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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수 액자

이건 꼭 자랑하고 넘어가야겠습니다.

손재주 좋은 친구 녀석이 직접 수놓아 액자에 넣어 선물해 준 양조위 씨 십자수입니다.

사실 보고 입이 떡 벌어졌어요. 비교 할 게 없어서 그렇지 크기도 상당히 크거든요. 실물을 본 오라버니는 “나는 케이트 베켄세일!”을 외쳤고, 누이의 첫마디는 “나도 양조위 좋아하는데…”였습니다. ^^*


자세히 보면 이렇습니다.

그리고 이건 원본 사진

이차저차 비행기에 싣고 서울로 잘 데리고 오긴 했는데 도대체 어디에 걸어야 할지 모르겠군요. 벽에 걸자니 제집이 아니라 벽에 나사를 박기가 뭣하고, 워낙 마음에 드는지라 안 보이는 곳에 놓아두기도 싫거든요. 액자가 상당히 고급스러운지라 벽에 붙이는 고리를 이용하면 떨어질 거 같고요. 그냥 모른채 하고 벽에 못 박아 버릴까요. ㅠ.ㅠ

덧. 그래서 친구에게 감사의 표시로 영화 타짜 DVD 구해줘야 해요. ㅠ.ㅠ 혹시 이거 중고로 구할 수 있는 데 아시는 분? 흑.

덧2. 양조위 씨 사진들을 다시 뒤지는데 정말로 유시민 씨와 꼭 닮아가고 있군요.

“적벽대전: 거대한 전쟁의 시작”(2008)

일단, 저는 “삼국지(연의)”를 좋아하지 않고 잘 알지도 못합니다. 기껏해야 커다란 인물과 사건, 유명한 일화에 대해 대충 아는 상식 수준이죠. 국민학교 아니 초등학교 때 읽은 관계로 기억이 가물가물한데다 중학교 때 하도 주변에서 시끄러워서 한번 더 손대보긴 했는데, 역시 제겐 무리였어요. 말 그대로 정서 자체가 안 맞는 겁니다. 아무리봐도 전 “수호지” 파예요. [예, 예, 그 범죄집단 말입니다.]

“적벽대전: 거대한 전쟁의 시작”을 보고 왔습니다. 부제를 충실히 붙여주는 건, 역시 이 영화가 ‘상편’이기 때문이고요. 극장에서 보니 그 사실을 모르고 온 분들이 꽤 많은 것 같더군요.

매우 즐거웠습니다. 아시다시피, 전 영화나 책에 대해 아주 관대합니다.[응?] 코드만 맞으면 일단 장점부터 보고 들어간단 말이죠.

1. 그 수많은 등장인물들의 특징을 단시간에 부각시켜서 확실한 인물상을 이끌어냈습니다. 이 점에서 이미 절반은 성공하고 들어간 거죠. 마치 그림에서 빠져나온듯한 외모와, 사소한 눈빛이나 버릇 등으로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들인 애정이 느껴진달까요.
비록 “감독 아저씨 유비랑 조조한테 불만있나”라는 생각이 좀 들긴 하지만[뭐, 안 그런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 중에서도 특히 제갈량과 감녕이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일단 제 눈에 콩깍지가 씌인 양조위 씨는 뺍시다. 크흑.] 관우와 장비는 얼굴에서부터 다른 해석의 여지 없이 그냥 책에서 문자 그대로 빼온지라 몰입도를 높여줍니다.

2. 전투신이 볼만합니다. [그 놈의 슬로우 모션과 정지 화면을 제외하면요. -_-;; 하지만 오우삼인걸요. 오우삼이잖습니까] 하지만 평소와 달리 매우 현실적인 화면이, 다시 말해 헐리우드식이 되었습니다. 덕분에 보기가 편해졌어요. 게다가 중국본토의 스케일이라는 게 워낙 사람들의 기를 죽이는 면이 있잖습니까.

3. 생각보다 유머스러운 부분이 꽤 많습니다. 하긴 처음부터 끝까지 이 분위기라면 배겨나기 힘들 거예요.

4. 식상한 클로즈업……[그러니까 오우삼이라고요]을 너무 자주 사용한 탓인지,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일화들을 삽입한 탓인지, 흐름이 간혹 끊어지고 진행도 느슨한 부분이 꽤 있습니다. 휘몰아쳤다가 늘어지고 휘몰아쳤다가 끊어지고를 반복해요. 덕분에 상영시간이 좀 더 긴 듯한 느낌이 듭니다. [특히 자기가 좋아하는 인물들에게 보여주는 그 ‘지극한 정성’!!!!! 사심이 들어있어!!!!] 분위기를 다져주는 부분은 그래도 괜찮은데 몇몇 오버다 싶은 장면을은 아쉽습니다.

5. …….비둘기야 그렇다 치고, 정사 씬은 대체 왜 들어가 있나요. -_-;;;; 걔만 없었더라면 평가가 팍 올라갔을 겁니다.

6. 전 역시 그나마 세 파 가운데 손씨 집안이 가장 좋습니다. 모범생 분위기잖아요. ^^* 앞으로 손씨 집안 아가씨의 운명[아흑, 나라도 짜증날겨]을 생각하면 눈물이 앞을 가리긴 하지만 말입니다. 장첸의 손권도 새파랗게 날이 선 아직 십대 청년 같아서 마음에 들더군요.

7.



