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비니아”

1. 마지막 두 페이지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그것이 바로 수많은 그리스 신화에서 이야기하는,
하늘의 별이 되고, 샘이 되고 나무로 화하는
불멸의 존재로 이어지는 게 아닌가.

2. 주인공 라비니아는 두 개의 세상 – 그녀의 현실과 시인의 환상 –  양쪽 모두에 존재하며
그러한 자신의 존재를 자각하는 유일한 인물이다.
미래를 알고 있는 그녀는 닻처럼 안정적인 인물이되,
흔히 볼 수 있는, 자신의 운명을 바꿔보겠노라 진취적으로 행동하는 이들과 달리
“정해진 대로, 되어야 하는 대로 행동하고 있다”고 되뇌인다.
왜냐하면 그녀는 여전히 노래 속의 인물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독특한 형식은 SF의 시간 및 공간 패러독스를 연상케하며,
독자들에게도 그녀와 계속해서 거리를 두도록 암시한다.
또한 우리는 처음에 우리가 그녀를 알고 있기 때문에 정보적 우위에 서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책의 첫머리에서부터 우리를, 미래의 로마를 바라보고 있는 것은 시인의 도움을 받은 라비니아다.

3. 참 차분한 이야기다. 

4. 그나마 베르길리우스를 읽고 싶다는 생각이 안들어서 참 다행이야.
내가 아이네이스에 아는 것이라곤 딱 한줄, ‘트로이 멸망 후 떠돌다 로마의 건국시조가 되었다’는 것 뿐이고,
베르길리우스에 대해서는 소녀시절 지경사 “쌍둥이 시리즈”에서
성 클레어 학교 여학생들이 버질이라면 학을 뗐다는 것 밖에 없으니까.

5. 비록 지금까지 나온 애들은 다 가지고 있지만 르귄 전집이 나와주면 참 좋겠다, 휴우.
…..아니야, 다시 생각해보니 그건 아닌 것 같아. ㅠ.ㅠ
내 지갑. ㅠ.ㅠ


“라비니아””에 대한 2개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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