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en] 팬픽 번역: Case X-1743: Unresolved part I-2

저자: Minisinoo
출처: http://dreamwater.org/scottsummers/

번역 허가는 메일로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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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e X-1743: Unresolved
(An X-Files / X-Men Movie Crossover)

“프랭클린 씨, FBI 요원 폭스 멀더라고 합니다.”
그는 무의식중에 벌써 신분증을 펼쳐보이고 있었다.
“그리고 이쪽은 같은 FBI의 데이나 스컬리 요원입니다. 스캇에 대해 물어볼 게 있어서 찾아왔습니다만.”

“스캇은 무사한가요? 그 애를 찾았어요?”
뒤에서 여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문이 활짝 열리더니 엘리자베스 프랭클린이 얼굴을 내밀었다. 그녀의 얼굴은 주름이 가득했고, 걱정 때문에 눈 주위에는 그림자가 거무스레하게 앉아 있었다. 목소리에는 두려움이 묻어 나왔다.
“스캇은 절대 그런 애가 아니에요! 왜 그 애가 도망갔는지 정말 모르겠어요. 정말정말 좋은 아이거든요. 항상 그랬어요. 그저 인생에 기회가 없었을 뿐이에요.”

“저희는 단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내려는 것뿐입니다, 프랭클린 부인.”
스컬리가 말했다.
“스캇에게 죄를 물으려는 게 아니에요.”

‘아직은’. 멀더의 귀에 스컬리가 이렇게 덧붙이는 말이 들리는 듯 했다. 스컬리는 아직도 서머즈라는 소년이 놀라운 재주를 부린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사건에 대해 많은 것을 알아낼수록 멀더는 스컬리의 의견에 찬성할 수 없었다.

프랭클린 부부는 두 사람을 맞아들이고 커피를 내놓았다. 골치아픈 일에 휘말릴까봐 겁에 질리고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불안해하는, 보통 사람들이었다. 어린 소년 하나가 계단 꼭대기에 앉아 두 사람을 바라보고 있더니 멀더가 고개를 들어 쳐다보자 재빨리 방으로 뛰어 들어갔다. 10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자애 하나가 부엌 문 사이로 살금살금 걸어와 내다보았다. 그 나이에도 왠지 벌써 닳고 닳은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멀더는 소녀가 두려워하고 있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게다가 그의 화려한 FBI 경력은 대부분 사람들의 바디랭귀지를 읽음으로써 이룩한 것이었다. 이 두 아이들은 스캇 서머즈의 두 수양형제일 것이다.


[#M_계속 읽으시려면…|닫으시려면…|프랭클린 부부의 집은 전형적인 중산층 가정으로,  오래되어 낡았지만 군데군데 현대적으로 수리한 자국이 있었다. 벽은 인테리어를 따로 했고, 바닥도 새로 덧붙인 것 같았다. 천장에서 돌아가는 커다란 팬이 남캘리포니아의 무거운 봄 공기를 휘저었다. 그러나 천장에는 1960년대에나 유행했던 소용돌이 무늬와 색깔이 변하는 반짝이가 붙어 있었다. 그리고 식당 벽은 싸구려 널빤지로 댔다. 방 구석의 굽더리 널은 이음새가 맞지 않았고, 바닥깔개는 세월과 사람들의 발길로 너무 낡아 있었다. 가구 역시 오래된 것들이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깔끔한 편이었고 강아지를 키우고 있는데도 동물 냄새 같은 것은 나지 않았다. 이들은 주변을 돌보는 사람들이었다. 집, 애완동물, 그리고 가정이 필요한 떠돌이 아이들까지도. 이들은 좋은 사람들이었다.

“스캇이 여기서 얼마나 살았죠?”
멀더가 물었다.
“열 세 살때부터요.”
진 프랭클린이 대답했다.
“그러니까 4년, 이제 5년이 다 되가는군요.”

