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데퓨 2차 감상

이번에는 시험삼아 3D로 보고 왔는데

굳이 이 버전으로 볼 필요는 없겠네요.
[#M_ 그러니까 말이죠 | less.. |

1. 확실히, 이제까지 나온 모든 엑스멘 영화들을 아우르는 내용입니다.
3부작 중 2부작이 아니라 마치 마무리를 완전하게 지은 완결편처럼 보인다는 얘기죠.
따라서 매그니토의 대사인 “오늘은 새로운 미래의 시작이다”라는 대사는
뮤턴트의 역사 뿐만 아니라
엑스멘 영화 자체에 대한 말이기도 합니다.
새로운 미래, 새로운 역사, 새로운 시리즈의 시작인 것이죠.
이로써 싱어는 사람들이 말하듯 엑스멘 3만 지운 게 아니라
엑스멘 시리즈 전체를 우아하게 뒤엎은 셈이 되었습니다.
기존 시리즈의 인물들이 그대로 등장한다고 해도
그들이 로건이 알던 사람들과 “같은 경험을 하고, 같은 인생을 겪고 같은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이라는 법은 없으니까요.
진과 스콧은 예전처럼 연인사이로 보이지만 과연 그들은 기존과 똑같은 과정을 거쳐 교수님의 제자가 되었을까요?
이미 엑스멘 2에서 진은 한번 죽었는걸요.
2. 엑퍼클이 에릭이 매그니토로 거듭나는 탄생기라면
엑데퓨는 찰스가 진정한 프로페서X로 탄생하는 이야기입니다.
에릭에게 자기 자신과 목표에 대한 자각이 필요했다면
교수님께는 자신의 껍질을 깨트리는 과정이 필요했지요.
아직 어리고 자만심 가득하고 실패를 경험해 본 적 없는 부잣집 도련님은
일련의 실패와 상실을 겪고 좌절하고
한때 자신의 ‘멘티’였던 인물을 멘토 삼아 다시 태어나게 됩니다.
이런 역전은 시간 여행을 다룬 이야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스토리지만
교수님에게도 “단순한 라이벌” 뿐만 아니라 “인도자”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건 흥미로운 일이에요.
3. 저는 엑데퓨에서 젊은 에릭이 철저한 악역으로 등장하는 것이 아주 마음에 듭니다.
브싱에 대해 이를 박박 갈아도 캐릭터에 대한 분석이 비슷하다는 건 반가운 일이에요.
10년이 지난 지금 그는 여전히 확고하고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흔들림이 없습니다.
X 교수님이 심지는 더욱 굳을망정 커다란 테두리 안에서 늘 숙고하는 것과는 달리
매그니토는 거침없이 달리는 기차와도 같죠.
요즘에는 이런 악역이 필요해요.
사실 트위터에서도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하도 ‘불쌍하고 사연있고 이입할 수 있는 악역’의 시대가 되다 보니
“우리와 근본적으로 다른, 이질적인 악역”이 사라지고 있거든요.
어쩌면 저 유행도 몇년 지나 다시 예전처럼 철저한 악역들이 돌아올지도 모르겠지만요.
4. 영화가 수십년만에 손을 잡고 공동의 목표를 추구하는 두 사람에서 시작해
완전한 결별로 끝난다는 사실은 아이러니하면서도 엑퍼클과 일치하는 구조를 보여줍니다.
 
