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나라 뮤지컬 6월 27일

3시 공연 보고 왔습니다.
애초에 이 시간을 노렸던 이유는 캐스팅들이 몇 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2006년 기존 멤버들이기 때문입니다. 세류와 호동의 새로운 캐스팅과 김영철 씨가 원래 맡기로 되어 있던 괴유 역이 부상 문제로 김산호씨에게 돌아갔죠.

1. …..고영빈씨라 다행이어요. ㅠ.ㅠ 흑, 조정석씨 호동처럼 부자사이의 교감이 끝내주게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은 참 슬프지만, 그래도 고영빈씨라 다행이어요. ㅠ.ㅠ

2. 이번에 김산호씨보고 놀랐습니다. 정말이지 3년 전에 비하면 일취월장! 대사가 들려요!!! 적어도 대사를 치기 전에 예전처럼 머뭇거리지 않아요!!! 와, 게다가 앙상블에서 목소리가 들려요! 와!!!!!!!! 노래도 많이 좋아졌어요!!! 그 동안 다른 많은 작품들을 했다더니만, 우와! 놀라워라! 대사 치기 전에 불안하지 않다니! ㅠ.ㅠ 이리도 기쁠데가. 아이구, 예뻐라. ㅠ.ㅠ

3. 호동이 지난번 공연보다 좋아졌습니다. 그런데 2부에 가면 역시 2006년 버전을 연기에 참 많이 참고했다는 게 느껴지는군요. 이건 저는 알 수 없는 배우의 영역이라 뭐라 말하기가 조금 조심스럽습니다만. 확실히 저는 조정석씨가 진짜 ‘물건’이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긴 한데…배우들끼리의 모방은 조금 위험하지 않을까 싶어서요.

4. 아악, 도정주씨 ㅠ.ㅠ 최고십니다. 그 표독한 눈빛이!!! 예전의 가녀린 이지 분위기를 벗어나 정말로 아슬아슬한 감정 사이에서 줄타기하는 ‘계모’가 되었습니다. 오오오오오오, 이런 걸 보고 정말 ‘농염’이라고 하는 거군요. 게다가 그 희고 가느다란 팔이라니! 크헉, 저기 넘어가지 않는 남자는 남자도 아니에요! 여자도 후릴 정돈데.

5. 김은혜씨는 역시 이지보다는 새타니가 훨 낫군요.

6. 전 개인적으로 홍경수씨를 제일 좋아합니다만, 노래와 목소리는 정말 누구도 따라올 수 없으나 해명의 카리스마가 지나치게 죽었습니다. 끄응.

한데 사실, 극 자체는 그리 커다란 점수를 주기 힘들었습니다. 아니 물론 21일에 보고온 저로서는 2009년 버전으로서는 훌륭하다고 하겠지만 일단 자질구레한 실수가 너무 많았고 극 전체의 분위기가 딱딱 맞아 떨어진다기보다 어딘가 살짝 어긋난 느낌이었거든요. 뭔가 몸이 덜풀린 어색함? 제가 너무 기대가 컸던 걸까요. 아니면 머릿속에 아직도 2006년 버전 때문에 그런 느낌을 받는 걸까요.

그리고 제발, 어째서 해년이 갈수록 점점 더 극이 오버가 심해지는거죠. 원래 극이란 거듭되면 거듭될수록 점점 다듬어지고 농축되어야 하는 게 아닌가요. 필요한 대사는 빠지고 필요없는 대사는 빙빙 돌려 늘어나고. -_-;;; 어수선합니다, 매우. 2007년에도 같은 이야기가 나왔었죠. 이미지 과잉은 버리고 다시 소박함으로 돌아갔으면 좋겠어요.
 