“당시에는 오마하에 살았어요.”
그의 아내가 끼어들었다.
“그곳 고아원에서 스캇을 데려왔죠. 진은 그 곳 공군 기지의 장교였어요.”
“군대에서는 제대하셨나요?”
해군 아버지를 둔 스컬리가 물었다. 그녀는 이제 활기를 되찾은 것 같았다.
“그렇습니다.”
진 프랭클린이 대답했다.
“93년에 SAC가 닫자 제대했지요. 그리곤 스캇을 데리고 여기로 이사했습니다.”
그는 뒤쪽을 슬쩍 돌아보았다.
“그리고 그때부터 칼리가 우리와 함께 살기 시작했고요. 1년 뒤에는 제프가 왔지요.”
부엌에서 내다보던 칼리가 멀더의 눈길을 피해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스캇은 이사를 어떻게 받아들이던가요?”
스컬리가 물었다.
“괜찮았어요. 오히려 무척이나 기대한걸요.”
엘리자베스 프랭클린이 여전히 긴장한 투로 대답했다.

“여보, 좀 앉아요.”
그녀의 남편이 옆자리를 두드리며 말했고, 그녀는 잠시 망설이는 듯 싶더니 남편의 옆 자리에 앉아 두 손을 무릎 위에 올려놓았다.
진 프랭클린이 말했다.
“경찰과는 벌써 이야기를 끝냈습니다. 스캇은 이제까지 한번도 말썽을 일으킨 적이 없었어요, 멀더 요원. 고아원에서 도망치려고 한 적이 있긴 했지요, 그래서 소년심판소에도 선 적이 있었고요. 하지만 한번도 우리를 슬프게 한 적이 없어요. 단 한번도 말입니다. 그 아이는 단지 좋은 가정이 필요했을 뿐이에요. 그 앤 우리 진짜 아들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나이만 조금 어렸더라도 입양을 했을 거예요.”

“사실은 몇 년 전에 입양을 고려했었어요.”
엘리자베스가 말했다.
“하지만 절차를 끝낼 때 즈음이면 벌써 18살이 되어버리더군요. 그리고 스캇은 친부모가 누군지 알고 있어요. 자기 성을 그대로 유지하고 싶다고 해서 그렇게 하라고 했지요.”
“부모를 안다고요?”
스컬리가 물었다.
“그렇다면 서머즈 부부는 살아있나요?”

“아, 아니에요. 스캇은 고아입니다.”
진 프랭클린이 대답했다.
“스캇이 8살 때 비행기 사고로 부모가 둘 다 죽었어요. 스캇과 남동생만 살아남았고요. 남동생은 몇 달 뒤에 곧바로 입양되었지만 스캇은 입양되지 못했습니다. 그 애 아버지 역시 공군이었다더군요. 테스트 파일럿이었습니다. 그리고 혹시 스캇의 아버지를 알고 있었냐고 물어보신다면 제 대답은 아니오, 입니다. 하지만 덕분에 저와 스캇 사이에는 연결 고리가 생겼지요. 처음 우리 집에 왔을 때부터요. 난 그 애에게 비행법을 가르쳤고 스캇은 벌써 비행 면허증을 딸 수 있을 정도예요. 그 앤 정말 내 아들 같았지요. 내가 가질 수 없었던 진짜 아들 말입니다. 하지만 스캇은 자기 가족들에 대한 추억을 간직하고 있었고, 나와 벳시는 그걸 망치고 싶지 않았습니다. 부모에 대한 기억을 가지고 있다는 건 중요한 거니까요.”

“스캇은 남동생이 어디 사는지 알고 있습니까?”
멀더가 물었다.

