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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맨 홈커밍(2017)

아, 즐거웠어요.
개인적으로는 오랜만에 마블 영화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봤습니다.
피터의 연령층이 내려가니 확실히 디즈니의 시너지 효과가 엄청나군요.

제가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홈커밍”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디즈니 채널의 청소년용 방송 프로그램을 연상시켰기 때문입니다.
이런 발랄한 학원 변신물에는 뼈가 굵은 제작사고,
거기에 영화의 특성상 표현적으로 더욱 다양해진 허용범위를 생각하면
그야말로 물만난 물고기죠.
익숙한 틀 안에 있지만 그만큼 MCU의 변주가 있어
적정선에서 즐거움을 이끌어냅니다.

캐스팅을 보면 마블이 스파이더맨이 집으로 돌아와 얼마나 신이 났는지
더욱 실감나고요.

울트론에도 안 나온 기네스 펠트로를 데려오다니.
캡아도 출연시키다니.

사전정보가 전혀 없었던 탓에
첫 화면에서 마이클 키튼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그리고 다음 순간, 배트맨-버드맨-벌쳐로 이어지는 고리를 생각하고
폭소할 뻔 했어요.
아, 캐스팅 장난 그만해 인간들아.
[같이 영화보신 분이 버드맨 딸내미가 에마 스톤이고 캐런의 성우는 제니퍼 코넬리라고 한방 더 날려주시더군요.]

그리고 새삼, 제가 어린애보다는 중년 취향이라는 걸 확인했습니다.
벌쳐 밖에 안 보여.
이것저것 기워 만든 투박한 날개도 멋진데[팰콘 따위 비교도 안돼!!!]
발톰! 발톱!! 애를 들었다놨다 하는 발톱!!!
거기다 마이클 키튼 웃을 때마다 슬프고 무서워. 으허
솔직히 진짜 오랜만에 본 마음에 드는 악당이었어요.
제가 사실 안경을 아직 안 맞춰서 화면이 아주 뚜렷하게 보이지는 않는데
벌쳐 나올 때마다 좋아서 까무라치는 줄 알았습니다.

그렇지만 두번 볼 것 같지는 않네요.
귀엽고 사랑스럽고 창고에서 진정한 영웅으로의 각성 장면이 정말이지 굉장히 좋았는데.
메이 숙모의 역할은 별로였지만.

닥터 스트레인지

이거 엄청 미묘한데.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일단 요즘의 마블 영화는 문자 그대로 너무나도 무난하고 밋밋하여 정말 아무 감정적 동요 없이 그냥 평범하게 즐기고 보고 나오는 녀석이 되었다. 그게 뭐 나쁘냐, 고 묻는다면 할말이 없지만 온갖 요소를 다 집어 넣었는데 오! 하고 감정적으로 자극받는 부분이 몇몇 유머러스한 장면 밖에 없다면 그건 좀 문제가 있는 게 아닐까. 적어도 팬질을 하고 싶게’찡’한 부분은 한 군데쯤 있어야 하잖아. 대체 가오갤 이후에 무슨 일이 생긴 거야. 물론 이 영화의 경우에는 극동인으로서 그놈의 서양애들이 생각하는 판타지적인 동양문화 때문에 감상에 더 방해가 되었을 수도 있겠지만.
일단 2D로 본지라, 사람들 말대로 3D나 아이맥스로 봤더라면 그 영상효과에 감탄했을지도 모르겠다만 내게 이 영화의 장점은 두 주연배우들의 목소리에 있고[베니와 매즈 씨가 말할 때마다 가끔 깜짝깜짝 놀라게 되더라 정말] 임팩트는 망토가 다 가져갔고 스트레인지는 얼굴로 열심히 일했다는 느낌이다. 크흡, 박사님 버전 베니 왜 이렇게 잘생겼니. ㅠㅠ 이미 공개된 걸로 알고는 있었지만 엉엉 그 얼굴에 그 목소리라니 ㅠㅠㅠㅠㅠㅠ
그치만 인물의 성격을 왜 이렇게 밋밋하게 그렸는지 잘 모르겠어. 스트레인지만 해도 계속해서 자기 자신밖에 모른다는 말이 나오지만 오히려 의사 시절에는 그 성격이 뚜렷하지만 수련을 시작한 이후에는 도리어 흐릿해졌고, 모르도의 변화도 좀더 임팩트 있게 그릴 수 있었을 텐데. 연출이 그러하니 연기도….으음. 인물들끼리 감정적인 교류가 거의 없다. 차라리 걱정했던 매즈 씨의 케실리우스 캐릭터가 더 분명한 느낌이라고. 케실리우스의 부하들과 레이첼 맥아담스는 너무 소모용이 되어버려서 그점도 아쉬웠고. 틸다 누님은 열연했고. 베네딕트 웡 캐릭터도 사실 불만이야.
중간중간 힉! 한 연출이 있긴 했지만 무난한 편이고, 그래도 다크월드보다는 나았던 것 같다. 쿠키는 둘 다 반드시 볼 것. 으음. 정말 미묘하네. 이 느낌을 뭐라고 설명해야할지 모르겠어. 기계적이다?
아, 다 필요없어. 우리 귀염둥이 부유망토가 최고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