바람의 나라 뮤지컬 6월 27일”에 대한 9개의 생각

  1. 약토끼

    오버 너무 심해요. 영상이 유치하건 안유치하건 영상을 쓸거면 스크린 뒤에 있는 배우가 보이기는 해야 할것 아니예요;;

    뭐라 딱 꼬집어 불만을 표할 것은 없지만 그렇다고 감동적이고 훌륭하지도 않은…미묘한 찝찝함이 남는 09년판 바람의 나라, 슬퍼요..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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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ukesky

      정말 계륵인거 같아. 원래 버전을 본 사람으로서는 딱히 좋지도 않고, 그렇다고 뭐라고 하기도 그렇고. 근데 2009년 버전만 본 사람들한테는 또 괜찮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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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misha

    후…한번이라도 올해 공연 보고 자근자근 씹든가 아님 화르륵 타오르든가 했음 좋겠어요. 집에서 책장 보면서 버릴 책 골라내야 하는 이 신세; 훌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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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ukesky

      역시 서울공화국이지. 정말 답답하겠구려. 근데 그대, 책들은 어떻게 처분하고 있는겨? 그렇다고 내다 버리진 말어. 나도 그랬지만 아깝더라. 차라리 도서관이나 섬학교에 기증하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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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191970

    저도 27일 관람했는데 같은 시간대는 아니셨군요. ^^

    3번은 배우끼리의 모방이라고 얘기하긴 쉽지 않을 거 같아요. 연출의 의도일 수도… 더블 캐스팅인 경우에도 같은 캐릭터를 위해 연출이 연기를 누르고 가다듬어 거의 비슷한 톤을 만드는 경우도 많으니까.. 연출이 바뀌었으면 모르겠는데 내내 같은 연출인 걸로 보아 연출의 의도일 확률이 높다고 생각해요. 단순한 모방이라면 그걸 그대로 놔둔 연출이 잘못한 셈이니 역시 연출 책임이 크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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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ukesky

      저녁 시간을 보셨군요! 그러고보니 연출의 입김일 수도 있겠네요. 그게 2007년에는 참 많이 달랐거든요. 호동이가 너무 정이 없어서 애틋한 부자가 안 보이는 지라 불만도 컸고요. 그게 다시 이전 버전으로 돌아온 걸로 보아 그 때 반응을 신경쓴게 아닌가 했는데…음, 그렇게 생각하니 만일 그 경우라면 정말로 연출 탓이 더 크겠군요. 그래도 호동 역 배우, 연기랑 노래 둘다 참 잘하던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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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191970

    저도 2007년 봤는데 전 김호영씨 호동도 괜찮았어요. 뭐랄까 아빠에 대한-_- 사랑보다는 그냥 애처로운 호동이긴 했는데.. 색은 달라도 호영씨 연기나 노래는 만족스러웠거든요. 원래 좀 끼떠는 배우라는 인상이 있는데 그런 면도 많이 자제됐다는 것도 있고…

    올해 김태훈씨 호동은. 음 전 사실 김태훈씨 노트르담 드 빠리의 그랑그아루할 때부터 찍었거든요.^^;; 아직, 아쉬운 점있고, 모자르긴 한데.. 그래도 뭔가 끄는 매력이 있어서, 음색도 좋고. 그런면에서 이번 호동은 전혀! 객관적으로 보지 못해 잘 뭐라 말을 못하겠어요. 어이쿠, 이러다 바람팬에게 욕먹겠네. 그래도 이부분은 잘 넘어가는군. 뭐 이런 마음으로 보고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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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ukesky

      윽, 2007년 김호영 씨 호동이 평소보다 많이 자제한 거였어요? ㅜ.ㅜ 아니 그정도였다니. 그분 연기는 너무 날카로워서 감정이입하기가 너무 어렵더라고요. 노래는 잘했지만. 저는 비교하라면 김태훈씨 호동이 더 마음에 듭니다. 연기도 일단은 합격점이고, 노래도 목소리가 참 취향이라. ^^* 사실 이번 신캐스팅도 따로따로 놓고 보면 대개 다들 무난했는데, 워낙 시너지효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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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191970

      김호영씨 커리어 중에 가장 오래하고 관객들에게 호평 받은 역이 렌트의 앤젤 역인걸요. 호영씨 앤젤 참 좋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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