제가 상성에서도 미치고 팔딱 뛰었는데 여기서마저 두 사람의 눈빛 교환을 보며 가슴을 쥐어 뜯어야 합니까. 게다가 이 전형적인 구도에 – 전쟁터에서 금성무 눈빛은 거의 “사모” 수준이라고요. -_-;;;; 너무나도 전형적이라 눈물나요 – “만담”까지 하는 커플이라니, ㅠ.ㅠ [속으로는 좋아서 뒹굴었단 소리는 안하겠습니다만]
하여간 금성무는 좋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훌륭해져서 감동스러울 지경이에요. 분장도 거의 완벽하고요. 느물거리는 게 평소의 모습과도 매치되어서 자연스럽던데요? ^^
한편 주유는 훨씬 속내를 파악하기가 힘듭니다. 제갈량은 능구렁이 같은 모습이 전면에 부각되어 오히려 발가벗겨진 반면[어린애 같습니다], 주유는 꼭 다문 입술 뒤에 무엇이 돌아가고 있는지 보여주지 않아요. 그래서인지 인간적인 면모를 많이 보여주려고 이것저것을 많이 끼워넣은 듯 한데, 그래도 역시 애초에 보여주고자했던 “완벽한 인간”의 면모가 제대로 표현되지 못했습니다.

전 아직도 언젠가 양조위씨가 진짜 야비한 악역을 맡아주길 기다리고 있습니다. “상성”이나 “색, 계”보다 한단계 더 나아가, 청춘시절이 아닌 중년의 그 비죽이는 웃음을 볼 수 있게 말입니다.

++ 잠시 삼천포 ++
다 필요없고, 양조위 씨 액션 정말 오랜만에 보지 말입니다!!!!! [찬양하라, “문무겸비”!!!!!] 아놔, 갑자기 “동사서독”을 빌려다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아요, 아흑!!!

8.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웠습니다. 마지막 클로즈업과 둥둥거리는 음악으로 사람 감정을 최고로 고조시켜놓고 “다음에 계속”이라는 건 진짜 나쁜 짓이긴 하지만, 어차피 우리는 결과를 알고 있으니까요.

9. 새로운 사실을 깨달았는데, 역시 다수 대 다수의 전투는 추하고 처절하며 비참합니다. 사람들이 왜 차라리 영웅이 등장하는 일 대 다수를 선호하는지 이제야 완전히 알아차린 느낌이에요.

덧. 이건 보너스. [출처는 맥스무비]

주름살 하나하나가 아름답지요, 후우.

상성: 상처받은 도시


보러 가기 전, 지루하다는 평을 듣고 갔으나 기대치가 낮은 탓인지 생각보다 괜찮았다. 비록 템포는 느릿하고, 클라이막스는 부진하며, 화면은 불친절하고, 음악은 몰입을 방해하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간단한 스릴러로 끝났을 수 있었던 녀석이 분위기 있는 느와르가 되었다.

그리고 물론, 솔직히 말해 이 영화는
배우의 힘이 막강하다.

금성무가 언제 저렇게 훌쩍 커버렸지. 머릿속에서는 항상 철 없는 청년이었는데. -_-;;;

그리고 양조위 씨.
……..대체 어디가 악역이냐. -_-;;;
게다가 금성무와 서 있으면 그 작은 체격이 눈에 밟혀서 무지 나약해 보인다고. ㅠ.ㅠ
[심지어 얼굴 그 자체는 금성무보다 더 어려보여!!!! 표정만 바꾸면 나이역전이 가능할 거야! ㅠ.ㅠ]
그의 입술 한쪽이 비죽이 올라가는 걸 보고있노라니
이런 류가 아니라 정말로 우아한 배후의 악당이 보고 싶어졌다.
고뇌하지 않고, 등 뒤에 두 손을 포개 잡고 건물 꼭대기에 서서 길바닥에 개미처럼 걸어가는 이들을 지그니 내려다보며 미소짓는 그를.

의외로 양조위의 아내 역 배우가 돋보였다.

마지막으로
난 역시 “팔꿈치까지 접혀 올라간 와이셔츠“에 약하다. ㅠ.ㅠ
특히 그 팔꿈치의 주인이 양조위씨라면, 크흐흐흐흐흐흙.
게다가 그 눈에 걸쳐진 안경, 안경, 안경이라니!!!!!!!!

덧. 생각해보니, 뎁씨와 양조위 씨 DVD는 정말 거의 다 사 모았구나…….-_-;;;;
심지어 이완씨 영화보다도 많아. 흐음.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또다른 사람.

사실 ‘웰컴투 동막골’에서 신하균 씨를 보자마자

머릿속에 떠오른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이 분이십니다. ㅠ.ㅠ 신하균 캐릭터가 평소 양조위 씨 캐릭터랑 무척 닮지 않았습니까?

크윽, 인간적으로 정말 무지막지 좋아합니다. 특히 이렇게 웃을 때에는

뇌가 눈물로 흘러내릴 정도로 좋아요. [젠장, 이 사진과 그때 그 뮤직비디오를 보면서 전도연 씨가 얼마나 부러웠는지 죽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양조위 씨는 아주 잘 생긴 얼굴을 하고 있으면서도 어찌보면 참 평범한 인물인지라 분장과 연기에 따라 사람이 무척 달라 보여요. 게다가 사진이 워낙 제각각이라 가끔식은 다른 배우의 얼굴이 겹쳐보이곤 합니다. 예를 들어,

동경공략의 이 사진은 처음에 박상원씨인줄만 알았어요. -_-;;;;;; 왠지 장총찬 분위기 나지 않습니까. 또 활짝 웃는 사진을 보면 한창 때 유시민 의원과 비슷하고요.

하지만, 그 특유의 미소만은 누구도 따라갈 자가 없지요. 가만히 응시하고 있으면 배 아래쪽에서부터 찌릿찌릿하는 감동이 밀려오면서 저도 모르게 서글퍼지는 그런 미소 말입니다.

…….유가령 여사께는 죄송하지만, 역시 이 커플은 환상적입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