“입양 기관에서는 그런 종류의 정보를 알려주지 않아요. 일종의 기밀 사항이죠. 스캇은 비행기 사고 때문에 머리에 부상을 입은데다 뇌 손상도 있었어요.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렇지도 않았지만, 그래도 사람들은 그런 걸 싫어하잖습니까. 게다가 나이가 많은 편이었거든요. 그래서 고아원을 이리저리 전전하다가 보이스 타운이라는 고아원까지 가게 된 거죠. 그 곳에서 일하는 자원 봉사자 중 하나가 내 아내의 친구였는데, 그 트레이시가 한번은 공군 기지에서 여름에 정기적으로 열리는 에어 쇼에 스캇을 데려왔어요. 그 때 스캇을 처음으로 만났죠. 그리곤 곧바로 그 아이를 데리고 있기로 결심했습니다. 당시에 스캇은 애정에 너무 굶주려 있었어요. 사실 우리는 그 전까지는 한번도 수양부모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스캇은 달랐어요. 그 아이는 가족이 필요했고, 우리는 항상 아들이 하나 있었으면 했지요. 그래서 91년 크리스마스 때부터 스캇은 우리와 함께 살기 시작했고 그 후로 우리는 한번도 그 선택을 후회해 본 적이 없습니다.”

멀더는 스컬리와 눈짓을 주고받았다. 프랭클린의 이야기는 동화에서나 나올법한 환상적인 스토리였다.
“하나만 더 묻겠습니다, 프랭클린 씨. 아까 스캇이 고아원에서 도망친 적이 있다고 하셨는데, 그 이유를 알고 계시나요?”
“아뇨. 스캇은 한번도 그 이야기를 한 적이 없습니다. 우리도 한두번 물어보긴 했지만 이야기하기를 싫어하더군요.”

“강요를 하면, 그 애는 입을 다물어버려요.”
엘리자베스 프랭클린이 말했다.
“그 애는 고아원 생활에 대해서는 거의 이야기하지 않아요.  사고에 대해서도 마찬가지고요.” 그녀는 무릎 위에 올려놓은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았다.
“진과 저는 스캇이 나쁜 경험을 하거나 학대당한 게 아닐까 하고도 생각해봤지만 만약 그렇다 하더라도 트레이시가 보이스 타운에 가기 전이었을 거예요. 게다가 보이스 타운은 꽤 좋은 곳으로 알려져 있거든요. 그 때 스캇을 좀더 다그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냈어야 했는데…..이제까지는 그럴 이유가 없었을 뿐더러 스캇의 신뢰를 얻어내기란 힘든 일이었거든요. 사실 그 아이가 이 정도만이라도 우리에게 마음을 열어준 게 고마울 정도예요.”

“스캇이 한번도 말썽을 부린 적이 없었기 때문에 우린 과거의 일은 그저 과거의 일로 묻어주자고 생각했거든요.”
진 프랭클린이 덧붙였다.
“그 애가 길거리에서 홈리스로 살아가던 시절에 대해 아는 것이라고는…아, 겨우 4개월에 불과하지만 말입니다. 속임수 도박을 해서 먹을 것을 살 돈을 벌었다고 하더군요. 그래도 아무도 거기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거나 하지는 않았어요.”

“어쩌면…….그게……”
프랭클린 부인이 머뭇거리며 남편을 쳐다보았다.
“말씀하시죠.”
멀더가 앞쪽으로 기대앉으며 말했다. 진 프랭클린이 한숨을 내쉬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스캇은 자물쇠를 딸 줄 알아요. 지난번에 내가 차안에 키를 두고 내렸을 때 자동차 문을 따 주었거든요. 그리고 한번은 중고품 세일 때 샀던 트럭 문도 열었던 적이 있고요. 그러니까 어쩌면 도둑이었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우리랑 같이 살면서 그 애가 물건을 훔친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아마 그 때는 살기 위해 그런 일을 했을 겁니다. 그래서 그런 일로 그 애를 비난하지도 않았고요. 사실, 솔직하게 말하면 처음에 스캇이 우리 집에 왔을 때는 돈 같은 걸 좀 조심해서 보관했었죠.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눈에 띄면 순간적으로 유혹을 느낄지도 모르니까요. 하지만 스캇은 항상 양심적이었고, 정직했어요.“

