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워즈 30제] 1. 내기

1. 내기

그날은 둘 다 정찰 임무가 없었다.

“그러고 보니 요즘 공주가 날 쳐다보는 눈빛이 영 심상치가 않아. 아, 거기 케이블 하나만 던져줘.”
“또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예요? 여깄어요.”
“헛소리라니, 무슨 소리야. 넌 경험이 없어서 그런 모양인데, 그 정도면 눈치 까야지. 지난번에 정찰을 마치고 돌아왔는데 옆에서 우물쭈물하는 게 뭔가 할 말이 있는 거 같더라니까. 아무래도 언젠가 둘이 있을 기회를 만들어봐야겠어.”
“지난번에도 그렇게 깝죽대다가 레이아가 모는 톤톤에 밟힐 뻔 하지 않았어요? 아, 추이, 그건 연결하면 안 돼.”
“여심을 모르는구나, 꼬마야. 그건 부끄러워서 그런 거란다. 악, 안 돼, 추이 이 멍청아! 그건 연결하면 안 된다니까!”
“두 번 부끄러워했다간 데이트도 하기 전에 오징어가 되겠군요. 누누이 이야기하는데, 레이아는 당신한텐 관심이 없다니까요.”
“훗, 그건 네 희망사항이겠지. 질투하는 거냐? 으악, 추이~~~!!! 전기 통했잖아!”
“난 ‘사실’을 말하고 있을 뿐이라구요. 한이야말로 ‘희망사항’에 집착하는 거 아니에요? 애꿎은 추이 잡지 말아요, 한. 아까 회로 거꾸로 연결한 거 당신이에요.”
“이런 제기랄. 아, 그러니까 아까 하던 이야기 말인데. 공주도 내 매력에 더 이상 저항할 수 없게 된 게 틀림없다니까.”
“무슨 매력이요? 돈 좋아하는 거? 잔머리 굴리는 거? 느끼한 거? 건달 같은 거?”
“루크, 이 애송이 친구야. 원래 여자들은 그런 남자를 좋아한단다. 맨날 싫다싫다 그러는 주제에 예기치 못한 순간에 허리를 휙 잡아채서 품에 안으면 순순히 입술을…..”
“레이아라면 차라리 카페트한테 키스를 할 걸요. 아, 미안, 추이. 너 말고.”
“오호, 그래애? 내기할래?”
“무슨 내기요?”
“공주가 누구한테 키스하는지?”
“뭘 모르시는 모양인데요, 한. 난 키스 정도는 레이아와 일상적으로 나누고 있어요.”
“야야, 빰에다가 쪽!이 무슨 키스냐. 그건 뽀뽀라고 한단다, 아가야. 자고로 진짜 키스란 살과 살을 맞대고 뜨거운 타액과 타액을…….시끄러, 추이. 루크도 이제 어른이라고. 이 정도로 얼굴이 빨개지면 그거야말로 창피해야할 일이지.”
“레이아를 내기 대상으로 삼다니 그거야 말로 건달들이나 할 짓인데요. 아, 아냐, 알투. 나 아픈 거 아냐.”
“꽁무니 빼는 거냐?”
“꽁무니는 무슨. 알투, 나 아파서 열나는 거 아니라니까.”
“자신 없다 이거지? 뭐, 당연하겠지. 공주는 날 좋아하거든.”
“한………..나중에 후회할 말은 안하는 게 좋아요.”
“후회는 뭔 후회? 내기를 해도 당연히 내가 이길 텐데.”
“오호, 진짜 자신만만한데요? 정말로 나중에 후회 안하죠?”
“당연하지. 아, 추이 거기 공구상자 좀 줘.”
“좋아요. 하죠, 내기! 누가 레이아한테 진.짜. 키스를 받나.”
“좋았어! 당연히 이길 테니까 좀 큰 걸 걸어볼까? 천 크레딧?”
“으아, 어차피 돈이에요? 좀 실용적인 걸로 합시다, 실용적인 걸로.”
“돈보다 더 실용적인 게 어디 있다고 그러냐. 보초 대신 서 주기? 우주선 부품?”
“보초 서다 장군님한테 걸리면 낭패고, 팔콘 부품이야 고물상한테 거저 준다 그래도 안 가져갈 거고…..으음, 뭐 좋은 거 없나.”
“아아, 맞다, 맞다. 내기에 이긴 사람이 시키는 거 무조건 하기, 어때?”
“엑?”
“왜, 불안하냐?‘
“그럴 리가요! 어차피 내가 이길 테니까 상관없어요. 아얏!”
“푸하하하하하하하! 좋아, 내가 이기면 널 발가벗겨서 기지 밖으로 쫓아낼테다!”
“아, 걱정 말아요. 난 라이트세이버 켜놓고 그 위에서 맨발로 탭댄스 추라고 할 테니까.”
“증인은 츄이로 할까?”
“음, 역시 상대방이 보는 앞에서 하는 게 낫지 않겠어요?”
“오호, 상대방이 보는 앞에서라. 그거 좋은데. 도장 쾅쾅 찍고도 남겠어. 누가 이기든 간에 나중에 앙심 품기 없기다. ‘그녀’의 선택이니까 말이야. 오케이? 으흐흐흐흐, 뭐야, 추이, 너 지금 비웃는 거냐? 두고 보라고. 누가 이길지.”
“아, 예. 그럼요. 허세 부리지말고 발바닥 강화 훈련이나 해 두는 게 좋을걸요. 어, 뭐라고, 쓰리피오? 레이아가 불러? 오호, 역시 당신보다는 내가 더 보고 싶은 모양이네요, 한. 그럼 잠시 다녀오겠습니다.”
“그래그래, 가서 공주랑 소꿉장난이나 하고 오라고, 어른 역할은 내가 다 해줄테니까 말이야.”

