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보관물: STAR WARS/팬픽

그림 못 그리는 게 서러울 때….ㅠ.ㅠ

스타워즈 30제 17. 여왕님.

scene 1 :
황금 비키니, 황금 하이힐, 황금 나비안경, 황금 망사 스타킹을 풀로 갖춘 베이글 머리 레이아.
한 손에 붉은색 광선채찍, 다른 한손에 푸른색 광선채찍을 들고
한 쪽 하이힐로 큰 대자로 누워있는 한 솔로를 꾸욱~~~꾸욱~~ 밟아 누르며
[옵션 : 옆에 루크도 함께 깔려있으면 더욱 좋다]
천지무용 포즈로 입가를 가리고 외친다.

“여왕님이라고 불러라!!!!”

………..머릿속 그림은 완성, 그러나 손은 곰손……….털썩.

아우, 30제 17번 “여왕님”을 저렇게 채우고 싶었는데…..그림실력이 안된다는 게 천추의 한입니다.
제가 아이디어를 제공했으니 누구 그려주실 분 안계시나요….으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스타워즈 30제] 13. 죽음

13. 죽음

그는 두 눈을 부릅뜨고 기다렸다. 이것과 최초로 하나가 될 때에도 그는 눈길을 돌리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도, 결연히 이 순간을 맞을 것이다.

갑자기 눈부신 빛이 눈동자를 찔렀다. 그는 순간적으로 두 눈을 깜박였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눈앞의 형체가 모습을 갖추어 갔다.

그의 아들은 참으로 기묘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방금 전까지도 렌즈를 통해 같은 얼굴을 바라보고 있었건만, 지금 자연 그대로의 그의 눈동자에 비치는 청년은 마치 처음 보는 사람인 양 낯설어 보였다. 그는 처음으로 아들의 얼굴을 자세히 훑어보았다.

부스스한 금발머리가 시야에 들어왔다. 예전에도 누군가, 저런 머리칼을 지닌 사람을 알았던 적이 있었다. 지난 20년 동안 잃어버렸다 생각해왔던 감정이 얼마 남지 않은 육신을 뜨겁게 휘감아 올라왔다. 오비완. 나의 스승이자, 아비이자, 형제였던 자여. 이 무거운 증오에 눌려, 참으로 오랫동안 잊고 있었다. 내가 얼마나 당신을 존경했으며, 그리고 얼마나 사랑했는지. 내가 얼마나 당신의 이해와, 지도와, 구원을 바랐었는지. 내가 얼마나, 당신이 내밀어주는 손길을 원했었는지.

옛 스승의 마지막 모습이 스쳐지나갔다.

아아, 당신의 말이 옳았다. 당신은 언제나 옳았다. 당신은 그로 인해 상상도 못할 힘을 얻었고, 그렇게 여기 남아있는 것이다. 내 피붙이의 모습으로.

그는 투명한 눈물이 흘러내리는 아들의 뺨을 바라보았다. 이제 불꽃처럼 피어오른 그의 감정은 차갑게 얼어있던 심장에 도달해 그의 가슴을 산산조각 내고 있었다. 그래, 예전에도 누군가 나를 위해 저렇게 울어주던 사람이 있었다. 파드메. 나의 꿈, 희망, 사랑하는 아내여. 당신을 사랑했다. 진심으로 사랑했다. 당신은 모를 것이다. 내가 얼마나 당신의 따스한 품을 그리워했는지. 당신의 이마와, 눈썹과, 코와, 입술과, 다정한 목소리를 얼마나 꿈꾸고, 또 지켜주고 싶었는지. 모든 것으로부터, 이 세상으로부터, 죽음으로부터.

아아, 그러나 당신이 옳았다. 당신은 지켜줄 필요가 없었다. 아니, 당신은 그렇게, 오히려 나를 지켜주고 있었다. 미래를 보고, 희망을 보고, 죽음을 초월한 것은 오히려 당신이었다. 당신이 옳았다.

그는 아들의 푸른 눈동자와 마주쳤다. 그는 그런 눈을 가졌던 사람을 알고 있었다. 생각지도 않았던 모습에, 그는 다시 한번 눈을 깜박였다. 그 안에는 자신이 있었다. 젊고, 깨끗하며, 한때 그 무엇에도 무너지지 않을 듯 견고했던 자신의 모습이. 원하는 것을 향해 똑바로 나아가고, 옳지 않은 것을 거부하며, 사랑하는 이들을 지키기 위해 발버둥쳤던, 어리석고도 사랑스러웠던 자신의 모습이.

