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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PerNatural 낙서] 바보들 -_-;;;

뭐지, 이 아무렇게나 갖다 붙인 제목은. -_-;;;
여하튼 좀 즐겁고 싶어서 아무 생각 없이 나오는 대로 끄적.

 

[#M_바보들 -_-;;;|less..|”새미, 새미, 저거 봐. 네 뒤 테이블에서 여자 둘이 키스하고 있어! 오오오오오오오!”
“당연하지. 여긴 게이 바니까.”
“엥? 정말? 이렇게 평범해 보이는데? 여자들도 있는데?”
“내가 게이와 레즈비언의 사전적 정의까지 설명해 줘야 해?”
“그럼 망사셔츠에 가죽바지 입은 근육질 남자들은 어디 있는 거야? 콧수염 기르고 미니스커트 입은 변태들은?”
“형님아, 게이라고 다 그러고 다니는 건 아니거든? 게이바라고 다 그런 사람들만 있는 건 아니거든??”
“하지만 우리가 옛날에 갔던 데는 그랬잖아.”
“언제? 어디서?”
“너 고등학교 졸업하기 전에. 시카고에서. 아버지 없이 우리 둘이 망년회 한답시고 빡세게 보낸 날.”
“아아, 그때. 훗, 형이 나한테 처음으로 키스했을 때 말이지?”
“뭐야, 네가 해달라고 조른 주제에.”
“난 그런 적 없거든?”
“네가 해 달라고 매달려서 징징거렸다니까.”
“난 독일군인 같이 생긴 애가 내 엉덩이를 조물거린다는 말 밖에 안 했어. 자기가 알아서 질투해놓곤.”
“어, 눈물콧물 있는 대로 질질 짜며 무섭다고 걔 좀 쫓아달랬지.”
“그래도 키스해달라곤 안 했어.”
“제발 좀 구해달라며.”
“정상적인 방법으로!”
“거기선 그게 정상적인 방법이었다고. 내가 사람들 앞에서 안 그랬으면 너 그 때 걔한테 화장실로 끌려갔을걸.”
“어쨌든 형이 먼저 키스한 거 맞잖아. 형이 먼저 날 꼬신 거지.”
“야, 이런 소리까진 안 하려고 했는데, 너 막 고등학교 들어갔을 때 내가 잠잘 때마다 네가 무슨 짓 했는지 알거든?”
“그건 또 무슨 소리야!”
“네 존심을 생각해서 무덤에 들어갈 때까지 모르는 척 해 주려고 했는데 말이야.”
“내가 무슨 짓을 했는데? 말해 봐, 말해 봐! 아무 것도 없으면서 뻥치긴.”
“엇쭈? 너 지금 날 무시했어? 너 그 즈음에 한참 나 자고 있으면 여기저기 막 만지작거리고 귓가에다 이상한 대사도 지껄이고 그랬잖아. 하도 자주 그래서 뭐라 그랬는지 기억도 다 안 난다. 나중엔 아예 오늘도 그러려니 싶더라니까. 한번은 네놈이 정말 급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던 적이 있었는데. 아, 너 그 때 아버지 술 훔쳐마시고 개처럼 취해서는 내 바지에다 손 넣으려 그랬다. 솔직히 그땐 나도 좀 쫄아서 비명이라도 지를까 했는데 다행히도 아버지가 빈 술병 발견하고 달려들어와서 네놈 비오는 날 먼지나게 두들겨패는 바람에 그나마 살았더랬지.”
“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난 그런 적 없…아니 잠깐, 뭐야, 그럼 그 때 다 잠자는 척 했던 거야? 내심 즐겼던 거 아냐?”
“정말로 무서웠다니까. 그리고 네 소녀처럼 연약한 가슴에 상처입고 가출이라도 하면 어떡하나 걱정되더라고.”
“역시 좋아서 즐긴 거 맞잖아.”
“네가 쪽팔려 할까봐 형된 도리로 감싸준 거야!”
“핑계 대기는.”
“야, 이상한 짓은 네가 먼저 했거든? 어디서 이제 와 나한테 뒤집어 씌우려고 그래?”
“이상한 짓이라니! 난 그저 형이 평소에 스킨쉽을 너무 쑥쓰러워하니까 그렇게 해서라도 동생으로서 애정표현을 하려고 했던 거 뿐이라고.”
“어, 그런 거치곤 좀 지나치게 성인 버전이었던 거 같은데.”
“마음만은 순수했어!”
“네 몸은 의견이 달랐던 것 같다만?”
“뭐, 지금은 확실히 다를지도……”
“하앗….새미, 네 뒤에 앉아있는 그 레즈비언 한 쌍이 우릴 훔쳐보면서 키득거리고 있는데….”
“아까 형도 눈요기 했잖아. 이 정도는 저쪽에도 서비스 해 주라고.”
“하긴, 지금 쟤네들한테 잘 보여놓으면 나중에 더 보기 좋은 장면도 연출해줄지도 몰라. 아니면 오늘밤 넷이서 좀 강도높게 즐거운 시간을…..”
“그건 내가 싫거든!!!!”
“쳇, 네 녀석은 꼭 이럴 때만 순진한 척이더라.”
“난 원래부터 순수해! 형한테만 그런 거라고!”
“어, 역시. 네가 먼저 나한테 반한 거 맞다니까.”
 




