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보관물: 단상

언제부터인가

여러 곳에서 ‘귀엽다’는 단어가 ‘예쁘다’를 대체하고 있다.
물론 그 두 단어를 정황상 같은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는 경우도 있지만
가끔씩, 아니 너무 자주 상당한 위화감을 느낀다.
자연스러운 언어가 아니다. 플라스틱처럼 만들어진 세계관이다. 

언제부터 울 나라 남자애들이 귀여운 애들을 밝혔다고 그러시나.
소개팅을 시켜준다면 ‘예쁘나?’가 나오는 게 정상이거늘
도대체 언제부터 “귀엽냐?”가 먼저 나오고

도대체 언제부터 우리나라에서 짝사랑하는 남자선배에게 도시락을 갖다바치고
아무리 사람이 잘났든 모두가 꺄꺄거리면서 대놓고 그 사람을 떠받들고
결판이 아니라 결착을 낸단 말인가. 

다들 일본 만화를 너무 많이 보셨다.
남자 작가든 여자 작가든.

2차원에서 나와 자신이 사는 세상을 둘러보는 게 좋겠다.
명실상부 창작하는 작가잖아.

설마, 이제까지 정말로 그런 3차원 세계에서 살았단 말인가?

사람들은  모다들

“죽기 전에 해 봐야 할 100가지” 같은 것에 깊은 감명을 받나?
아니, 물론 그 목록을 정말 실천하고 있다는 것 자체는 대단하다고 생각하지만
나라면 그런 걸 못하기 때문에 대단한 것 뿐 반드시 절대적인 감탄을 할 필요는 없잖아.
게다가 난 세상 모든 사람들이 내가 할 수 없는 걸 할 수 있기 때문에 하나같이 다 대단하다고 생각하는걸. 굳이 그 사람에게만 특별히 감탄할 이유가 있나?
온갖 책에서 “훌륭한 삶을 살고 싶으면 목표를 세워라”고 말하지만
목표를 세우지 않고서는 훌륭한 삶을 살 수 없다면
그거야말로 사람이 텅 비어있다는 증거가 아닌가?
현세에서 의미를 찾기 위해 개인적으로 그러는 건 충분히 이해하는 바이나
나더러 칭찬해달라고 조르진 말아줘.
확실히 우와, 대단해! 감탄은 하지만, 흠, 과연 칭찬거리인지는 모르겠단 말이지.
덧. 아, 혹시 지난번 종합심리검사에서 나온 ‘높은 자존감’ 부분은 내 이런 성향을 말하는 건가. -_-;;;  

MBC 스페셜을 보고

타블로의 학력논란.
사실 이쪽에는 워낙 관심이 없어서 또 어떤 미친 놈들이 인터넷에서 설치는구나, 하고 넘어갔더니만
여기까지 오다니 정말로 나라 망신이다. -_-;;;

그건 그렇고,
저 카페의 정신나간 놈들은 그렇다 쳐도
보통 사람들마저 저런 놈들이 내놓은 의혹을 믿었단 말야?
절반은 내가 봐도 헛소리인데?

이봐, 나만 해도 국내 학부제 1세대인데 우리 때 졸업논문 안 썼다고. -_-;;;
상식은 개뿔.

저런 정신병자들이 세상을 걸어다니는 것도 무섭지만
거기에 사람들이 동조한다는 게 더 무섭다.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사람들이
하나도 모르고 둘도 모르는 이들에게 끌려다니다니.
정말로 세상이 돌았구나.

덧. 지금 나오는 “W”를 폐지하고 아메리칸 아이돌 짝퉁을 만든다는 MBC 사장 놈을 보고 있으려니
대학 시절 순진했던 내가 처음 듣고 기겁한 공대 졸업생 오라비의 전매특허 욕설이 절로 나오는구만. 차마 전문을 쓰지는 못하겠지만, 아시바를 위아래로 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