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보관물: lukesky

“타이거 킹” – 넷플릭스

그닥 취향이 아닐 것 같아서 넘기려고 했는데 하도 시끌시끌해서.

음….뭔가 못볼 걸 본 기분이다.
등장인물 모두가 미쳐있고,
처음에는 그래도 어느 정도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펼쳐지다가
뒤로 가면 갈수록 반전을 거듭하며 점점 더 광기어린 이야기로 치닫는데

거대한 맹수들을 키우는 이들이 비대한 자아를 뽐내기 위해서라는 건 당연해 보이지만
이게 일종의 컬트 조직과, 가스라이팅과, 서로 먹고 먹히는 단계에 이르면
내가 뭘 보고 있는 건지 황당해지는 것이다.

몰랐는데 미국에서 꽤 유명한 사건이었던 모양이다.
한동안 미국 프로그램에 육식 동물 새끼들을 데리고 나오는 사람들이 출연하는 걸 보고
저건 대체 뭐야? 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이유가 있었구나 싶고.

실제로 시베리아 호랑이는 보호종에 멸종 단계인데도 미국에서 저런 족속들이 근친교배를 해 가며 번식시켜 겨우 몇 백만원에 팔아먹고 있다는 사실도 기가 막힌다. 저때까지  아직 법적 규제가 없었다는 것도.

개인적으로 조 이그조틱은 끔찍한 인간이지만 지나치게 감정적인 탓에 저 지경에 이르렀다고 생각하는데, 그래서인지 중간중간 등장하는 바가반 닥 앤틀이라는 자가 제일 무서웠다. 등장인물 가운데 제프 로와 그의 오른팔과 더불어 진짜 사이코패스라고 생각되는 인물. 저런 인간은 또 교묘해서 법에 잡히지도 않겠지.

“피프티 피플”

지방의 – 아마도 경기도일 듯한 – 한 병원을 중심으로, 서로 엮이거나 관련이 있는 사람들의 일상에 대한 이야기.

내 기억에 여러 사람들에 대한 짧은 글을 모은 책으로 알고 있는데 ‘장편소설’이라는 표지글에 내가 잘못 알고 있나 싶었다. 음, 다 읽은 지금도 과연 이걸 장편소설이라고 부를 수 있는 걸까 싶긴 하다.

하지만 일단 술술 넘어가도록 재미있고, 나중에 아는 사람들이 등장하거나 스쳐 지나가는 걸 발견하는 재미가 있다. 작가가 사람들을 참 사랑스럽게 바라본다는 생각도 든다. 애환과 비애가 있지만, 그럼에도 절망적이지는 않다.

대체 어떻게 마무리를 지을까 생각할 즈음에 마지막 사건이 일어났고, 좌석을 되짚으며 저게 누구였더라 다시 앞으로 돌아가 사람들의 이름을 찾아봤으며, 도마뱀 동화가 허구라는 작가의 말에 내심 실망했다. 쳇, 양복입은 도마뱀 아저씨 되게 궁금했는데.

내가 읽은 정세랑 작가의 첫 작품이다. 두번째를 찾아봐야겠지.

“킹덤” 2시즌 – 넷플릭스

넷플릭스의 “킹덤” 2시즌.

확실히 재미있어.
“시그널”도 내 취향일 거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찾아봐야 하나.

1시즌에 벌려놓았던 떡밥을 전부 회수한다.
각 화마다 한 가지씩의 볼거리가 있다는 점에서 좋았으나
시간에 너무 쫒기는 터라 ‘스토리’를 푸는 데에만 급급하다는 것이 너무 아쉽다.
1시즌에서는 좀 급해도 이야기가 몇 개 안 되니 뭐 괜찮지 않나 싶었는데
2시즌은 6화가 아니라 최소 8화, 아니면 10화로 늘렸어야 했다.
하기야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었겠지만. 

우리나라 좀비들은 정말 너무 빠르고 급하고 부지런해서
괜히 한국 좀비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단 말이야.

상복을 이용해 붉은 피의 효과를 최대한 낸 것도 보기(?) 좋았다.
1시즌부터 확실히 비주얼에 신경쓰고 있는 것 같지.

서비의 활약이 늘어나서 기뻐.
지난 시즌에는 그 배두나를 데려다가 이거밖에 못써먹나 많이 아쉬웠었고
사실 지금도 좀 아쉽긴 한데 그래도 포지션은 확실히 구축했으니까.

“애견무사와 고양이눈”

고양이와 개와 관련된 단편들을 엮은 책.
몇 작품은 이미 브릿G에서 읽은 것들이지만.

진산과 좌백은 PC 통신시절부터 알던 이름이지만
무협은 일단 내가 일상적으로 찾아읽는 장르가 아니고
가끔 우연히 접한 단편이나 에세이는 확실히 진산 작가 쪽이 취향이었다.
그래선지 몇 안되지만 접한 작품도 진산 쪽이 많고.

이 책도 마음에 드는 드는 글은 모두 진산 님의 글.
단순히 개와 고양이이기 때문이 아니다.
좌백 님의 글은 무협이라는 장르에 참으로  충실하지만
진산 님의 글은 틀에 박힌 법칙을 깨트리고, 비웃고, 그러면서도 다시 돌아오기 때문이다.

브릿 G에서 읽은 “고양이 꼬리”도, “고양이 눈”도 좋았으나,
모두가 하나로 이어지는 “고양이 귀”를 읽고 나면
드디어 한 권이 완성된 느낌이 든다.

이야기가 한 두개 더 있어도 좋았으련만.
다 읽고 나니 아쉽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