….이건 무슨 의식의 흐름도 아니고….-_-;;; 이 엄청난 클리셰의 향연은 뭐지.
어쨌든 최후의 승자는 언제나 딘! >.<
[내 팬질 인생에 언제 이런 걸 실컷 즐겨보겠나, 흑흑.]

아아, 바보형제가 그리워요.
갈등도 좋지만 제발 5시즌에서는 얼간이도를 대폭 강화해주면 좋겠는데, 흑.

 
_M#]

[SuPerNatural 낙서] 성장…………..


***

본격적으로 LSAT 준비에 돌입했을 무렵, 하루종일 아르바이트에 시달린 몸을 끌고 돌아와 밤 늦게까지 피곤한 눈을 비비며 책을 들여다보다보면 간혹 미래에 대한 즐거운 몽상에 빠져들곤 했다. 사기, 불법침입, 공공기물 파손, 혹은 악마를 또는 모습변환자를 사냥하다 살인을 했다는 억울한 누명을 뒤집어 쓰고 경찰서에 잡혀 들어간 아버지와 형. 최후의 최후의 최후의 탈출시도마저 가로막혀 절망과 체념에 사로잡힌 바로 그 순간, 제복을 입은 경찰관이 구치소 문을 열고 손짓한다. 석방이다. 감사의 인사는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 변호사 양반에게 하도록. 익명의 영웅이 누구인지 의아해하며 감방을 나선 두 사람은 단정한 양복과 서류가방을 갖춘 채 경찰서 복도에서 당당하게 등을 펴고 서 있는 샘을 발견할 것이다. 두 눈이 휘둥그레지고 심장이 튀어나올 만큼 깜짝 놀라겠지. 샘은 의기양양하게 두 사람에게 말할 것이다. 나도 두 사람처럼 이렇게 사람들의 목숨을 구해요. 아버지는 샘의 그런 깊은 생각도 알지 못한 채 대학에 가겠다는 그를 무조건 윽박지른 과오에 대해 미안해할 것이다. 함박웃음 띈 얼굴로 그의 등을 두드리며 자랑스러워할 것이다. 내 아들. 똑똑하고 잘난 자랑스런 우리 아들. 딘은 늘 그렇듯이 샘과 주먹을 맞부딪치며 멋적은 듯 웃어보이겠지. 너도 쓸모가 있을 때가 있구나, 동생아. 진작에 알아봤었지. 이제야 샘의 진심을 깨달은 두 사람은 그에게 함께 가자 설득하려 들겠지만 샘은 미소지으며 고개를 저을 것이다. 나는 여기 있을게요. 나는 여기서 다른 사람들을 돕겠어요. 안전하고, 합법적으로, 음지가 아닌 양지에서. 그리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몸을 돌려 뚜벅뚜벅 걸어나올 것이다. 등 뒤로 쏟아지는 선망과 후회로 가득 찬 두 사람의 뜨거운 시선을 느끼며.
불가능한 일이었다. 샘이 존과 딘을 찾는 것은 불가능했다. 전화기를 들고 숫자를 누르면 간단하겠지만 그는 절대 그럴 생각이 없었다. 두 사람에게서 오는 일방적인 전화도 이미 끊긴지 오래였다. 설사 궁지에 몰린 그들을 찾아낸다고 해도 아버지도 형도 이제껏 늘 그랬듯이 샘이 도착하기도 전에 경찰을 조롱하며 자취를 감추고 사라져버릴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는 자신의 가족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아버지는 웃지 않을 것이다. 그의 등을 두드리지도 않을 것이다. 그는 딱딱하게 굳은 표정으로 짐을 둘러 메고는 샘과 눈 한번 마주치지 않고 성큼성큼 그 앞을 지나가버릴 것이다. 마치 평생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낯선 이를 무시하듯이 자연스럽게. 딘은 입술을 비틀고 눈썹을 치켜 올리며 아프게 비아냥거릴 것이다. 그깟 먹물 좀 먹었다고 폼 잡는 거냐? 그래 너 잘났다, 변호사 나으리. 아이고 눈부셔라. 곱상한 비단 양복이 눈부셔서 쳐다볼 수도 없네.
심술궂게 꼬인 딘의 목소리와 책망하는 듯한 웃음, 그리고 모든 것을 포기한 초록색 눈동자에 이르면 샘은 퍼뜩 꿈에서 깨어나 창백한 얼굴로 이를 앙 물고 깨알같은 글씨가 춤추는 책장들 사이로 다시 고개를 파묻었다. 부질없는 환상, 허망한 백일몽. 이루어지지 않을 것에 정신 파느니 그럴 시간에 문제라도 하나 더 푸는 게 낫다. 그건 결코 도망치는 게 아니었다.

