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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아맨(2018)

이렇게 단순무식할수가.

솔직히 예고편이 너무 지루하게 나온데다 개인적으로 인물들의 디자인 또한 너무 단순하고 지나치게 코믹스에 가깝게 나와서 기대를 거의 안한 상태였는데… 아서 캐릭터 성격이 그래서 그런지 생각보다 즐겁게 보고 웃었다.

일단 해저 왕국을 그려놓은 모습들이 환상적이었고 – 내가 인외종족에 많이 약해서. ㅠ.ㅠ 걔네들 나올 때마다 마냥 좋아 죽었다 진짜. 이것만으로도 점수가 올라갔어. – 액션 장면들이 정말 만족스러웠다. 내가 디씨 특유의 그 타격감 정말 사랑한다네. ㅠ.ㅠ 인간들 디자인은 세련됨을 다 집어던졌는데 인외존재들 최고야 크캬캬캬캬. 특히 브라인 왕국 사랑한다. 갑각류는 사랑이야. ㅠㅠ 그리고 트렌치도. 트렌치 최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스토리는 아까도 말한대로 단순하고 구멍이 좀 많고
여기저기 장소를 옮겨다니는 모험물 형식을 따와서 약간 어수선하기까지.
대신 메라와 아서는 성인들의 끈적임이라기보다 초등학교 6년생들의 풋풋한 사랑쪽에 가까워서 귀엽더라. 티격태격보다 키스신이 훨씬 어색했어. 캬캬. 패션의 완성은 얼굴이라는 말이 이 커플보다 더 적절할 수가 없다.

바닷속 풍경이 나오면 입을 벌리고 보다가
그놈의 ‘진정한 왕’ 타령이 나오면 피식거릴 수 밖에 없는데
– 게다가 그놈의 초딩스러운 최강 아이템! ㅠㅠ
영화 전체의 분위기가 정말 딱 초등학교 6년에 맞춰져 있는 느낌이라
그냥 따라가게 된다.
부족한 점은 많은데 정말 낄낄거리다가 다 잊어버리고 기분좋게 나오게 된다고 해야 할까.
왠지 호쾌하고 기분 좋은 이야기야.

그리고 아틀라나 여왕님 혼자 다른 세계에 사신다.
메라는 나올 때마다 바람이 부는데 아틀라나 여왕은 나올 때마다 얼굴에 안개효과와 후광을 넣어주고 있어. 내 기분이 아니라 진짜라고.

아이맥스로 보면 더 장관이라는 이야기를 들어서 시간 나면 다시 보고 싶긴 한데
과연 얼마나 걸려 있을지 모르겠네.

보고나면 이상하게 원더우먼이 다시 보고 싶어지는 효과가 있다.

스토리 자체의 함의는 마음에 들어.
다만 그 전통적인 ‘외부인 아버지’의 역할을 어머니가 하고 있을 뿐 익숙한 이야기고.
그 혼외자식이 다시 자신의 것을 찾으러 가는 과정이 유리왕 설화와 똑같고,
메라가 주몽의 소서노와 같은 역할을 한다는 거 좀 많이 재미있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이런 이야기를 좋아하는 거겠지만.

덧. 둘프 룬드그렌이 이렇게 근사하게 늙다니.
덧2. 장고 펫 아저씨 나오신다!!! >.<
덧3. 윌렘 데포는 저 나이에도 저렇게 얼굴이 젊지 않았는데….딴사람인줄….

수어사이드 스쿼드(2016)

시사회로 한번, 그 다음날 예매해 둔 걸 한번 더.