“스캇은 지나치게 착하게 굴었어요.”
부엌에서 새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칼리였다.
“잘못이라고는 한번도 저지르지 않았으니까. 시간만 나면 나랑 제프한테 우리가 여기 살게된 게 얼마나 행운인지 말하곤 했죠.”
칼리는 코웃음을 쳤다. 성격이 무척 강한 아이로 보였다. 멀더는 칼리의 과거를 알고 싶어졌다. 절대로 만만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럼 너는 스캇이 이런 무모한 일을 저지르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하는 거니?”
멀더가 칼리에게 물었다.
“스캇이 왜 그런 짓을 하겠어요?”

그게 바로 멀더가 가진 의문이었다.

“마지막으로 한번 저질러 보고 싶었던 게 아닐까?”
스컬리가 말했다.
“아니면 친구들에게 과시하고 싶었을지도 몰라. 여자친구라든가.”
칼리는 눈을 굴리더니 다시 부엌 쪽으로 걸어갔다.
“그렇게 앞뒤 꽉막힌 인간이 그랬을리 없어요. 그 개자식이 사라져서 속이 다 시원하네.”

프랭클린 부부는 당황했다.
“죄송합니다. 칼리의 말버릇이 –”
진 프랭클린이 입을 열었다.

 “괜찮습니다.”
멀더가 희미하게 미소 지었다.
“칼리는 모르겠지만, 무척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아, 그리고 계단 위에 앉아있던 아이가 다른 수양아들이죠? 올라가서 그 애와 이야기를 좀 해봐도 되겠습니까? 스컬리 요원은 아직 두 분께 드릴 질문이 남아있는 것 같군요.“

“물론이죠.”
엘리자베스가 말했다. 스컬리가 멀더를 쳐다보았다. 멀더는 자신이 다시금 스컬리를 따돌리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소년과 따로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었다. 

멀더는 계단을 두 칸씩 뛰어올라가서 2층에 있는 세 개의 침실을 들여다보았다. 소년은 그 중 한 방의 침대에 앉아있었다.
“안녕.”
아이가 고개를 들었다.

“이름이 뭐지?”
멀더는 소년의 이름을 이미 알고 있었지만 일단 이렇게 물었다.
“제프.”
“내 이름은 폭스란다. 들어가도 될까?”
“그럼요. 그런데 폭스라니, 무슨 놈의 이름이 그 모양이에요?”

멀더는 어린 아이의 도전을 무시하며, 방으로 들어가 다른 침대 하나에 걸터 앉았다. 보아하니 스캇의 침대인 듯 했다. 두 소년이 함께 쓰기에는 약간 작은 듯한 방이었다. 아마도 프랭클린 부부의 은행잔고는 그들의 넓은 마음에 따라주지 않는 모양이었다. 실내장식으로 미루어보아, 스콧의 취향은 단순한 것 같았다. 녹색을 좋아했고 옷장 위에는 비행기 모형을 잔뜩 전시해놓았으며 침대 위쪽에는 비행기 포스터를 붙여놓았다. 머리맡에 걸린 책꽃이에는 프랭크 허버트의 듄 시리즈와 아이작 아시모프의 파운데이션 3부작, 그리고 그렉 베어의 이온이 꽂혀있었다. 셀레나 기의 사진도 보였다. 다른 책들도 모두 과학이나 비행기과 관련된 서적들 같았다. 분명 스캇 서머즈는 하늘을 날아다니는 것들에 흥미를 가지고 있었다.

“너희 형은 제트기를 좋아하나 보지?”
“스캇은 내 형이 아니에요.”
멀더는 제프를 쳐다보았다.
“둘이 사이가 안 좋았니?”
“사이는 좋은 편이에요.”
제프가 고집스레 턱을 들어올렸다.
“그래도 형은 아니에요.”
“스캇이 왜 도망갔는지 아니, 제프?”
“아뇨.”
무뚝뚝한 대답이 돌아왔다.

