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드박스”(2018)

넷플릭스 오리지널.

몇 개 안 되긴 하지만 내가 본 넷플릭스 오리지널 중에서 제일 좋았다.

눈으로 목격하면 비정상적인 자살 충동을 느끼게하는 어떠한 존재가 세상을 휩쓸고
그 와중에 살아남으려는 사람들과,
아이를 데리고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려는 여주인공의 이야기가 교차로 진행되는데

이제껏 수없이 반복되고 변주된 미지의 공포, 봐서는 안 되는 것을 다루면서도
익숙하다거나 지루함 없이 끌어나가는 솜씨가 일품이고
산드라 블록의 연기도 굉장해.

게다가 등장인물들의 행동이, 묘하게 가식적이거나 인위적인 부분이 없다.
무슨 차이인지 모르겠어. 분명 다른 곳에서도 볼 수 있는 설정들이고 평소 보던 위치를 맡은 구성원들인데도 이들의 행동방식은 누구라도 될 수 있는, 영화를 보고 있는 관객이 언제든 이 중 누구에게라도 이입할 수 있는 듯 보여서 – 정의롭다기보다 인간적이고 친절한 이들이고, 야비한 이들도 왜 그런 결론에 이르게 되었는지 이해가 가서 – 굉장히 환상적인 설정인데도 현실감이 있다. 시각적인 것의 현실감, 잔혹하거나 냉정하고 잔혹한 것이 곧 현실이다라고 외치는 것들이 실은 얼마나 원초적인지 새삼 깨닫게 되고.

바깥 세상을 알지 못하고, 심지어 바깥을 내다보지도 못하는 캄캄한 버드 박스.

원작 소설이 있다고 한다.
궁금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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