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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거리 극장

사실은 이런 영화가 있다는 이야기를 아주 잠깐 들었을 뿐 별로 끌린다는 느낌은 아니었습니다만, 빨간그림자님의 삼거리극장 리뷰를 읽고 보러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제 개봉했고, 서울에서는 서울극장과 대한극장에서 막을 열었군요.
 


1. 확실히, 호오가 극단적으로 갈릴만한 영화입니다. 만화적인 감성, 흥겨운 음악, 노골적으로 밝히는 인위적 세팅, 비틀어진 언어유희 등을 즐기시는 분께 추천드립니다. [대충 어떤 분위기인지 짐작하시겠죠.] 처음에는 조금 어색하게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노래가 한번 나오고 나면 그 분위기에 몰입할 수 있습니다. 진지하고 논리적으로 접근하시려는 분들께는 비추천.

2. 배우들이 훌륭합니다. 에리사와 완다 역의 여자 배우들은 카리스마가 뛰어나고, 광대 모스키토 역의 배우는 저음이 좋더군요. 사장님 역할의 천호진씨도…으음, 노래는 약간 불안합니다만, 광기어린 연기는 괜찮았습니다. 아무래도 분위기라는 게 있어서. ^^

3. 노래 가사가 일품입니다. ㅠ.ㅠ 특히 “똥 싸는 소리”에서는 계속 웃느라 정신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문제는 극장에서는 노래 가사의 일부가 잘 들리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특히 뮤지컬적인 분위기에 익숙하지 않은 초반에는요. 앞부분에서는 아예 자막으로 깔아줬으면 하는 생각까지 들더군요. 이건 어쩌면 녹음의 문제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사실은 계속 노래만 불러주면 더 좋겠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4. 한국 최초의 괴수영화가 생각보다 뛰어납니다. [우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핫!!] 게다가 사회적 문제의식까지 갖추고 있어서 완성도도 훌륭하고요! 누가 생각했는지 몰라도, 정말이지 기발합니다.

아, 저한테는 정말 괜찮은 수확이었어요. ^^

빨간그림자님의 삼거리극장 리뷰 두번째, OST 관련 : BGM update: 영화 삼거리극장 OST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놀랍게도, 먼저 예상보다 훨씬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어주는 영화였다는 점을 고백해야겠다. 어떤 이들에게는 그저 화려한 의상과 배경으로 눈돌아가게 만드는 영화로만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직장여성으로서의 나는 여러 가지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의 과거, 나의 현재, 친구들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한 걸음 더 나아가 남자친구녀석들의 고민들까지. 아마도 우리 나이대의 아이들은 이미 한 차례 폭풍같은 고비를 넘기고 지금 여기 서 있는 것이겠지만 또 어떤 이들은 뒤늦게나마 새로운 상황 속으로 발을 내딛기도 한다.

예전에 어떤 친구는 자고로 직업이란 하고 싶은 일 > 할 수 있는 일 > 해야하는 일과 같은 우선순위를 지니고 있다고 했고, 또 다른 친구는 직장이란 돈을 많이 주거나,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좋거나, 좋아하는 일을 하거나 적어도 셋 중 한 조건을 갖춰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고 했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화려하고 폼나지만 힘들고 치사한 곳과 월급은 많지만 일이 지겨운 곳과, 하고 싶은 일이지만 보수가 적은 곳 사이에서 갈등하는 걸까. 그 중에서 결국 꿈을 찾아나서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앤디는 잠시 꿈을 꾸었던 것이다. 미란다의 말이 맞다. 두 사람은 비슷한 종류의 인간이었다. 앤디는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있었고, 결국은 제자리로 돌아갔다. 하지만 여기에는 가치판단이 존재하지 않는다. 신문사 사람들은 패션 잡지를 무시하고, 패션계 사람들은 문학이나 언론을 비웃는다. 나? 솔직히 말해 전자에 가깝겠지만, 인터넷 신문 기사를 읽기 시작한 뒤로는 어느 정도 태도가 바뀐 것 같다.

여하튼, 아주 훌륭한 영화라고 말하기는 어렵겠지만 기대 이상이었고, 결코 시간낭비는 아니었다고 주장하고프다. 특히 직장여성 동지들끼리는 나름대로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듯.



덧. 우리 모두 메릴 마님을 경배합시다!!!!!! >.< 당신의 은발과 고상한 척 속삭이는 목소리는 정말 속물적이었어요!!!!

덧2. 앤 해서웨이는 생긴 것도 워낙 인형처럼 예쁘장하게 생겨서 보기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지난번에는 줄리 앤드류스 님과, 이번에는 메릴 스트립 님과……아주 복이 넘치는 아가씨다! ㅠ.ㅠ [하긴, 그 두 노중년 여배우들이 사실은 한 ‘성깔’ 하는 탓에 어린 배우가 고생을 했을 수도 있고, 어쩌면 그 반대였을지도 모르지만] 여하튼, 그렇게 예쁜 얼굴을 그런 짙은 화장으로 떡칠하는 건 개인적으로 범죄라고 생각한다. -_-;;; 화장도 적당히 해야지, 원.

라디오스타


예전에 어떤 영화잡지에서 스턴트맨에 관한 영화가 제작될 예정이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화려한 영화의 뒷세계, 아무도 눈길주지 않는 그러나 없어서는 안될 그 세상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스턴트맨이 직접 쓴 소설을 원작으로 그들의 꿈과 희망, 그리고 삶을 그릴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큰 기대가 된다는 말과 함께, 평론가는 마지막으로 한 문장을 덧붙였다. “비록 배우의 그늘에 묻혀 보이지 않는 곳에서 활약하는 주인공 스턴트맨의 역할은 결국 톰 크루즈가 맡게 되겠지만. 그리고 수백만달러짜리 몸값을 지닌 그의 스턴트는 또 다른 얼굴없는 스턴트맨의 몫이겠지.”

이 영화를 보는 내내, 그 문장을 떠올리고 있었다.

그러나 그 글을 읽을 때처럼 쓴웃음을 짓지 않았던 것은, 아마도 안성기 씨 때문이겠지. [아, 제기랄, 난 저 아저씨의 웃는 모습이 너무나도 좋다. 박중훈 어깨에 툭 하니 고개를 올려놓는데, 비명소리 막느라 죽는 줄 알았다] 꼬맹이 시절부터 연예계에 들어와 지금 이 때까지 모든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 [적어도 존중을 받는] 이른바 국민배우라고 불리는 그가 개인적으로 가깝기로 유명한 후배 박중훈의 옆에 붙어다니며 그에게 담배와 불과 커피를 바치고, 그를 위해 모든 수모를 감내하고, 모두에게 ‘릴렉스’를 외치고, 다른 후배들에게 고개를 굽신거리는 모습은 일종의 경건함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누누이 말하지만 세상에는 영화 속에서 절대로 망가져서는 안 되는 배우들이 있다]

이 영화를 보고 추천의 말을 써준 배우와 가수들은, 자신의 옆을 돌아보았을까?
톰 크루즈의 대역을 하는 스턴트맨들은, 정말로 행복한 거겠지?


덧. 미친듯한 일 주일이 지나갔다. 이제야 그나마 숨을 좀 쉴 수 있을 듯.
하지만 여전히, 주말은 정신이 하나도 없는 상태.
며칠 전까지만 해도 ‘마시멜로 이야기’ 때문에 시끄럽더니, 오늘 ‘지푸라기 여인’을 읽고 있는데 여자 주인공이 번역이나 하며 근근히 생활하고 있더라. -_-;;;;;;;

덧2. OST 사야지….쿨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