“스캇이 도망간 거라고 생각하니?”
제프가 멀더를 올려다보더니 갑자기 벌떡 일어났다.
“스캇을 그냥 내버려둬요! 아무 짓도 안했으니까요. 알았어요? 사람들이 뭐라고 하든 상관없어요. 스캇은 나쁜 짓이라고는 하나도 안했다구요!”

멀더는 침착한 말투를 유지했다.
“난 그 애가 뭘 잘못했다고 그러는 게 아냐. 단지 무슨 일이 일어났고 스캇이 어디 갔는지 알고 싶을 뿐이란다. 그러면 다치기 전에 찾아올 수 있을 테니까 말야.”
“아, 그래요? 그러시겠죠. 그리곤 붙잡아서 다시 소년원 같은 데 가둬버리겠죠. 하지만 아무도 스캇을 잡을 순 없을 걸요. 스스로 나타나지 않는다면 또 몰라도.”
소년의 말에는 분노와 자랑스러움이 반반씩 뒤섞여있었다.
“스캇은 한 터프하니까요.”

“난 네 말에 찬성할 수 없구나, 제프. 그래, 네 말대로 스캇은 터프할 지도 모르지만, 세상에는 정말로 나쁜 사람들이 많거든. 사악하고, 스캇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들 말이다. 지금은 아무 문제도 없을지 모르지만 오랫동안 거리를 헤매다보면 언젠가 그런 사람들과 부딪치게 될 거야. 어쩌면 죽을지도 몰라. 사람들이 그러는데 스캇은 눈을 감고 도망쳤다며? 앞을 보지 못한 상태에서 자기 몸을 지키기란 어려운 법이야. 스캇이 어디 갔는지, 정말 생각나는 거 없니?”

제프는 멀더의 말을 곰곰이 생각하는 듯 하더니 슬픈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없어요.”
이번 대답은, 반항심보다는 정직함에서 나온 것이었다.
“오마하였다면 모를까, 여기는 잘 모르겠어요.”
“오마하였다면 어디로 갔을 것 같니?”
“시내로요. 당구장들이 늘어 있는 데가 있거든요. 히스패닉 구역에요. 스캇은 스페인어를 조금 할줄 알아요.”

멀더는 스캇이 눈을 감은 채로 당구를 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적어도 현재 그의 눈에 생긴 문제점을 고려한다면 말이다. 그러나 당구를 칠 수는 없더라도, 자신에게 익숙한 오마하로 돌아갔을 지도 모른다. 적어도 샌디에이고보다는 몸을 숨기기 쉬울테니까.

그러나, 어쨌든 이 제프라는 소년은 너무 조심스럽게 행동하고 있었다. 제프는 머리를 숙이고 앉아 손가락을 신경질적으로 움직이며 한쪽 다리를 흔들었다. 마치 멀더가 빨리 가버리기를 바라는 양. 소년은 아직 아는 것을 다 말하지 않았고, 멀더는 그게 대체 무엇일지 궁금했다.

“어젯밤에 스캇이 집에 왔었니, 제프?”
소년은 앉은 자리에서 거의 1미터나 펄쩍 뛰어올랐다.
“아뇨!”
“제프. 사실을 말해 주어야 한다. 난 스캇을 체포하러 온 게 아니야. 아까 말한 대로 큰일이 생기기 전에 찾아서 데려오려는 거야. 그러려면 네 도움이 필요해. 만약에 스캇이 어디 갔는 지 안다면, 아니 졸업 파티 이후에 그 애를 보기라도 했다면……”
멀더는 말 끝을 흐리며 기다렸다. 방안의 공기가 점점 더 무거워졌다.

마침내 소년이 굴복했다. 어쨌든 어린 아이였으니까.

