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감함

계란 한판 넘은 게 한참이지만 화장은 여전히 하지 않습니다.
그나마 스킨+로션에서 몇년 전 크림과 선크림까지 확장되었으니 상당한 장족의 발전을 이룬 셈이죠. 가끔 정장 비스무리하게 차려입어야 할 때면 비비크림도 찍어 발라줍니다만. [하지만 생각해보니 그거 유통기한이 지났을지도. -_-;;; 받은 지 2년은 족히 넘은 것 같은데 아직 5분의 1도 안 비었으니.]  

비루한 변명같긴 하지만 이유는 단순합니다.

눈이 무지막지 나빠요. 안경을 벗으면 아무 것도 안 보이는데 거울 보고 화장을 할 수 있을리가. -_-;;; 평소에 거울을 안 보니 제 얼굴이 남들에게 어떻게 보이는지 관심이 있을리가.

여하튼, 어머니가 파운데이션(투웨이케이크???)과 파운데이션(이건 그냥 파우더라고 불러야 하나??) 작은 샘플을 주셨습니다. 사용할 것 같지도 않고, 그렇다고 어머니가 주신 걸 함부로 남에게 줄 수도 없어 난감하군요. 그러고보니 삼십 평생 두번 선물받은 립스틱은 다들 먼지투성이가 되어 서랍 구석 어딘가 박혀있다가 몇년 뒤에 장렬히 쓰레기통으로 하차하셨고, 나도 한번 시도해봐야지, 라면서 큰 맘 먹고 산 립글로스 비슷한 녀석도 [얘도 뭔가 이름이 있었던 거 같은데 뭐라고 부르는지 몰겄슴다] 한번 써 보고 역시 몇년 뒤 못먹을 음식이 되어 사망. 쓰지도 않을 거 갖고만 있다가 버리느니 차라리 누구에겐가 가서 쓸모있는 인생을 보내는 편이 더 나을 텐데 말입니다. 그런데 또 마음 한쪽 구석에선 아깝다는 생각이 삐죽이 올라온단 말이죠. 

으으으으음. 저걸 어찌하면 좋으려나.

난감함”에 대한 23개의 생각

  1. 우유차

    내공을 좀 더 쌓으면 거울 안 보고도 화장할 수 있음. 마스카라도 칠할 수 있음. 힘을 내사와!! 편하게 화장하는 법은 알려줄 수 있어!

    * 큰 맘 먹고 산 립글로스 비슷한 녀석은 립틴트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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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ukesky

      흐, 난 마스카라 칠하면 안경에 속눈썹이 닿아. -_-;;;; 화장은 될 수 있으면 그냥 안하고 평생 버티고싶긴 하다만. 특히 입술에 뭐 바르는 거 무지 싫어하는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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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나마리에

    ㅋㅋㅋ 내 화장품들도 죄다 유통기한 넘어갔는데.. ㅋㅋㅋㅋ
    완전 내 얘기구나~
    결혼식 갈때만 화장했더니.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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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sinfu lips

    눈이 잘 보이는데도 화장과 거리가 먼 나는 그럼…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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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infu lips

      그게 화장이라면 그대도 할 수 있어!!! 눈감고도 가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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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돌.균.

    음 눈이 안좋은게 그쪽으로도 연결이 되는군요
    화장을 위해 렌즈를 하는건 에러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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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청룡

      화장을 위해 렌즈를 하는 건 결코 에러가 아닐겁니다 ‘ㅁ’;;;;

      아무리 살짝이라도 얼굴에 뭘 바르고 난 뒤에 안경을 쓰면 그 자국이 얼굴에 남고, 안경 코받침에도 화장품이 묻어나고. 기껏 열심히 바른 아이섀도가 안경테에 가리는 것도 아깝고
      등등등 해서 화장을 배우면서 렌즈로 이사가는 아가씨들이 한 둘이 아니더군요. 물론 렌즈를 체질적으로 못하는 사람은 할 수 없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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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Lukesky

      난 건강상의 문제로 렌즈를 낄 수 없으니 패스.
      흐음, 정말로 화장을 위해 렌즈를 끼는 사람들이 있었구나. 그건 새로운 사실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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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therrion

    아하하하 화장품은 동생꺼(그래봤자 비비크림) 가끔 빌려쓰고, 친구 결혼식날 아침 결혼하는 친구가 제 화장해 준 저도 있습니다.으허허허허
    그때 친구네 집에서 바른 마스카라가 호평이 좋아서 친구가 제발 너도 화장에 눈좀 뜨라며 굳이 사다 주기까지했는데,동생이 잘 쓰고 있어요.헤헤..

