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보관물: lukesky

“월스트리트에 한 방을: 게임스톱 사가”

어렸을 적 아버지에게 왜 그렇게 다큐를 좋아하시냐고 물은 적이 있는데
나이 들고 나니 내가 딱 그짝이다.
시간 여유가 좀 들었을 때 밀린 드라마를 볼 생각이었는데 이상하게도 요즘엔 창작물보다는 다큐멘터리에 먼저 눈길이 가게 된단 말이지.

이 사건이 일어났을 때 트위터에서 실시간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진행 추이를 목격했기에 넷플 추천 목록에 있길래 잽싸게 클릭했다. 처음엔 소위 네티즌들의 ‘어그로’로 보였고 나중에는 일종의 운동으로 번지는 걸 보면서도 기분이 묘했는데 (일단 큰손 투자가들이 끼어들면서 그마저 성격이 완전히 달라졌으니)
실은 그 전부터 내가 모르는 움직임이 있었음을 처음 알았다.
그래, 아무리 눈덩이처럼 굴러가기 시작한 사태라도 발단이 있었고, 일렁이는 불씨가 없었다면 말이 안 되지.
나도 꼬였는지 다큐에서 “모범적인” 말을 하는 헤지펀드 운용자들이 얼마나 얄미워 보였는지 모른다. 개미 투자가들을 염려해서 하는 말이 아닌, ‘업계를 어지럽힌 데 대한’ 훈계라니.

이 사태로 인하여 로빈후드의 뒷배와 ‘시스템’이 온천하에 까발려진 걸 가장 큰 수확으로 삼아야하지 않을까 싶다. 시스템은 늘 놀라울 정도로 거대하고 교묘하게 숨어 있지.

그치만…..저기, 노래하시는 분들 음. 세상은 참 넓고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이 있어….

벌써 10월 1일

추석 연휴 전에 어떻게든 일을 마무리 짓고 나름 이 긴 휴일을 즐겨보려 했는데
그만….연휴가 끝나자 보내줘야 하는 다른 일이 들어왔고
결국 대청소도 못하고 “무빙” 보려고 했던 것도 못보고 ㅠㅠㅠ
10월 3일까지 꼼짝없이 일에 잡혀 있게 되었다.

이렇게 되면 다음 스케줄까지 다시 1-2주일이 미뤄지게 되는 식으로 연쇄반응이 일어나고 흑흑흑
그나마 모든 일이 겹쳐서 일어나지 않는다는 데 대해 늘 “나는 운이 좋아”라고 자위하고 있지만
가끔은 원망스럽단 말이지.

이렇게나 날씨가 좋은데!!!!!!!!!!

억울해!!!!!!!!!!!!

“암컷들”

암컷이라는 성이 소극적, 수동적 존재이며 항상 부차적인 존재에 머물러 있다는 편견을 여러 동물 사회를 예로 들어 반박하는 책.

내가 후대에 받은 교육 탓이겠지만, 나는 암컷이 자연에서 주로 짝짓기 ‘선택’의 주도권을 쥐고 있기 때문에 순수하게 진화적 관점에서 더 우위에 서 있다는 게 당연히 기본적인 사고 방식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전통적인 생물학 – 그리고 남성적 – 관점에서는 이를 가만히 앉아서 선택만 하면 되기 때문에 수동적이라고 반대로 해석했다는 게 약간 충격적이었다. 그들이야 당연하다고 여겼겠지만 만일 동물 암수의 역할이 바뀌었다면 반대로 “여성이 남성의 선택을 받기 위해 화려한 춤을 추는 걸로 보야 역시 남성이 우위에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겠지. 하나의, 그것도 자연 현상을 두고 어떻게 해석이 달라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겠다.

기존에 대략적으로만 알던 사실들을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조금 더 심화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고래 사회. 사자나 하이에나,나아가 침팬지나 코끼리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는 알고 있었는데 확실히 해상동물에 대해서는 내가 조금 더 무지하구나 싶고.

저자인 루시 쿡이 리처드 도킨스를 사사했고, 그의 주장을 반박하는 책이라고도 하는데 이쯤 되면 “이기적 유전자”를 읽어야 하나. -_-;;; “만들어진 신”은 읽었는데 “이기적 유전자”는 당시에 번역 때문에 말이 좀 많았어서.

어느날….

아침 컴퓨터를 켰는데 컴이 도스 모드로 넘어가더니….
(이하 생략)

그 모드에서 부팅이 됐다 안됐다 하기에
설정 문제인가 싶어 애먼 지인을 붙잡고 이거 어케 해요!! 하고 난리를 쳤는데
결국 원인을 알 수 없어 컴 수리업체에 급하게 연락.
부팅하드를 읽을 수는 있는데 부팅을 할 수가 없어
교체하고, 하는 김에 그냥 보드도 같이 교체했다.
기사 분이 빨라질 거라고 장담하셨는데
확실히 프로그램이 돌아가는 건 빠른 것 같은데
한글은 묘하게 렉이 걸리고 부팅도 불을 붙기 시작하기까지는 오히려 느려졌다.
일단 로고가 뜬 다음은 빠르지만.

이유를 몰겄네.
모든 문제를 윈 11 탓으로 돌리는 중이다.

여하튼 구글 드라이브 덕을 봐서 하루만에 일을 재개하는 데에는 성공했다.
이럴 때면 클라우드 덕을 정말 톡톡히 보는 것 같다.

하드가 여러 개인데 지난번에 날아간 뒤로 아직도 정리를 안하고 게으름을 피우고 있었는데…
보아하니 한 2-3년 뒤면 컴을 통으로 바꿔야할 것 같은데 그 때가 되면 이 자료가 가득 든 오래된 하드들을 또 어떻게 처치해야할지 난감하다. 요즘 완성형 데스크탑 본체에는 하드를 추가할 공간을 거의 안 넣는 것 같더라구.

주변에서 다들 노트북을 사고 모니터와 키보드를 연결하라고 하는데
인간이 구식이다 보니 왠지 모를 거부감이 있다.
한 2년 뒤에도 열심히 고민하고 있을 거 같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