그는 미소를 지었다. 이 얼마나 평화롭고 달콤한 모습인가. 이 얼마나 사랑스럽고 측은한 아이인가. 그는 아들의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싶었다. 눈물을 닦아주고, 품에 안아주고 싶었다. 귓가에 속삭여주고 싶었다. 걱정하지 말라고, 슬퍼하지 말라고, 절망하지 말라고. 20년 전에 자신에게 해 주지 못했던 일을, 하지 못했던 말을, 눈앞의 아들에게 아낌없이 주고 싶었다. 그러나 그의 아들은 그와 달리 절망하지 않을 것이다. 그 자신보다도 그를 더욱 잘 알고 있는 이 아이는, 그 때의 그보다도 훨씬 더 자기 자신을 잘 이해하고 있을 것이다.

그래, 이 아이가 옳았다. 그의 아들은, 누구보다도 옳았다.

“그만 가거라, 아들아.”

그는 힘겹게 입을 열었다.
“날 두고 떠나거라.”

젊은 시절의 그가 고개를 저었다.

“안 돼요. 저와 같이 가세요. 아버지를 두고 갈 순 없어요. 제가 꼭 구해드리겠어요.”

그는 미소를 지었다. 그는 자신의 입에서 똑같은 말을 들은 적이 있었다.

“넌 이미 날 구했단다.”

구원이란 생명이 아닌 법. 그는 누구보다도 이 이치를 잘 알고 있었다.

“네가 옳았다.”

밝은 빛이 비쳤다. 자신의 것이 아닌, 친숙하지만 다른 이의 감정이 흘러들어왔다.

“네 말이 옳았어. 네 누이에게도…….네가 옳았다고 전해주려무나.”

그의 딸, 그와 똑같은 눈을 하고 있을, 파드메와 똑같은 표정을 가지고 있을 그의 딸.

그는 안간힘을 다해 미소를 지으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그의 몸은 더 이상 그의 뜻대로 움직여 주지 않았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그는 자신을 감싸안는 포스의 기운을 느꼈다. 자신의 육체와 한때 그것을 지탱하던 기계장치 사이에, 아버지와 아들 사이에, 현재의 그와 과거의 젊은 그 사이에, 현재의 그와 과거에 알았던 모든 이들 사이에. 그리고 이 우주, 하나의 거대하고 통합된 생명과, 그 자신, 작고 위대한 생명 사이에.

그는 그동안 얼마나 이 평화로운 느낌을 그리워했는지 실감하며 눈을 감았다. 더 이상 힘은 필요 없었다. 포스가 그를 지탱시켜줄 것이다. 그것과 하나가 될 수 있다면…….

누군가의 목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

“아버지,…”

누구의 목소리?

“전 안 갑니다.”

그는 다시 희미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는 더 이상 다스 베이더가 아니었다. 그는 아나킨 스카이워커도 아니었다. 그는 시스도 아니고, 제다이도 아니었다. 심지어, 그는 더 이상 인간도 아니었다.

포스가 그와 함께하고 있었다.





[스타워즈 30제] 25. 전쟁

웨지 안틸레스는 천천히, 엑스윙의 동체를 손바닥으로 쓰다듬었다. 익숙한 감촉이 느껴졌다. 그의 손바닥 아래에는 벌써 몇 년째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검은색의 둥근 데드스타 마크가 놓여있었다. 그는 다시 손을 움직여 그림을 쓸어보았다. 전 동맹군 가운데 자신의 전투기에 이 검은 표지를 지니고 있는 사람은 그를 포함하여 단 세 명뿐이었다. 그리고 그 중에서 오늘 이 두 번째 데드스타 사냥에 직접 나서는 이는 웨지 자신뿐이었다. 그리고 어쩌면…..

“이제 그게 하나 더 늘어나겠죠?”
갑작스런 목소리에 웨지는 화들짝 놀라 뒤를 돌아보았다. 익숙한 얼굴이 싱글거리고 있었다.
“그렇게 되면 더할나위 없겠지, 웨스.”
웨지는 최대한 속마음을 감추고 침착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벌써 몇 년째 웨지와 함께 팀웍을 맞춰오고 있는 웨스 잰슨은 이 거대한 전투를 앞두고 어딘가 약간 들떠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허술해 보이는 겉모습과 달리, 그는 베테랑이었다. 수없이 많은 전투를 치르고도, 아직까지 성한 몸으로 우주를 누비는 친구였으니까. 그의 쾌활한 눈빛을 쳐다보던 웨지는 자신도 모르게 무심코 물었다.

“몇 살이지, 웨스?”
“예?”
웨스는 잠시 멍한 표정으로 눈동자를 굴리더니 입을 열었다.
“스물…이던가? 어, 아마도요.”
웨지는 피식 웃었다.
“젊군.”

자신의 입에서 나온 말에 놀라, 웨지는 다시 한번 쓴웃음을 지었다. 이런 바보 같은. 그렇게 말하는 자신이야말로 비록 전투의 선봉인 레드 편대를 이끄는 편대장이긴 하나 이제 겨우 스물을 조금 넘긴 어린 청년에 불과했다. 첫 번째 데드스타 작전에 참가했을 때, 그는 아직 면도 자국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 새파란 십대 소년이었다. 아직까지도 웨지는 자신이 그 전투에서 살아남은 것은 순전히 운 덕분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운도 실력의 일부라는 게 파일럿들 사이의 정설이긴 했지만 말이다.

