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하자면 이 영화가 개봉된다는 소리를 들었을 때 제일 먼저 한 생각은 “괜찮을까?” 였습니다. 미국이라면 모를까 비록 MJ의 마지막 모습이긴 하지만 공연의 리허설 장면만으로는 관객을 끌어낼만한 영화가 되지는 못할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막상 보고나니 개봉하고 싶을만도 했더군요. 마치 스타워즈 에피소드 1을 보는 기분이었습니다. 우리는 이 화면 속에서 웃는 사람들, 희망과 희열에 가득 차 이 프로젝트에 참여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기뻐하며 춤추는 사람들이 최종 리허설이 끝난 뒤 어떤 소식을 듣게 될 것인지 알고 있습니다. 화면 속에서 참으로 오랜만에 보는 모습으로 옷자락을 날리고 공연자들에게 “우린 한 식구”라고 말하며 연습 종료를 선언하는 MJ가 며칠 뒤 어떤 모습으로 발견될지 그 운명도 알고 있지요. 그래서 영화 내내 저 화면과, 사람들의 열정과, 마이클 잭슨의 몸짓에서 눈을 떼지 못하면서도 마음 한 구석은 어딘가 항상 먹먹하게 가라앉아 있습니다. 아마 그게 바로 이 영화의 독특한 특성이 되겠지요.
겨우 2주 상영입니다. 팬들이라면, 아니면 저처럼 실제로 큰 팬은 아니지만 어린 시절부터 그와 그의 노래에 익숙한 사람들이라면 즐겁게…가 아니군요,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겁니다. 이건 반드시 텔레비전이 아니라 커다란 상영관에서 봐야 합니다.
1. 만일 이 콘서트가 성공적으로 치뤄졌더라면 정말 대단했을 거예요. 이건 뭐 거의 공연 예술의 수준이더군요. 저 모든 프로젝트가 한 사람을 위해 만들어졌고 그 모든 노력들이 무산된 생각을 하면 참….
2. 그의 차림새는 20년 동안 전혀 바뀌지 않았어요. 지금 저 시대의 옷을 입고 뛰어다녀도 어색하지 않을 사람은 진정 이 인간 뿐일 겁니다.
3. 마이클 잭슨은 참으로 어린아이 같은 사람이더군요. 중간중간 스태프들이 그를 대하는 태도와 그의 대꾸를 들어보면 확연히 나타납니다. 겉으로 보이는 성격이 무너졌을 때에도 어린애처럼 굴기 때문에 그렇게 어르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만.
5. I’ll be there에서 눈물 한번 흘려주고, I just ‘can’t stop loving you에서 달아올랐다가 역시 절정은 Beat’t 에 이어지는 Billie Jean이죠. 정말 묘한 기분이었어요.
광주에서만 유일하게 아이맥스관에서 상영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흑, 서울도 하나 넣어주지. ㅠ.ㅠ 그럼 정말 숨이 막혔을 텐데.
덧. 어제가 개봉일이라서 그런지 제가 갔던 상영관은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처음에는 조용하다가 곡이 끝난 다음에는 가끔 박수가 터져나오다가 끝부분이 되니 자연스럽게 거기 합류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더라고요.
덧2. 엔딩 크레딧이 끝난 뒤 쿠키가 있습니다.
“마이클 잭슨의 디스이즈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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