“알았어요. 맞아요, 어제 밤에 집에 왔었어요. 우리 방 창문 밖에 커다란 나무가 있거든요. 어제 스캇이 그 나무를 타고 올라와서 창문을 두드리더라구요. 그래서 들어오게 한 다음에 짐 싸는 걸 도와주었어요. 스캇은 앞을 볼 수가 없었거든요. 계속 눈을 꼭 감고 있으면서 눈을 뜨면 날 다치게 할거라고 그랬어요. 무슨 뜻인지는 모르겠지만 스캇은 진짜 겁을 진뜩 먹은 데다 놀란 거 같았어요. 그러면서 빨리 여길 떠야한다고 하더라구요. 나한테 가방에 옷을 좀 집어넣어 달라고 하고는 저금했던 돈을 가지고 갔어요. 나보고 돈을 분류해달라고 그러더군요.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면서요. 그래서 1달러짜리랑, 5달러, 10달러 짜리 지폐 옆을 서로 다르게 접어줬어요. 그 다음에는 가위랑 선글라스랑 두꺼운 테이프를 가져다달라고 했어요, 하지만 정말로, 진짜로 어디 간다고는 말해주지 않았어요. 나도 물어봤는데 대답 안 해줬다구요.”

“그게 몇 시였지?”
“나도 몰라요. 아마 사고가 있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였을 거예요. 에, 제 생각에는요. 그 때는 그런 일이 있었다는 걸 몰랐거든요. 경찰도 오지 않았었고. 9시? 10시?”

멀더는 고개를 끄덕였다. 파웨이 고등학교는 이 집에서 별로 멀지 않았다. 만일 스캇이 사건이 터지고 나서 최대한 빨리 여기로 달려왔다면, 아무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채지 못했을 것이고 아무도 소년의 뒤를 쫓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여기 있을 동안 한번도 눈을 뜨지 않았다고? 무심코라도 말야?”

“한번도요. 만약에 눈을 뜨면 날 심하게 다치게 할 거라고 그랬어요. 얼굴이 꼭 백짓장처럼 하얬고요. 그렇게 겁먹은 스캇은 처음봤어요.”
“또 다른 말은 없었니?”
“별로요. 학교에서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고 했고, 자기가 또 말썽을 부려서 나나 진, 베스를 다치게 하기 전에 빨리 떠야한다고 했어요. 아, 그러니까 프랭클린 씨랑 프랭클린 부부말이에요. 우린 그냥 이름으로 부르거든요.”
“괜찮다, 제프. 계속 이야기하렴.”

“그게 다예요. 스캇이 한 말이라고는 대개 ‘이걸 가져와’ 아니면 ‘저걸 가져와’ 뿐이었어요. 엄청 서두르더라고요. 사실 가위랑 테이프를 가져오라길래 좀 이상한 생각이 들었지만, 나중에 학교에서 무슨 일이 들었는지 알고 나니까 짐작이 갔어요. 아마 눈 때문이겠죠?”
“그럴 확률이 크지.”
그리고 그 순간, 폭스 멀더는 스캇이 마음에 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공포에 질린 상태에서도, 소년은 실수로라도 다른 사람들을 다치게 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어떤 옷을 가져갔지?”
“네?”
“스캇이 어떤 옷을 가져갔냐고 묻는 거다. 두꺼운 옷, 아니면 여름 옷? 점퍼도 가지고 갔니?”
“그냥 티셔츠랑 청바지 같은 거요. 하지만 점퍼는 가지고 갔어요. 그리고 후드가 달린 빨간색 운동복도요. 팔에 구멍이 났는데도 그 바보 같은 옷을 좋아했더랬죠. ‘행운의 셔츠’래나 뭐래나.”

