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쥐 병원에 다녀왔음다

수술은 잘 끝났습니다.
이빨이 비스듬하게 나간데다
그 끝이 천장에 닿아 있어
원래는 송곳니 모양처럼 레진을 길게 씌워야 했는데
이빨이 삼각형 모양으로 나가 뒤쪽에 레진을 지탱할 부분이 없다 보니
그냥 신경을 긁어내고
봉합 부분만 얇게 때웠어요.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 작은 충격으로도 다시 부러질 수 있다면서요.
그런 이유로 이제 콩쥐는 한쪽 송곳니가 눈에 띄게 짧아졌습니다.

흑흑.
신경염이 어느 정도 진행중이었던 것으로 보아
부러진 지 꽤 된 것 같대요.
콩쥐가 한 동안 제가 오면 침대에 자리잡고 있던 때가 있었는데
설마 그 때 그랬던 걸까요.

끄응, 부러진 원인은 여전히 모르겠습니다.

제가 목욕을 시켜도 한 네시간 정도는 제게 하악 거리며 부루퉁해하는 성격이라
병원에서 데리고 나오는 데 애를 좀 먹었습니다.
이 자식, 남들 앞에서도 내게 하악질이라니, 버릇이 없어!!!

수술 전 혈액검사에서 신장 수치가 조금 높게 나와 걱정이라고 그러시더군요.
혹시 모르니 앞으로 계속 용변 보는 걸 신중하게 살펴보랍니다.
이빨도 신경써서 닦아주지 않으면 치주염이 올 수 있으니 조심하래요.

저처럼 무관심한 놈이 신경쓸 게 두 배로…ㅠ.ㅠ

[야, 미오 이 자식! 물에 불린 건사료는 콩쥐거야!! 네가 다 먹지 말라곳!!!
왜 옆에 멀쩡한 마른사료두고 네가 그걸 먹니! ㅠ.ㅠ]

훗, 콩쥐 수술비가 제 한달 생활비 나왔습니다.
안그래도 요즘 거의 유례가 없을 정도로 쪼달리고 있는데 이 무슨. ㅠ.ㅠ

책들 안녕.
여름에 사려 했던 운동화도 안녕.
미장원도 안녕.
안녕, 안녕. 상상만으로도 즐거웠어요. ㅠ.ㅠ

…….자기 먹을 것 입을 것 줄여서 자식새끼들 먹이고 입히고 교육시켰다는 옛날 어른들 말씀이 생각나는 날이 아닐 수 없습니다.

덧. 콩쥐는 왜 낯선 환경에 가면 화장실을 안 가는 걸까요.
지난번에도 그러더니 오늘도 동물병원에서 전혀 용변을 안 봤더라고요.
끄응….늘 생각하지만 이 녀석 자폐증 고양이 맞지 말입니다. ㅠ.ㅠ

콩쥐 병원에 다녀왔음다”에 대한 6개의 생각

  1. polly

    아..고양이 이빨…고양이가 쓸데없이 예민한 동물이라 자기 치석에 알러지 생긴다며 수의사가 양치를 꼭 해주라고 했는데, 전 엄두가안나요;;; 대체 고양이 양치는 어떻게 해주나요;; 게다가 전 집에서 눈치보느라 고양이 관리를 제대로 못해주는 형편이라 이놈들 아프기라도 하면 큰일인데, 나이가 있다보니 저도 좀 걱정이예요. 그나저나 병원비가…어휴..정말 사람 치과도 비싼데 동물은ㄷㄷㄷㄷ

    고양이는 원래 낯선데 가면 용변을 안보지 않나요? 야생 습성때문인지, 예민해서 그러는건지, 환경 바뀌면 하루정도는 참는거 같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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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ukesky

