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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어사이드 스쿼드(2016)

시사회로 한번, 그 다음날 예매해 둔 걸 한번 더.

사용자 삽입 이미지솔직히 시사회롤 보고 나온 날, 이거 생각대로 평했다간 사람들이 그럼 그렇지, 하고 안 보러 갈 것 같아서 말도 못하고. ㅠㅠ 워너가 욕심을 너무 부리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요즘 디씨워너 너무 후려치기 당하고 있는 것 같아서 화난다고요.
여튼, 어정쩡한 영화가 되어버렸습니다. 인물 소개는 너무 길고 액션은 흥이 안 나고, 인물구도 묘사는 하다 말았고. 사실 스토리 자체는 기대하지 않았고 캐릭터로 이끌어나가는 영화인데 이렇게까지 캐릭터 묘사와 관계성이 균형에 안 맞게 그려져도 되나 싶을 정도로요.
전 할리와 조커의 관계에 대해서는 그래도 적당히 좋았는데 – 아예 R 등급으로 가지 않는 이상 기존의 시나리오니 찍었는데 삭제된 장면이니 하는 건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이 둘은 워낙 불건전한 관계라 – 할리를 중심으로 놓고 조커를 부차적인 인물로 이해할 수 있다는 게 마음에 들었거든요. 반면에 데드샷은 좀 지나칠 정도로 인간미를 강조하는 바람에 윌 스미스가 되어 버렸고, 카타나는 뭐하러 나왔는지 알 수 없으며[기대했는데!!!] 엘 디아블로는 초반에는 괜찮다 싶더니 술집 장면 이후로 엥??? 이 되어 버렸고 – 아 그놈의 술집 장면. 최악이었음요. – 킬러 크록은 몇 장면을 더 집어 넣었더라면 오히려 가장 좋은 캐릭터가 될 수도 있었을 텐데 너무 아깝고, 릭 플래그는 귀엽고, 캬캬캬캬캬캬, 그리고 저 인챈트리스 사실 마음에 들어서요 ㅠㅠ 그 춤도 보다보니 정들던데 아쉬울 따름입니다. 그리고 그나마 가장 만족스러운 게 아만다 월러인데, 실패만 거듭해서 그 부분이 좀 아쉬웠네요. 그 언니 능력도 짱이라는 걸 보여줬어야 하는데, 쩝.

뭔가 완급 조절이 덜 됐어요.. 소소한 즐거움은 있는데 전체적으로는 스토리가 지루합니다. 나중에서야 스튜디오 쪽의 간섭이 심했고 대대적인 재편집이 이루어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럼에도 ‘그럴싸한 절정’이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은 안 듭니다. 조금씩만 다듬으면 좋은 캐릭터들일 것 같은데 엄청나게 아쉽네요.

한편, 두번째로 봤을 때의 반응은, “어, 그래도 다시 보니 그럭저럭 볼만하네.” 였어요. 와하하하하핫. 아무래도 처음 볼 때보다는 긴장이 풀어져서 어떤 걸 기대해야 하고 어떤 장면이 나올 것인지 아는 상태여서 그런 것 같더라고요. 우스운 게 두번째 보고 나왔더니 헐, 이정도면 세번째도 그럭저럭 볼만하겠는데? 라는 생각이 들던데요. 심지어 엉덩이가 들썩거리면서 꽤 신나게 봤다고요!! 크흑 제가 좀 중증이긴 한 모양입니다. [DCEU에 뼈를 묻겠어!!!]

영화 중간중간 등장한 배트맨은, 저라면 그렇게 길게 넣지 않거나 최소한 다른 연출을 사용했을 겁니다. 특히 데드샷 장면은 정말 -_-;;; 게다가 실질적으로 나중에 드러나는 데드샷과 배트맨의 관계에 대해 그리 큰 설득력을 주지도 않아요. 데드샷이 쪼잔한 놈으로 비칠 뿐.

그리고 쿠키. 됐어요. 예쁜 회장님 봤으니까 됐어. 얼굴 봤으니까 됐어. 후우.
문제는 뱃시, 그 세계에서 지능캐인 주제에 렉스한테 처음부터 끝까지 이용만 당하더니 이젠 아만다한테도 이용당할 거냐 -_-;; 소리가 나오는 연출 어쩔거냐고요. 아, 저리 예고편에서도 뱃시 왜 호구 분위기야!!! 였는데 제발 기우기를 빕니다. 아 좀 ㅠㅠㅠㅠㅠㅠ 잭 스나이더 벤 얼굴만 예쁘게 찍지 말고 이번에도 무게감 있게 좀 찍어줘라. ㅠㅠ  무섭고 짐승처럼 싸우는 뱃시가 좋단 말이다 ㅠㅠㅠㅠ


덧. 생각 외로 코믹스 팬들의 평은 좋은 편이더군요. 원작을 알고 보면 그래도 소소한 포인트가 꽤 되나 봅니다. 부럽다. ㅠㅠ 나도 그런 거 느끼고 싶어.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