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사고도 사고지만
언론이 먼저 미쳐가는구나.
언론이 미치니
보는 사람들도 덩달아 미쳐 날뛴다.
다수가 제정신인 세상에서 살고 싶다는 게 과분한 꿈인지야 알고 있었지마는
거의 모두가 미쳐 날뛰는 세상은 조금 심하지 않은가.
카테고리 보관물: 단상
뉴스를 보다보니
어째
있는 증거를 가지고 가설을 세우는 게 아니라
가설에 맞춰 증거들을 짜맞추고 있다.
“화약 냄새 안납니다.”
‘물속에서 터지면 안 날 수도 있습니다.”
“레이더에 안잡혔습니다.”
“갸네들이 스텔스를 만들었을 수도 있습니다.”
…………………해도해도 너무한다. -_-;;;;;
고무줄
PC 통신시절 활동하던 작은 소모임이 있었다.
벌써 10년이 훌쩍 넘어버린.
한 때는 꽤나 자주 정모를 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더 소홀해졌고,
따로 연락해 개인적인 이야기를 친밀하게 나누는 건 아니지만
일년에 한두번 정모가 있으면 그래도 꼭 챙겨서 나가고 싶어하는 모임.
모든 사람들을 잘 챙기고
나를 무척 귀여워해주던 한 오라비가 있었다.
몇년 후 친해지고 난 뒤 이렇게 말했지.
“널 처음봤을 때 말이야, 커다란 가방에 다 헤진 야구모자를 대롱대롱 매달고
머리는 노란 고무줄로 질끈 묶고 있었지.
세상에, 다 큰 여자애가 노란색 고무줄을 말야!”
사람 좋은 웃음을 싱글싱글 흘리며 그리 말했지.
그 뒤로 몇 번이고, 옛 일을 추억할 때면.
어지간히 깊은 첫인상을 줬던 모양이었다.
일촌평에도 그리 써 놓을 정도였으니.
그래서 몇년 뒤, 또 몇년 뒤,
얼마 전까지 아무렇지도 않게 만났던 그 오라비가
더 이상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는 소식을 들었을 때,
왠지 멍하면서도 비현실적인 느낌에 당황했던 그 때보다도
훨씬,
날이 더워지고
머리를 묶고 거울 앞에 서면
나도 모르게 문득 그 오라비의 말이 생각나는 거지.
“다 큰 여자애가 아무렇지도 않게 노란색 고무줄로 머리를 묶고 말이야!”
지금은 훌쩍 나이가 들어
노란색 고무줄과는 전혀 닮지 않은 곱창끈을 쓰건만,
길어진 머리카락을 뒤로 그러모아 쥘 때면.
그 목소리와 표정이 그려지는 것이다.
법정 스님 입적
무소유’ 법정스님 입적(2보)
오늘 오후 1시 50분쯤 영면하셨다고 하는군요.
법정스님은 정말 모든 걸 훌훌 털고 자유롭게 가셨을 것 같습니다.
그러니 아무리 아쉽다 할지라도 불쌍한 중생의 한 명으로서, 오히려 모든 연민과 고통을 떨치고 편히 쉬실 수 있게 된 걸 축복해드려야 할 것 같아요.
극락왕생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