      자기 치석에 알레르기…엄마야. ㅠ.ㅠ 양치해주기 너무 힘들어요. ㅠ.ㅠ 칫솔로 하면 잇몸을 다치고 면수건으로 문딜러주니 제 손가락을 깨물더라고요, 엉엉엉.
      정말 이럴 땐 동물보험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애완동물 키우면서 다들 한번 이상씩은 크게 앓는 거 같은데 말이죠. 엉엉엉. 헉, 예민한 고양이는 원래 낯선 곳에서는 용변을 잘 안보는 거였나요? 아니 울 집에 오자마자 화장실 가서 볼일 본 미오 얘는 대체 뭔가요, 캬캬캬캬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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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디오티마

    고양이는 정말 지나치게 예민하고 자아가 강한 동물인가봐요. 어쩌면 사람보다 더 그럴지도요.ㅠㅠ
    하늘이는 도저히 양치가 불가능한 녀석이라 오로자임 치약을 써요. 효소 치약이라는데 칫솔질을 하지 않아도 치석 제거효과가 있다네요. 그래도 칫솔질까지 해주면 더 좋을 거예요. 칫솔은 지시장 같은 데서 파는 어금니칫솔이 냥이 전용 칫솔이랑 젤 비슷해요. 동물병원에서 파는 건 멍뭉이랑 겸용이라 너무 크거든요. 아~ 아기용 칫솔도 괜찮다 하더라고요. 신장염 이거 진짜 조심하셔야 해요. 수분 섭취가 중요하다는데 우리집 녀석들은 채소나 과일은 전혀 탐하지 않아요. 그래서 캔 줄 때 물을 섞어서 주고 있어요. 에고, 고민이 많으시겠어요. 뭔가 도움이 되고 싶어 주저리주저리 썼는데 필요치 않으심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되어요.
    아~ 그리고 보리는 이사 스트레스로 신장이 급격히 나빠졌었어요. 무심하게 생긴 녀석인데… 역시 고양이는 예민한 녀석들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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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ukesky

      오오, 그건 먹이는 치약인가요? 저도 옛날에 물에다가 양치 효과가 있는 애를 타주긴 했는데 그리 효과는 없는 것 같더라고요. 아악! 동물병원에서 냥이 칫솔을 사온 다음에야 이 댓글을 보다니! 그런데 어금니 칫솔도 구해봐야겠어요. 생각해보니 제가 냥이가 두 마리더라고요. 그래서 칫솔도 두개가 필요…ㅠ.ㅠ [지시장이 뭔가 한참 고민했습니다, 캬캬캬캬] 울 애들은 물은 참 잘마시는데 말이죠. 콩쥐도 날마다 물을 막 들이키고. 그런데도 수치가 높다니, 걱정입니다. 엉엉엉.그냥 일시적인 거면 좋겠어요. ㅠ.ㅠ
      아이고, 보리는 그럼 지금은 괜찮은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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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디오티마

      네~ 먹이는 치약이에요. 버박치약 치킨맛이 워낙 기호성이 좋아서 유명하지만 오로자임이 좀 더 낫다는 평이네요. 특히 치석에요. 더 좋다는 치약도 있는데 그건 해외구매라서… 오로자임은 파는 곳만 있으니 혹 주문하시는 쇼핑몰에 없으심 제가 산 곳 알려드릴게요. 가끔 스트레스 받으면 그러니까 콩쥐는 일단 잘 케어해주심 되지 않을까요?
      보리는 요즘 안 아프니까 다시 깡패가 돼서 하늘이 형아를 막 괴롭혀요.ㅠㅠ 하늘이 턱 살점이 떨어져나가서 속상해서 눈물이 다 났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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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Lukesky

      콩쥐는 레진 씌운 데에 음식물이 낄 수 있으니 반드시 양치를 해 줘야 해요. ㅠ.ㅠ 그냥 먹는 걸로는 안된대요. 그치만 미오는 그 치약을 정말 먹이고 싶군요. 콩쥐는 양치할 때 얌전..까지는 아니더라도 끙끙거리며 참는데 미오는 제 손가락을 물거든요. ㅠ.ㅠ
      헉, 살점…..ㅠ.ㅠ 남자아이들은 무섭게 노네요 커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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