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라고 부르면 대답함”

사용자 삽입 이미지제목 그대로 여러 장르의 단편들을 모아놓은 책입니다. 스릴러, 판타지, SF가 섞여 있습니다. 어떤 장르에 손대야할지 고민 중인 독자들에게 각각의 스타일을 슬쩍 맛보게 해주는 책이랄까요. 

로렌스 블록의 “솔져라고 부르면 대답함”은 분명 전에 읽은 기억이 있는데, 이녀석이 페이퍼하우스에서 나온지라 아마 판타스틱이 아닐까 짐작해봅니다. 황금가지의 “21세기 서스펜스 걸작선”에도 이 시리즈의 다른 작품이 실려 있는데, 꽤 분위기가 좋아요. 살인청부업자 켈러의 이미지는 헐리우드 영화를 본 분들에게는 친숙할 듯 합니다.

판타지 계열인 “란크마르의 불운한 만남”은 매우 고전적이고 풍취가 있습니다. 게임하는 분들에게 익숙한 도적과 도적길드 개념을 정립시킨 작가라는데, 처음 알았어요. ^^* 이 인간들 대사를 원문으로 읽어보고 싶게 만들더군요. 기사 대신 도적이 등장하는 로망스입니다.

그리고 소문의 “엘릭 사가”의 단편도 실려 있습니다. 주변에서 귀동냥으로 얼핏얼핏 접하긴 했건만이런 배경에, 이런 주인공이었단 말입니까? 기대와는 약간 다르군요. 영웅물이라는 것은 알았으나 이렇게 깎아놓은 듯한 분위기였을 줄은. 하긴 그동안 흐른 세월이라는 게 있으니까요.

판타지 계열의 두 단편은 서로 다른 의미에서 정석인지라 대조하는 맛이 있습니다.

해리 터틀도브는 유일하게 두 편의 단편을 실었는데 하나는 필명으로 발표한 작품입니다. 2차대전에서 독일이 승리하는 대체미래 소설은 여러 작가들이 다룬 주제이기도 한데 요즘 한창 문명…아니 깡패 간디 붐이 불고 있는 와중에 이걸 읽으니 기분 묘하더구만요.
“선택하지 않은 길”은 아이디어가 꽤 재미있습니다. SF긴 하지만 어메이징 스토리에 집어 넣어도 잘 어울릴 것 같아요.

로렌스 블록의 단편도 좋긴 하지만 좀 더 전통적인 미스터리 소설을 포함시켰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군요. 다른 네 녀석들은 정말 각각의 장르를 대표할만한 고전적 특징을 갖추고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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