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휴가


한 문장으로 평하자면 2% 부족하다.
아니, 20퍼센트라고 해야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놀랍게도 기대치 이상이었다.

눈물을 펑펑 흘릴 준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치밀어오를 정도는 아니었고
[감동이 몇 초 이상 지속되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큰 단점]
영화를 본 뒤 비록 당시에는 젖먹이였으나 5.18을 겪은 광주에서 자란 인간으로서 여러가지 보고 들은 이야기를 줄줄 늘어놓을 준비를 하고 있었지만
그 또한 자연스럽게 뻥! 하고 터질 정도가 아니다.

아무래도 기본 캐릭터가 평범한 시민인만큼 아무런 설명도 없이 곧장 5월 18일로 돌입하며,
중간에도 당시의 상황을 적절하게 파악할만한 정황설명이 없다.
그야말로 말 그대로 시위대에 참가한 한 시민이 겉에서 들여다보는 모습이랄까.
국가적, 대외적 정치 상황과 시민군 내부의 갈등 등 많은 것이 생략되었지만 현명한 판단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럴 시간도 없고, 그럴만큼 여유가 있지도 않다.

그러나 시작점으로는 나쁘지 않다.
생각만큼 ‘감동받으세요’를 우겨대는 영화가 아니라는 사실이 참으로 다행스러울 따름이다.
[아무래도 가장 우려되었던 부분인지라. 몇 군데가 쓸데없이 길긴 하지만 용서할만하다.]
중간중간 나오는 이른바 “사투리 의존형 유머”도 처음에는 조금 거슬리지만 맥을 끊지는 않는다.

생각보다 후한 점수를 줄 수 있어서 기쁘다.
불평만 잔뜩 들어놓을 영화가 아니라서 정말 다행이다.
[아니, 다시 읽어보니 불평만 했잖아!! ㅡ.ㅜ]

화려한 휴가”에 대한 4개의 생각

  1. theadadv

    개인적으로 광주항쟁, 6/29선언의 두 라인은 시가를 제현한 게임을 만들어서 체험한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15년전부터 했었는데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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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PPANG

    이게 충분히 상업적이라서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그게 좀 못내 서운하기도 하고 복잡한 심경이라 전 리뷰를 못 쓰겠더라구요. 슬프긴 한데 그게 분노로 승화되지는 못하는 것 같고…그러니까 영화 속에는 분노의 대상이 없는 것 같은 이상한 느낌이. 그래도 이게 출발이라고 생각하면서 만족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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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lukesky

    스카이/ 잘 보고 돌아오세요!
    theadadv/ 규모가 너무 작지 않아?
    PPANG/ 으, 전 얼마나 걱정을 했던지 기대보다 괜찮아서 기뻐 달려왔다니까요. ㅠ.ㅠ 보신 분들 느낌은 대충 비슷한 것 같네요. 맞아요, 맞아. 분노를 터트릴 데가 없죠.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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