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별 글 목록: 2025년 10월월

“굿 뉴스” (2024)

넷플렉스에 공개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평이 좋길래 감상.

솔직히 영화 전체가 이 정도의 블랙 코미디인 줄은 몰랐다.
사건을, 나아가 상황 전체를 조롱하는데,
중간중간 한국인으로서는 섬뜩한 부분들이 있어서
키득대다가 예기치 못한 순간 피가 싸늘하게 식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럴 때는 실실대다가도 저도 모르게 얼굴이 굳는 것이다.
실은 영화 속 이 모든 것이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상황이라는 것을 실감하면서.
생사여탈권을 가진 자 앞에 선 아무개처럼.

그래서 과연 일본 관객들은 같은 장면에서 어떤 느낌을 받을지 궁금하기도 하다.

전체적으로 영리한 영화인데
템포가 묘하게 필름을 1.1배로 빨리 돌리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좀 숨이 막힌다.
어찌보면 요즘 유행하는 숏폼 영상을 붙여놓은 영상 같기도 하고.

일본 배우들 이렇게 연기를 잘하는데 과소평가 받고 있다니
정말 슬픈 일이다.
특히 여성 테러리스트 배우가 좋았어.

연휴 내내

마음 편하게 놀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작업 진도도 나가지 못하는
어정쩡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효율이 50퍼센트 미만인데 그렇다고 성에 찰 정도로 여유시간을 즐기는 것도 아니다 보니
일과 여가 양쪽 다 만족감을 느끼지 못하고 불만스럽다.

평생 이래야 한다고 생각하니 조금 우울하군.

“친애하는 슐츠 씨”

제목과 대략적인 내용에 들어서는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뉴스레터를 모은 글인 줄은 몰랐다. 나중에 유료회원으로 가입하든가 할까 고민 중.

전부 트위터에서 한 번쯤은 들어본 소재들이고 각각의 주제에 대해 나름의 의견이 있으나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어서 내 생각 역시 정리하기가 쉬웠다.
보다 상세한 정보와 출처를 알게 된 것은 덤이고.

멜라니의 이야기가 감성적으로 처절하게 느껴지게 하는 부분이 있는데, 아마도 가장 일반적이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사회구조에 기반해 있어 그럴 것이다. 편집이 가장 중요할 서적에서 첫머리에 가장 보편적인 이 주제를 내세운 이유가 있다. 이후로는 점점 더 주제가 소수자에게 집중되고, 나 역시 아직은 한국에서 주류 인종인 한국인인지라 주제별로 내게 와 닿는 정도가 각각 다르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그 또한 흥미롭다.

나는 여성이므로 여성과 페미니즘과 관련된 이야기에도 예민하지만, 한국에서 오랫동안 차별받아 온 지방 출신이기에 흑인들의 이야기에도 그에 못지 않게 깊이 공감한다. 반면에 성소수자라는 주제에는 감성보다는 주로 이성으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으며, 장애와 관련해서는 장애 판정을 받지는 않았으나 어릴적부터 시달려온 매우 낮은 시력과 관련 질병 때문에 스스로 반장애인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 책을 사회 주류라 여기며 평소에도 그렇게 행동하는 주변 사람들에게 읽어보라 던져준다면 그들의 감상은 나와 꽤 다를 것이다. 특히 조니 뎁과 앰버 허드 챕터는 냉소적인 반응을 얻을 수도 있겠지. 평소에 하던 말을 생각해 보면.

어려운 말이 없어 순식간에 읽힌다. 이렇게 책을 빨리 읽은 건 정말 오랜만인 듯.
인생 참…고민하고 고민하는 슐츠 씨처럼 살아야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