멀더는 자리에서 일어나 명함을 꺼낸 다음 뒷면에 핸드폰 번호를 휘갈겨 쓰고 제프에게 건네주었다.
“만약에 스캇이 집으로 돌아오면, 아주 잠시동안이라도 말이다, 나한테 전화해주렴. 나와 이야기할 마음이 있는 지 알아보고, 만약 그럴 생각이 없더라도 전화해 주겠니? 내가 스콧한테 나쁜 짓을 하려는 게 아닌 건, 너도 알지?”
스캇은 소년의 눈을 정면으로 들여다보며 눈빛으로 확신을 심어주려 했다.
“스캇한테, 화장실 벽을 고의로 그렇게 부순 게 아니라는 걸 알고 있다고 전해주렴. 난 그 애를 도와주고 싶다. 그렇게 전해주겠니?”
제프는 멀더의 명함을 받아들고 앞쪽을 들여다보았다.
“알았어요. 그리고 나도 알아요. 스캇이 잘못한 게 아니라는 걸요.”

멀더는 방을 떠나 스컬리를 눈짓으로 불러낸 다음 프랭클린 부부에게 작별을 고했다.

“그래서요?”
두 사람이 차안에 자리를 잡자마자, 멀더가 물었다.
“뭘 알아냈어요?”

“스캇이 얼마나 좋은 애였는지를 알아냈죠. 별로 쓸모는 없겠지만 몇 부분 적어놓았어요. 나중에 한번 살펴보도록 해요, 멀더. 그래도 스캇이 왜 고아원에서 도망갔는지는 아직도 모르겠어요. 당신은요?”
“어젯밤 파티 이후에 집에 왔었답니다. 제프가 짐을 싸주었대요. 공업용 테이프와 가위, 선글라스도 함께 말이죠. 그리고 어디론가 떠났다는군요.”

스컬리가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서도 나한테는 항상 아이들은 질색이라고 말한단 말이에요, 멀더? 그건 그렇고, 테이프와 가위라뇨?”
“눈 때문에요. 눈을 계속 감고 있으려고 그러는 거죠. 아직도 이게 엉터리 사건으로 보이나요, 스컬리?”

스컬리는 대답하지 않았다. 잠시 후 멀더가 덧붙였다.
“내 생각엔 스캇이 가족들을 보호하려고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도망간 거죠. 이 젊은 서머즈 친구의 사진은 구했어요?”
“20장은 되요.”
멀더가 웃었다.
 “그 중에 선글라스를 낀 사진은?”
그녀는 대답없이 멀더의 옆 얼굴을 살펴보았다.
 “그렇다면 집으로 다시 돌아오지는 않겠군요. 대체 어디로 향하고 있는 걸까요?”
“오하마로 돌아간 것 같아요. 길거리에서 혼자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장소로.”

스컬리는 의문을 제시하지 않았다. 엑스파일 사건을 맡기 전에 멀더는 FBI에서 프로파일러로 일하면서 범죄자들의 심리를 거의 본능적으로 파악하는 능력을 자랑했다. 문제는 멀더가 스캇 서머즈를 범죄자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그는 그저 겁을 먹고 두려워하는 어린 소년에 불과했다. 멀더는 자신의 본능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기를 바랐다. 그는 다른 누구보다도 먼저 스캇 서머즈를 찾아내고 싶었다. 적어도 소년을 ‘잠재적인 무기’로 생각할지도 모르는 사람들보다 먼저.

그러나 소년을 찾기란 어려울 것이다. 멀더는 여기에 다음 달 월급을 걸 수도 있었다. 아무리 프랭클린 부부와 함께 4년이나 되는 시간을 보냈어도 스캇은 여전히 권위주의를 싫어하고, 게다가 지금은 공포에 질린 상태였다. 만일 누군가에게 연락을 취해온다면 아마도 제프일 가능성이 가장 클 것이다. 사실 멀더는 제프가 곧바로 자신에게 전화를 걸 것이라고는 믿지 않았다. 그러나 그러한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 노릇이 아닌가. 지금 멀더가 바라는 것은 스콧이 제프와 함께 이야기를 좀 나누는 것이었다. 적어도 나중에 멀더가 스캇을 발견했을 때 자기 소개를 하는 도중 도망가지 않도록 말이다.

멀더는 스캇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이 사실에 대해 한치의 의심도 품지 않았다.

—계속_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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