5. 배우들에 대해서는 하고싶은 말이 잔뜩인데 정리해서 늘어놓을 수가 없네요.
그건 그냥 수다를 떨어야해요.
매커보이군의 눈물글썽한 눈과 연기는 얼마나 좋은지. ㅠ.ㅠ
젊은 매그니토는 얼마나 근사한지.
그리고 나이드신 교수님의 굳건함과 처연한 나이 든 매그니토의 뒷모습도요.
피터 딩클리지의 역할도 사실 생각할 거리도 잔뜩인데 말입니다.
6. 제니퍼 로렌스의 미스틱을 참 좋아하지만
그래도 액션 장면을 보면 레베카 로미즌 누님이 생각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전 그 레베카 미스틱의 ‘짐승같은’ 몸놀림을 좋아했거든요.
인간이 아니라 동물같고, 야성적이고, 그래서 ‘뮤턴트는 인간과 다르다’는 느낌을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캐릭터죠. 연민을 느낄 수도 있지만 왜 인간들이 그들을 배척하는지를 적나라하게 이해하게 해 줘요.
하지만 엑데퓨의 레이븐은 찰스 때문에 – 그리고 그 빌어먹을 놈의 ‘여동생’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여전히 인간다움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레베카 누님의 미스틱은 제게 미셀 파이퍼의 캣우먼과 같은 지위에 있습니다.
아마 어떤 배우가 다시 연기를 해도 제 눈에는 안 차겠죠.
7. 브라이언 싱어가 직접적으로 3편 “아포칼립스”에 어린 스콧과 진이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는군요.
그래, 그럴 줄 알았다! 그러지 않고는 이야기가 안 돌아가거든요.
그러므로 그 3부작은 새로운 시작이 맞아요.
오리지널 5 중 가장 비중이 컸던 멤버들이 오히려 ‘2기 멤버들’이 되는군요. 크흑.
알렉스 동생으로 나올지 아들로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ㅠ.ㅠ

_M#]

아, 그리고 역시 수다를 떨어야 할 것 같습니다.
글로 말하자니 참 힘드네요. 캬캬캬캬캬.
교수님 시점에서도 한번 정리를 해야 하는데. ㅠ.ㅠ

엑데퓨 2차 감상”에 대한 3개의 생각

  1. 핑백: 루크스카이, 하늘걷기

  2. THX1138

    2. 영화 스틸이나 예고보면서 찰스의 모습이 너무 웃기게 나와서 시대가 아무리 저래도 저 모습은 좀 심하다 했는데 영화를 보고나니 그지꼴하고 있었던게 이해가 가더군요 아주 소중한 사람 떠나보내고 의지할것을 찾았는데 그마저도 시대의 흐름에 사라지니 정줄놓고 살았던것 같아요 머리야 산발이 되던말던… 말이죠… 맥어보이가 참 연기 잘하더군요 찰스에서 프로페서가 되가는 과정이 맞는것 같아요

    3. 에릭 멋있어요 ㅎㅎ 악당이 너무 섹시해요 감옥에서 밥 잘먹었는지 뽀샤시 하더군요 패시도 연기를 참 잘했던게 비행기에서 분노할때 와닿더라구요 거침없는 매그니토 좋아요 좋아 ㅎㅎ

    6. 미스틱은 로미즌이죠 ㅎㅎ 저도 로미즌의 미스틱 참 좋아요 거침이 없고 동물적인 움직임이 너무 좋더군요 제니퍼의 미스틱은 덜 가공된 아직 세상에 미련이 남은 미스틱 같더라구요 애기애기한 모습이 귀엽지 말입니다..

    매튜 본이 엑퍼클로 새로운 엑스맨의 시작을 알렸다면 싱어는 엑데퓨로 앞으로의 엑스맨 시리즈에 대한 길을 보여준것 같아요 앞으로 어떻게 될지 기대해보고 싶더군요

    영화 마지막에 진과 스콧 나올때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오더군요 ㅎㅎ 너무 반가웠어요

    응답
    1. lukesky

      우앙, 찰스. ㅠ.ㅠ 진짜 스틸컷 뜬 거 보고 엄청 불평불만을 퍼부었는데 그래도 영화 속에서 매커보이 군이 움직이면서 대사치는 걸 보니 그게 또 어울려서 할 말이 없더라고요. 배우들이란. -_-;;;; 전 아래에도 썼듯이 찰스의 고뇌가 그 정도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또 지나치게 ‘개인적인’ 면에만 맞춰져 있다고 생각하지만, 애가 아직 어려서그래..라든가, 그래 ‘개인적인 일부터 해결해야 대의를 도모할 수 있겠지’라는 식으로 넘어가기로 했어요. ^^*
      ‘우앙, 로미즌 언니 멋지죠. 엉엉엉. ㅠ.ㅠ 눈빛도 그렇고 그 씨익 웃는 입꼬리가. ㅠ.ㅠ
      진이랑 스콧! 진이랑 스콧! 아악 제발 스콧! 아포칼립스에 스콧이 안 나올 리가 없습니다. 으익!!!

      응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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