 싶은 말이 뭐야!!!!!
가족물이었어? 우정물이었어?

일본 영화는 정말 도저히 감을 못잡겠다. -_-;;;;
가끔 가다 예상 외로 괜찮은 놈이 있는가 하면 이렇게 뒤통수를 치는 놈들도 있으니.

세상에, 공포영화라는데 한시간 반 내내 극장 안에서 들리는 건 사람들의 허탈한 웃음소리 뿐이었다.
심지어 저 앞과 옆과 뒤에서 시시 때때로 핸드폰 액정 화면이 깜박거리는 데 화도 나지 않더라. -_-;;;

“괴물” 시사회 다녀왔습니다


1. 이것은 당연하게도, 봉준호 감독의 영화다. 그의 영화를 한 편이라도 본 사람들은, 이것이 당연히 그의 영화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2. 왜냐하면 이 영화는 그 어느 때보다도 노골적이기 때문이다. 어찌보면 지나치게 노골적이기 때문이다.

3. 온갖 평론가들이 말하듯이, 이것은 가족영화이고, 괴수영화이며, 반미영화고, 코미디이자 사회고발영화이다. 이 영화는 그 사실을 전혀 숨기지 않으며 오히려 떳떳이 내세우듯 말한다. “당신이 보고 말해달라고.” 언제나 가장 진지해야할 때에, 가장 쓴 눈물을 흘려야할 때에 저도 모르게 웃음이 비죽 새어나오는 이유는 아이러니 때문이 아니다. 우리는 그것이 진정한 현실임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현재 우리가 사는 삶임을 스스로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4. 너무나도 전형적인 구석들이 눈에 띄기에 안심하고 영화에 몰입하고 있을 때, 간혹 주어지는 의외성이 커다란 영향을 발휘한다. 솔직히 어색하고 의아하게 느껴지거나 클리셰적인 장면이 한두군데가 아님에도 그 “간혹”이 그 사실을 잊어버리게 만들어준다.

5. 배우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처음 이 캐스팅이 발표되었을 때, “감독이 자기가 믿음직한 인간들로만 골랐군”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들은 과연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심지어 생김새마저 진짜 가족이라고 해도 전혀 위화감이 없을 정도다. 그러나 그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존재는 고아성이다. 이 귀여운 소녀의 눈망울은 최고다.

6. ………제발, 불 그래픽은 좀 어떻게 안될까? ㅠ.ㅠ 이건 좀 심하잖소. 가까이 보이는 괴물의 모습은 확실히 감탄할만 하나 전경으로 빠질 때 어색함은 감출 수가 없다. [웨타의 고질병인가?]

7. 하지만 이 한마디면 해결될 것이다.
재미있다!!!!!!
제발, 그 빌어먹을 한반도 같은 영화가 “1위 어쩌고 저쩌고”하는 기사는 더이상 보고 싶지 않으니 빨리 개봉해서 차라리 괴물 기사로 도배해주길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