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보관물: 단상

▦ 바보

나는 아직도 그날 당신이 비겁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게도 그리 말할 자격은 없겠지.  

아침방송에서

황혼 이혼율이 상승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얼굴을 가린 70대 할머니가 말했다.
“~했다고 때리고, 생선 살 발라줬더니 무식하게 손으로 만지작거렸다고 때리고, 현관에서 발로 차고…”
이혼을 당해 황당하다는 70대 할아버지가 말했다.
“왜 이혼을 당했냐고요? 나도 황당하지. 동네 아줌마들랑 호프집에서 술 한잔 마신거 가지고 여편네가 달려와서 왜 남의 남편이랑 술먹냐고 삿대질하며 상소리 해대고 교양없이 난리 피워서 …”
편집.
내가 진짜로 궁금했던 건 “난리 피워서…” 다음이었는데, 잘라먹더군.
그래서 그가 ‘무슨 짓’을 했길래 이혼을 ‘당했’는가가 핵심일텐데 말이다.
차마 방송에 노골적으로 넣을 수 없어 일부러 앞에 저 할머니의 증언을 배치한 걸까.

여러가지로

세상이 제정신인 적도 원래 드물지만
요즘처럼 한결같이 미쳐 있는 때도
내가 기억하는 한은 매우 드문 것 같다.

간간히 터져준다면 모를까
항상 신경을 바싹 곤두세우고 있어도
다 잡아낼 수 없으니 이게 도대체 정상이냐고.

그렇다고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편하게 살자니
빌어먹을 성격이 안되고.

요즘처럼 뉴스가 무서운 적이 없다.
앞으로 1년 반 동안은 더욱 심해질 텐데
어찌 제정신으로 살지.


나도 신경 안쓰고 싶어. 흑.

덧. 일반지주회사 금융자회사 보유 허용
덧2. 미안하지만 원래 “태왕사신기”에 출연한 배우들은 나도 모르게 색안경을 끼고 보게 된지라.
하지만 덕분에 여러가지 의문들이 풀렸다.


리즈 타일러가 사망했군요

Screen icon Dame Elizabeth Taylor dies

배우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심부전증으로 사망했다는 기사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제가 가장 생생하게 기억하는 그녀는 이보다 훨씬 앳되고 순수한 십대 소녀의 모습이지만요. 말과 교감을 나누는 내용의, “토요명화”인지 “명화극장”에서 틀어준 영화였지요. 그래서 나중에 저 묘한 눈빛의 여인이 그 소녀와 동일인물이라는 것을 알고 무척 신기해했던 기억이 납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이젠 평생 시달려온 시끄러운 세상에서 벗어나 평온히 쉴 수 있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