루크가 왐파에게 납치[????]당한 건 그 다음 날의 일이었다.




[스타워즈 30제] 1. 내기”에 대한 28개의 생각

  1. THX1138

    너무 재미있잖아요 ^^ 그럼 왐파에게 납치당한게… 그 내기땜시예요?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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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몬드

    귀여워죽습니다요 루크님ㅠㅠㅠㅠㅠㅠ
    "알투, 나 아파서 열나는 거 아니라니까.”<-귀여워요ㅠ
    빈정빈정빈정대는 두사람 진짜 귀엽잖아요ㅠㅠㅠ
    왐파는 루크랑 한이 화해할 계기를 만들어준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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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asura

    프하하하하;ㅁ;! 그래서 레아 공주가 루크에게 키스했을 때 루크 표정이!! 너무나 유쾌합니다. 멋져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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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Hobbie

    프로브 드로이드 사건 후 돌아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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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당근

    와하하하하 너무 귀여워요 둘 다!!>.< 아아 어쩌나요, 한 선장님, 이제 얄짤없이 라이트세이버 위에서 탭댄스 춰야 할 텐데…….
    "형광등 위로 바꾸면 안될까?" 라고 비굴하게 실실 웃으면서 빼려고 하는 한씨가 머리 속에서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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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분홍복면

    으하하 귀여운 두 사람 투닥대는 게 눈에 보이는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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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rucien

    아이 귀여워>ㅁ</즐겁습니다! 아아. 이 세 사람의 복작 복작 너무 즐거워요. 그러니까 결국 루크는 한에게 뭘 시켰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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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잠본이

    에피6에서 냉동에서 깨어난 직후의 솔로.

    "으아악! 안돼! 제발 탭댄스만은!"
    "정신차려요, 솔로!"

    …이러지는 않지만 어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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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ㅁAㅁ

    아하핫.
    저 두사람 만담하는게 제일 보기 좋은 것 같아요.
    그 다음으론 꼬마 아나킨과 젊은 마스터 오비완의 복작 복작을 보고 싶다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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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세이

    으하하하하하하~~~~~~~~!!!!!!!!!!!!!!!!!!
    루크니이이이이이이임~~~~~~~~~~~~~!!!!
    너무 좋아요오오~~~~~~~~~~~~!!!!
    사랑해요오오오~~~~~~~~~~~~~~!!!!!!!! ㅠO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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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체샤고양이

    한 솔로가 끼면 그래도 조금은 어른들 이야기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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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블랙