[SuPerNatural 낙서] 성장…………


***

샘은 대학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많은 것들을 배웠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의외로 얼마나 많은 것들을 알고 있는지, 그리고 그 지식이 얼마나 넓고 얕은 것인지를 새삼 깨달았다. 샘은 기본적으로 도로 위에서 자라난 아이였다. 그는 뉴올리언스의 흑인 부두 주술사에서부터 영매를 신봉하는 뉴욕 상류층 인사에 이르기까지 온갖 부류의 사람들을 만나 보았고, 신기한 이야기를 보고 들었다. 이제껏 그의 세계는 다양한 혼돈이 뒤죽박죽 뒤섞여 형성된 것이었다. 평범과 비평범, 인간과 비인간, 바닥과 꼭대기, 산과 들과 도시들. 그는 어디에서도 안정을 찾지 못했고 그 무엇에도 발 붙이지 못했다. 반대로 이곳 스탠포드에서는, 모든 것이 평화롭고 질서정연했다. 이곳에서는 겉만 핥을 필요가 없었다. 이들은 깊이를 추구했다.
그리하여 이곳은 아름다웠다. 숨이 막힐 정도로.
모든 것이 평범하되, 그래서 신선했다. 그에게 평범이란 늘 낯선 것이었으므로. 최초의 문화적 충격은 짧았다. 샘은 어린시절부터 어디서든 동화될 수 있도록 길들여진 몸이었고 그가 꿈꾸던 생활에의 적응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수 없을 만큼 신속했다. 그는 자기보다 똑똑한 학생들과 학문을 토론할 수 있다는 데 기쁨을 느꼈다. 그가 지원서에 적어넣은, 어렵게 머리를 굴려 지어낸 가짜 인생 역경이 통한다는 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무엇보다 샘은 이 수많은 사람들, 자신을 이해할 수 있는 친구들과 우정을 나눌 수 있다는 데 무한한 만족감을 느꼈다. 그는 이제껏 아버지와 형을 제외하고는 다른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아본 적이 없었다. 가족을 제외한 모두는 그에게 타인이었다. 그에게 있어 인간관계란 언제나 몇 주일, 혹은 몇 달짜리 유효기간 딱지가 붙어 있었다. 동료는 있을지언정 친구는 없었다. 하지만 여기 이곳에서, 샘은 친구를 찾고 사랑을 찾았다. 새로운 삶이, 두 팔을 넓게 벌리고 눈부신 세상 안으로 그를 환영하고 있었다.

[SuPerNatural 낙서] 성장……….


***

아버지의 거짓을 알았을 때, 샘은 천천히 어린시절과의 결별을 준비했다. 그러나 언제나 곁을 지키는 딘에게서 홀로 서는 데에는 그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다. 한 배에서 나왔다는 것이 놀라우리만큼 대조적인 형제임에도 두 사람 사이에는 늘 견고한 동지의식이 흐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윈체스터만이 알고 있는 어두운 비밀들. 다른 이들은 꿈도 꾸지 못할 그들만의 세계. 둘은 같은 것을 공유했고 서로에 대해 누구보다 더 잘 알았으며 비록 이해하지는 못할망정 서로가 무엇을 원하는지도 적나라하게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샘은 딘에게 “애처럽고 불쌍한 놈”이라고 내뱉는 여자아이에게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허세를 부릴 뿐 속이 텅 비어있는 겁쟁이일 뿐이라는 말에 뜨거운 두 주먹을 꼭 말아 쥐고도, 오직 그 뿐이었다. 샘은 우리 형은 영웅이라고 함께 대꾸해주지 못했다. 재빨리 달려가 딘의 옆에 서 주지 못했다. 그것은 더크를 흙바닥에 나동그라뜨리고 전교생의 웃음거리로 만드는 것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일이었다. 생전 처음으로, 그는 눈앞에 선 높은 등을 바라보며 형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진정한 영웅은 결코 자기 자신을 영웅이라 부르지 않는다. 어둠 속의 영웅 배트맨은 정체가 드러나는 순간 명예를 다하고 죽는다. 난봉꾼 브루스 웨인은 결코 배트맨이 될 수 없으니까.
딘은 배트맨이 될 수 없었다. 샘은 애초부터 로빈이 되길 원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그들은 평범한 시민에 만족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편이 안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