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밥통을 사야겠어…

1. 원래 사용하던 하얀색의 쿠쿠 전기밥솥이 있었습니다.
밥맛이 나쁘지 않았죠.
그런데 어디선가 중고로 가져온 애라
밥하는 곳 위에 덮이는 쇠뚜껑의 코팅이 한 군데 나가서
그 부위에 하얗게 녹이 슬었는데
그게 점점 커져서 이젠 주먹만해졌어요.

제가 아무리 무신경한들,
아니 무신경했기 때문에 그정도가 될 때까지 아무 생각 없이 그냥 밥을 해먹었지만
요즘엔 워낙 눈에 띄어서
신경을 안 쓸래야 안 쓸 수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얘는 수리하는 데 돈이 많이 들테니 걍 창고에 쳐박혀 있는
오래된 다른 밥통을 꺼내기로 했습니다.

2. ……엄마가 저 쿠쿠를 가져다주면서
“이게 밥맛이 훨 나아”라고 말씀하신 이유를 깨달았습니다.

이 빨간 밥통, 진짜 맛없어!
밥이 이건 찐 것도 아니요, 끓인 것도 아니요
애가 막 부슬부슬 떨어져!
똑같은 쌀에, 똑같이 물을 부었는데 애는 밥이 아니야!!
그냥 익은 쌀이야!!!

3. 도저히 못 먹겠어요.
참고 먹어보려고 했는데 이건 무리예요.

그렇다고 이미 밖에 내 놓은 하얀 밥통을 다시 쓰자니
녹이 슬어서 부슬부슬 떨어지는 뚜껑이 걸립니다.
둘다 밥이 안되는 것도 아니고
멀쩡히 돌아가는 애들을 가져다 버리려니
그것도 양심에 찔려요.
[전자제품은 망가질 때까지!!! 가 제 모토라서요.]

라서
지금 한 2주일 째 밥을 사먹고 있는데
더 이상 못버티겠어요.
역시 제값 주고 전기밥솥을 사지 않으면 안되겠습니다. 아악.

그건 그렇고, 최소한 6인분짜리는 사야할 텐데
또 어딘가 가서 이것저것 비교해서 알아볼 생각 하니
벌써부터 골치가 아프네, 쩝.


덧. 대체 왜 밥솥에 말하는 기능이 필요한 거지. -_-;;
삐삐 소리면 되잖아. 아, 쓸데 없어.
 

아무래도 밥통을 사야겠어…”에 대한 8개의 생각

  1. polly

    우리집 밥통도 말하는 쿠쿠인데, 전 은근히 괜찮더라구요. 기계적인 상냥한 목소리로 “잡곡 취사가 시작됩니다~ 삐익-” 하는것이 왠지 집안일 돕는 깡통로봇 같은 기분도 들고 은근 재밌어욬ㅋㅋ근데 혼자 밥해놓고 까먹고있을때 목소리가 들리면 가끔 깜짝 놀랩니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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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ukesky

      그거예요, 그거. 혼자 사는데 갑자기 들려오는 사람 목소리. 허거, 깜짝깜짝 놀란다고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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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s.

    수리가 나을 듯합니다만. -_-;; AS센터에 연락해서 견적 한 번 받아보세요. 전자 파트가 아니라 솥부위라 소모품 처리가 될 듯합니다.
    덧. 말하는 기능은, 어머니 표현을 따르면 매우 고마운 기능입니다. 얘가 뭘 하고 있는지 알려줘서 좋다는군요.(예, 어머니는 종종 밥솥에 뭘 하고 있었는지 까먹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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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ukesky

      뚜껑에 붙어 있는 거라 수리비가 꽤 나올걸. 그러려면 정말 돈 더주고 새거 사는 게 낫지 않을까.
      어…어머님…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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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디오티마

    “전자제품은 망가질 때까지!!!” 공감해요. 저도 얼마전에 10년된 보온밥솥 버리고(현미밥은 절반밖에 안 익는) 쿠쿠로 샀어요. 말하는 기능 쓸데없고, 액정도 필요없어서 기본으로 샀어요. http://item.gmarket.co.kr/detailview/Item.asp?goodscode=182220289 요건데 6인용이라 크진 않아요. 10만원에서 몇 천원 더 얹으심 될 거예요. 제가 검색할 땐 최저가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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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ukesky

      오오오오옷!! 저 링크 정말정말 감사드립니다! 쓸데없는 기능 없이 그냥 딱 기본만 있는 값싼 애가 필요했어요. 크흙. 사정 되면 얘 사야겠어요. 아우. 지금 쓰고 있는 애는 생각해보면 10년도 훨씬 더 되었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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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팥쥐 계모

    쿠쿠느 밥통계의 혁명.. 외국인들도 전자제품 쇼핑할때 사가는 쿠쿠..ㅡ_ㅡ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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