    그뒤 루크는 (치료가 목적이라지만) 만인앞에서 삼각팬티만 입고 용액속에서 바둥거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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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lukesky

    yu_k/ 얘네 둘이 노는거 진짜 귀엽지 않습니까? ㅠ,ㅠ
    THX1138/ 왐파도 루크가 이기게 해 주고 싶었던게죠. ^^*
    몬드/ 루크는 아직 순진한 소년이거덜라요. >.< 닳고닳은 솔로랑은 다르죠. 우하하하하하핫
    AMAGIN / 저 둘은 함께 있으면 정말 꼬마애들 같죠…^^* 레이아야말로 고생살이 뻗쳤달까요.
    asura/ 자신의 승리를 만끽하는 그 순간! 루크의 얼굴에 그런 자랑스러운 표정이 떠오를만도 하지않습니까!
    Hobbie/ 제국군이 시간 맞춰 쳐들어온 게 얼마나 고마웠을까요. 으흐, 라이트세이버보다는 차라리 이쪽이 낫다고 생각했을지도요. ^^
    새벽달/ 헉, 그 그런….카테고리가 너무 많아지는 게 아닌가 싶어서요. ^^* 예전에 다른 곳에 올렸던 글들을 다시 올리긴 좀 그렇고…..
    당근/ 라이트세이버 위에서 탭댄스 추는 한 솔로, 상상해보면 정말…아흑, 거기에 스타워즈 갱스터 랩을 배경 음악으로 깔면 어떨까요? ^^*
    분홍복면/ 여기도 만만치 않게 귀여운 커플, 아니 콤비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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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lukesky

    rucien / 아마도 루크가 솔로를 탄소냉동에서 그렇게 구해내고자 한건 내기에 이겨서 저걸 시켜먹기 위해서일지도 몰라요.
    잠본이/ 솔로는 루크를 피해 자진하여 베이더에게 도망간 것이었습니다!! 우하하하하핫
    사과주스/ 네, 이겼던 거죠!! >.<
    ㅁAㅁ/ 으으, 저도 오비완과 아나킨의 툭탁툭탁 보고싶어요…..ㅠ.ㅠ 그런데 오랫동안 접해오면서 성격이 정립된 루크나 한과는 달리, 오비완이랑 아나킨은 성격이 아직도 뒤죽박죽이라 잘 정리가 안되더라구요. ㅠ.ㅠ
    세이/ 꺄아아아아아아, 좋아해주셔서 감사합니다아 ^^* 세이님의 필력에는 못따라가지만요. ㅠ.ㅠ
    체샤고양이/ 조금은 어른이지만….정신연령을 따져보면…..으흑
    블랙/ 푸하하하하하! 예, 바로 그겁니다! 그래서 그나마 솔로도 약간은 체면을 차렸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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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lukesky

    세류/ 키스 한번 받은 거 가지고 지나치게 뽐내길래 이런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 괜찮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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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연화

    에피소드 5에서 레아의 키스를 받은 루크의 표정.. 그걸 보시고 이런 생각을 하시다니… 참 저는 제국군이 호쓰에 침공했을 때 전투하러 나가는 루크를 추이가 뒤에서 끌어안는 장면도 참 좋았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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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 lukesky

    연화/ 아, 저도 그 장면 좋아합니다. >.< 에피 6 소설에서도 나오는데 묘하게 모든 사람들이 루크에게 애정을 표시하고 싶어한다는 대목이 있죠. SOTE에서도 ‘심지어 드로이드마저 루크를 좋아한다’는 표현이 있고. ^^* 정말로 루크는, 딱 그거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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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곤도르의딸

    우하하.. 서로 갈구는 저 두사람의 우정,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저 사건 이후로 목 뒤로 팔짱을 끼고 휘파람 불던 루크 표정이 떠올라버려서 한이 쪼금 불쌍한데요. >-< 모르고 한 짓이지만 남매가 쌍으로 한을 갖고 논 꼴이 되어버렸으니까요. 쿡쿡… 그런데 드로이드마저 루크를 좋아한다는 표현도 가슴에 와닿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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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 lukesky

    곤도르의 딸/ 아아, 그때 루크와 츄이 표정이 정말 가관이죠. 우하하하핫! 아무것도 모르는 한을 가지고 노는 남매라! 멋지십니다! 그죠? 심지어 드로이드들마저도…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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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 솔밤

    아악 이런 분위기 너무 좋습니다!(갑자기 한x루크 이런 거 미는 사람들이 이해되려고 그래요) 나중에 한은 어떻게 되었을지..크크 . ‘너 없는 사이에 키스 꽤 많이 했는데 그걸로 상쇄하면 안 될까?’이러고 애걸하지 않았을까요-_ 그래서 공주님께 그렇게 느끼하게 대쉬했나요 선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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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 lukesky

    솔밤/ 어쩌면 결혼식 날 거꾸로 매달려서 루크한테 라이트세이버로 발바닥을 맞았을 지도 모르지요. 푸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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