그는 시끌벅적한, 하지만 어딘가 가라앉은 분위기의 주변을 둘러보았다. 앳된 얼굴의 청년들이 이리저리 움직이며 각기 다른 모양의 전투기와 애스트로이드를 점검하고 있었다. 중간중간 나이를 알 수 없는 이종족 파일럿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5년 동안 굵직굵직한 전투를 겪어 오면서 웨지가 지니게 된 나쁜 습관은 신참들을 어린애 취급하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진짜 나이 따위는 상관없었다. 새로 들어온 녀석들과 훈련에 임할 때마다, 잡담을 나눌 때마다, 임무에 나설 때마다, 웨지는 자신이 그들을 얼마나 어리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깨닫고 깜짝깜짝 놀라곤 했다. 그들 중에는 웨지보다 두 배의 세월을 살아온 이들도 있었다. 가끔씩 그는 그들과 자신의 위치가 바뀌어 있는 것을 실감하며 남몰래 실소하기도 했다. 전쟁은 군인을 필요로 하고, 군인은 경험을 필요로 한다. 웨지는 그 경험을 갖춘 군인이었다.

전쟁은 소년을 어른으로 만든다. 아니, ‘어른’이 아니라 ‘남자’였던가? 웨지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어린 시절, 아버지의 잡동사니에서 발견한 무슨 홀로그램 쇼에서 나온 문구였던 것 같다. 그는 그때 어른이 되고 싶어 발버둥치는 어린 소년이었고, 그래서 이 문구는 아직도 그의 의식 깊은 곳에 묘하게 선명하게 박혀 있었다. 어렸을 때는 저 말이 진실로 보였더랬다. 밀수업을 하다가 동맹군에 합류한 것도, 어쩌면 정의가 어쩌고저쩌고보다 그런 동경심이 더 많이 작용한 것 때문인지도 모른다. 인정받고 싶어서, 어른이 되고 싶어서, 앞으로 나아가고 싶어서.

하지만 그는, 이제 그 말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전쟁은 소년을 어른으로 만들지 않는다. 전쟁은 그저 저 깊은 곳의 소년을 죽일 뿐이다. 적어도 그의 전쟁은 그랬다. 물론, 어쩌면 마음속 소년이 죽어감으로써 어른이 되는 것이야말로 성장의 진실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도대체 누가 그런 것에 대해 알고 있겠는가.

웨지는 자신의 데드스타 마크에 열렬한 눈빛 세례를 보내고 있는 웨스를 힐끗 바라보았다. 아, 물론 가끔씩 예외가 있는 법이지만. 그는 슬쩍 웃음을 흘렸다. 어쩌면 웨스를 비롯해 다른 몇몇 파일럿들은 오늘이 지난 후 자신의 엑스윙이나 와이윙에 웨지와 똑같은 마크를 달 수 있게 될 지도 모른다. 아니면………..

웨지는 다시 한번 주위를 둘러보았다. 간혹 눈에 익은 얼굴들이 스쳐지나갔다. 아니면, 수많은 파일럿들이 어른이 될 기회를 잡지도 못하고 소년인 채로 죽어갈 것이다. 이제껏 계속 그래왔던 것처럼.

“대장, 대장!”
“응?” 웨지는 문득 정신을 차렸다.
그는 고개를 흔들었다.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안 된다. 감상은 목숨을 앗아가니까.

“저기 스카이워커 대장이 오는데요.”
웨지는 고개를 들고 웨스가 가리킨 쪽을 쳐다보았다. 검은 옷을 입은 누군가가 손을 흔들어 보였다. 웨지도 그를 향해 씨익 웃어보였다. 그렇다. 때로는 진실로 전쟁을 통해 어른이 되는 소년도 있는 법이다. 아주 간혹은.

+++++++

………웨지와 루크의 투샷을 쓰고 싶어 죽을 지경입니다만…….상상력 부족입니다. 쿨럭.
그런데….왠지 분위기가 건담이 되어버렸다. 허허…… ㅠ.ㅠ




[스타워즈 30제] 19. 노을

19. 노을

한 쌍의 태양이 하루 일과를 마치고 안식처로 돌아가려고 하고 있었다. 주홍빛 하늘 아래 한 줄기 누런 햇살이 모래 바람을 헤치며 헐떡거렸다. 지상에서 사그라들기 전, 마지막 임무를 마쳐야 한다는 듯이. 꼬리를 물 듯 나타난 쌍둥이 달에게, 아직도 이 사막의 소유권을 주장하려는 듯이.

한 소년이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한 은자가 그를 지켜보고 있었다.

그렇게, 두 사람은 같은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

……….전체 7문장.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