사용자 삽입 이미지솔직히 시사회롤 보고 나온 날, 이거 생각대로 평했다간 사람들이 그럼 그렇지, 하고 안 보러 갈 것 같아서 말도 못하고. ㅠㅠ 워너가 욕심을 너무 부리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요즘 디씨워너 너무 후려치기 당하고 있는 것 같아서 화난다고요.
여튼, 어정쩡한 영화가 되어버렸습니다. 인물 소개는 너무 길고 액션은 흥이 안 나고, 인물구도 묘사는 하다 말았고. 사실 스토리 자체는 기대하지 않았고 캐릭터로 이끌어나가는 영화인데 이렇게까지 캐릭터 묘사와 관계성이 균형에 안 맞게 그려져도 되나 싶을 정도로요.
전 할리와 조커의 관계에 대해서는 그래도 적당히 좋았는데 – 아예 R 등급으로 가지 않는 이상 기존의 시나리오니 찍었는데 삭제된 장면이니 하는 건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이 둘은 워낙 불건전한 관계라 – 할리를 중심으로 놓고 조커를 부차적인 인물로 이해할 수 있다는 게 마음에 들었거든요. 반면에 데드샷은 좀 지나칠 정도로 인간미를 강조하는 바람에 윌 스미스가 되어 버렸고, 카타나는 뭐하러 나왔는지 알 수 없으며[기대했는데!!!] 엘 디아블로는 초반에는 괜찮다 싶더니 술집 장면 이후로 엥??? 이 되어 버렸고 – 아 그놈의 술집 장면. 최악이었음요. – 킬러 크록은 몇 장면을 더 집어 넣었더라면 오히려 가장 좋은 캐릭터가 될 수도 있었을 텐데 너무 아깝고, 릭 플래그는 귀엽고, 캬캬캬캬캬캬, 그리고 저 인챈트리스 사실 마음에 들어서요 ㅠㅠ 그 춤도 보다보니 정들던데 아쉬울 따름입니다. 그리고 그나마 가장 만족스러운 게 아만다 월러인데, 실패만 거듭해서 그 부분이 좀 아쉬웠네요. 그 언니 능력도 짱이라는 걸 보여줬어야 하는데, 쩝.

뭔가 완급 조절이 덜 됐어요.. 소소한 즐거움은 있는데 전체적으로는 스토리가 지루합니다. 나중에서야 스튜디오 쪽의 간섭이 심했고 대대적인 재편집이 이루어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럼에도 ‘그럴싸한 절정’이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은 안 듭니다. 조금씩만 다듬으면 좋은 캐릭터들일 것 같은데 엄청나게 아쉽네요.

한편, 두번째로 봤을 때의 반응은, “어, 그래도 다시 보니 그럭저럭 볼만하네.” 였어요. 와하하하하핫. 아무래도 처음 볼 때보다는 긴장이 풀어져서 어떤 걸 기대해야 하고 어떤 장면이 나올 것인지 아는 상태여서 그런 것 같더라고요. 우스운 게 두번째 보고 나왔더니 헐, 이정도면 세번째도 그럭저럭 볼만하겠는데? 라는 생각이 들던데요. 심지어 엉덩이가 들썩거리면서 꽤 신나게 봤다고요!! 크흑 제가 좀 중증이긴 한 모양입니다. [DCEU에 뼈를 묻겠어!!!]

영화 중간중간 등장한 배트맨은, 저라면 그렇게 길게 넣지 않거나 최소한 다른 연출을 사용했을 겁니다. 특히 데드샷 장면은 정말 -_-;;; 게다가 실질적으로 나중에 드러나는 데드샷과 배트맨의 관계에 대해 그리 큰 설득력을 주지도 않아요. 데드샷이 쪼잔한 놈으로 비칠 뿐.

그리고 쿠키. 됐어요. 예쁜 회장님 봤으니까 됐어. 얼굴 봤으니까 됐어. 후우.
문제는 뱃시, 그 세계에서 지능캐인 주제에 렉스한테 처음부터 끝까지 이용만 당하더니 이젠 아만다한테도 이용당할 거냐 -_-;; 소리가 나오는 연출 어쩔거냐고요. 아, 저리 예고편에서도 뱃시 왜 호구 분위기야!!! 였는데 제발 기우기를 빕니다. 아 좀 ㅠㅠㅠㅠㅠㅠ 잭 스나이더 벤 얼굴만 예쁘게 찍지 말고 이번에도 무게감 있게 좀 찍어줘라. ㅠㅠ  무섭고 짐승처럼 싸우는 뱃시가 좋단 말이다 ㅠㅠㅠㅠ


덧. 생각 외로 코믹스 팬들의 평은 좋은 편이더군요. 원작을 알고 보면 그래도 소소한 포인트가 꽤 되나 봅니다. 부럽다. ㅠㅠ 나도 그런 거 느끼고 싶어.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