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뮤지컬 바람의 나라” 보고 왔습니다

http://ticket.interpark.com/Ticket/Goods/GoodsInfo.asp?GoodsCode=09002629

6월 21일 저녁,
무휼-금승훈, 해명-양준모, 괴유-박영수, 이지-김은혜, 호동-김태훈
캐스팅입니다.

……후우, 사실 보고 나서 너무 허탈해서 감상문을 쓰고 싶지도 않았습니다만,
아니 정말로, 화가 나는 게 아니라 허탈합니다.
그건 아마도 극 전체가 힘이 하나도 없고 축 쳐져서 그럴 거예요.
파워도, 긴장감도 없습니다. 기껏해야 있는 것이라고는 약간의 성적 긴장감 정도? 그나마 예전에 비하면 훨 떨어집니다. 애틋하게 해 보려고 일부러 손을 대 누그러뜨린 곳도 몇 부분이 있는 것 같은데 별로 좋은 선택은 아니었던 듯 하고, 극이 템포는 조금 빨라진 듯 하지만 등장인물간에 호흡이 어긋나고 기싸움도 부족합니다. 기싸움이 부족하다는 게 정말 치명적이에요, 끄응.
 
솔직히 말하죠.
극을 보는 동안 무지막지 불만이 많았는데
무휼이 입을 여는 순간 그게 다 머릿속에서 날아갔습니다.

무휼은 꼭두각시가 아닙니다. 대사는 별로 없을망정 극의 중심이자 주인공이고, 가장 감정이 풍부하고 생각이 많은 인물이에요. 그 감정이 ‘절제’되어 나타나야 하기 때문에 – 그리고 그것을 관객들이 모두 알아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 특히 어려운 인물입니다. 그런데 이 무휼은 영혼이 없습니다. 감정도 없습니다. 생각 없이 텅비어 껍질만 움직이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몸은 꽤 잘 움직이는 편인데, 입을 여는 순간 그 목소리와 대사에 제 혼이 안드로메다로 날아가는 기분입니다. 이거 뭐 대사는 쥐어짜고, 후까시를 잡으려고만 하지 감정은 한 방울도 안 실려 있고. 어쩌라고요! 무휼이 저 모양이니 극 전체가 살아날 수가 없죠!!!!! 부자간의 갈등은 커녕 무휼이도 나쁜 놈이고, 호동이도 나쁜 놈이고, 저런 왕을 모시는 신수들이 불쌍할 따름이고. -_-;;;

덕분에 1부에서는 ‘뭐야! 저 오버는!!!!!!’ 라고 부르짖던 호동이 2부에서는 많이 나아졌고, 이지도 해명도 괴유도 상대적으로 평가가 올라갈 정도였어요. 신캐스팅 배우들이 다들 발음이 뭉개진다는 건 일단 말하고 넘어갑시다. ㅠ.ㅠ 뮤지컬 배우들 발음이 대사를 못알아들을 정도는 좀 심하잖습니까. 그리고 대사치는 게, 교과서 읽는 톤이 늘어났군요. 높낮이가 없다고 밋밋하고 교과서 읽는 톤이라고 하는 게 아닙니다. 톤은 달라도 연기 속에서 그 기묘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저런 식으로 말하는 사람들이 다들 텅 비었어요. -_-;;; 2006년 버전을 돌려줘요, 끄응.

사실 이 날은 새로운 캐스팅들로만 짜여진 공연이라 일부러 비교차 선택한 겁니다만, 27일 원래 캐스팅 예매해두길 정말 잘했어요. ㅜ.ㅠ 뮤지컬 바람의 나라에 대해 이런 기억을 마지막으로 남길 순 없다고요!!!!

덧. 음악도 마찬가지입니다. 파렴치한 짓에 머리 꼭대기까지 화가 치솟는데 죽갔군요.

“2009 뮤지컬 바람의 나라” 보고 왔습니다”에 대한 13개의 생각

  1. 카에루레아

    음…전 토요일에 고영빈씨 공연을 봤습니다만,, 금승훈 무휼은 대체적으로 평이 좋지 않군요-_-; 막공을 예매했는데;;기분이 망쳐질까 두렵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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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eponine77

    저는 이 공연을 올해에야 겨우 본 사람이라…큰 불만은 없습니다만…무휼은 아무래도 고영빈씨 나오는 날이 나은가 보네요. 그리고 대체로 2006년 버전을 보신 분들 일수록 평가가 않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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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ukesky

      아무래도 비교가 되기 때문이겠지요. 아니 하지만 무엇보다 목소리가…. 2006년에 비해 2007년에도 이번에도 이미지가 과잉해지고 있어요. 딱 처음의 절제된 버전이 좋았는데 말이죠.
      [으음…그리고 윽, 이런 말하기 정말 죄송합니다만 ‘안좋네요’여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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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참달

    다른 것보다 음악은 정말-_-;; 프로그램에 너무 노골적으로 써 있어서 당황했습니다. 모르는 사람들이야 그렇다쳐도 아는 사람들은 그 뻔뻔함에 말을 잃겠어요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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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ukesky

      저 그 음악감독님이 드라마 쪽이라는 걸 도저히 무시할 수가 없어요. 이건 편견이 아닌 거 같아요. 끄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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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misha

    아니 음악이 왜…
    아니에요, 안 물을래요. 들어봤자 제 속만 터질 거 같은 예감이 드는고만요. ㅠ_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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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아프

    음악 정말 쫌..ㅠ 이건 뭐 관객을 우롱하자는 것도 아니고..
    그리고 이미 아는 대사들과 가사들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들리지 않다니..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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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ukesky

      내 말이! 비록 조금씩 바뀌긴 했지만 아는 대사들인데 말이야. 마이크와 음향조절에도 조금 문제가 있었던 것 같긴 하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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