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동의 “시”

감독의 다른 전작들을 보지도 않았고
무심코 텔레비전을 틀었다가 발견한데다
끝까지 볼 생각 없이 곧 자러갈 생각이었지만
생각 외로 새벽 세시까지 꼼짝않고 보고 말았다.

조용한 가운데 힘이 있구나.

보여주는 것을 만드는 사람들은
냉정한 부류가 있고, 감성적인 부류가 있고
냉정한 위에 감성을 감싸안는 부류가 있고
감성 위에 냉정을 힘겹게 쌓아 올리는 부류가 있다.

“밀양”이나 “오아시스”를 봐야 판단할 수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냉정한 스타일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감성이 조용하게 골고루 스며들어 있어
사람을 꼼짝 못하게 한다.

오랜만에 TV에서 좋은 영화를 봤다.

이창동의 “시””에 대한 4개의 생각

  1. 디오티마

    명절 때 했단 말입니까? 에고고, 영화관에서 하는 걸 놓쳐서 어떻게 볼까 생각만 하고 있었어요. 본가는 안방에 TV가 있어서 11시 이후에는 소등이에요.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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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ukesky

      토요일 밤, 그러니까 일요일 새벽에 했어요. 저도 텔레비전을 끄려고 돌린 거였는데 막 첫 장면이더라고요. 운이 좋았죠. 저도 광주에 있었더라면 절대 못봤을 겁니다. 집에선 어머니가 12시부터 어서 자라고 성화시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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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eponine77

    전 어쩌다보니 이창동 감독의 주요작들은 거의 다 봤어요. (박하사탕, 오아시스, 밀양…그리고 시까지…) 주인공들을 심리 공격하는 데 일가견이 있으신 분이죠. 이분 작품들 자체가 시끌벅적하고는 거리가 있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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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ukesky

      대단하십니다. 팬이신가보네요. 전 그런데 ‘시’가 생각보다 평온한 느낌이라 놀랐어요. ‘오아시스’와 ‘밀양’은 제 감정이 소모될 것 같아 못봤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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