    행사 있는거 아님 평생 스킨+로션에서 못벗어날거 같은 예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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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ukesky

      와핫, 비슷하시군요. ^^ 전 대학교 졸업사진 찍을 때 처음 화장해봤어요. 후배가 과방에서 해줬는데 거울보고는 엄청 놀랐더랬죠. 정말 낯설더라고요. 마스카라란 정말 대단한 물건이긴 하더군요. 왜 쓰는지 이해가 가더라니까요. 흑, 하지만 역시 안경이..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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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나비날개

    전 얼마전에 화장품의 세계에 눈을 떴는데요. 진짜 종류가 많더라구요. 한 번 빠지니 헤어나올 수 없는 게 슈내랑 비슷하더라구요.ㅋㅋㅋㅋ 차라리 안 빠지는게 여러모로 나은 것 같아요.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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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ukesky

      ….역시 화장엔 빠지지 않는 게 좋겠죠? 전 스킨+에센스+로션+크림 순서 외우는 데도 몇년 걸렸습니다. -_-;; 아니 그냥 저 정도면 그래도 괜찮았을 텐데 그 놈의 에멀전인지 뭔지 등등등 기능은 똑같은데 이름들이 다 달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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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Novus

    저도 눈이 너무 나빠서 거울에 얼굴을 붙이지 않으면 눈화장을 할 수 없습니다.ㅠㅠ 게다가 진행형 근시에 난시도 심해서 렌즈나 라식도 비추천하더군요.;; 그래도 주말엔 꿋꿋이 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아침엔 나가기 바빠서 자외선 차단제도 안 바른 맨 얼굴로 다니지마는…
    하다보면 익숙해지는 게 화장 같습니다.:-)

    요건 킹교님 디오티마에서 본 말입니다만… 여자는 예쁘게 하고 다니면 힘이 난다고. 뒤늦게 알았는데 저도 좀 그런 타입이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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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ukesky

      중학교 때인가 콘텍트 렌즈 낀 적이 있는데 그거 거울보고 넣는 사람들이 제일 신기했어요. 어차피 눈 나빠서 렌즈 끼는데 보이지도 않을 거울을 왜 보나 해서. -_-;; 알고보니 제가 시력이 지나치게 나빠 그런 거더라고요.
      다들 하다보면 안했을 때 더 어색하다고 하시더군요. 이제 정장바지에 슬슬 익숙해지기 시작했으니 몇년 후 쯤에는 저도 시도해볼지도 모르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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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지그문트

    내근의 저주입니다. 화장 해도 안해도 봐주는 사람이 한정되어 있으니 그 귀찮은 걸 하고 싶을 리가…
    저도 평소엔 비비랑 립만 하고 버티고 있어요. 기분 내고 싶을 때 새도우 좀 펴바르는 정도… 눈화장 너무 무서워요. 쿡 찌를 것 같아요. 특히 눈화장을 하면 눈이 쉬 피로해진다구요.
    저도 항상 반통도 못쓰고 버리는 게 너무 아까워서 얼마전부터 샘플 쇼핑몰 이용하고 있습니다. 바닥까지 닥닥 긁어 다 써보는 경험이 참 신선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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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ukesky

      내근의 저주…흑. ㅠ.ㅠ 전 그보다 아침에 자야된다는 제 게으름이 더 문제인 거 같습니다. 눈화장을 하면 눈이 피로해져요? 오, 그건 또 새로운 사실이군요. 피부가 숨을 못쉬어서 그런가. 제가 처음 화장을 했을 때 딱 그런 기분이었거든요. 텁텁하고 답답해서 이런 걸로 피부를 덮으면 숨구멍이 막히는 게 아닐까, 하고 말이죠.
      샘플 쇼핑몰이라는 게 있습니까? 그거 좋군요. 전 샘플 같은 게 없어서 여행갈 때 항상 로션이랑 스킨 커다란 걸 들고 다니거든요. [그랬다가 챙피당하고, 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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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지그문트

      피부가 답답한 건 화장하는 모든 이들의 숙명같은 거지만 각막은 특별히 민감하잖아요. 화학제품(마스카라 등)이 각막 가까이에 있어서 좋을 게 없죠. 새도우는 파우더 펄펄 날리고… 눈에 힘빨 좀 준 날은 단박 표가 납니다. 오후가 되면 모니터가 흐릿하게 보여요;
      샘플쇼핑몰 좋아요. 저렴하기도 하지만 이것저것 써볼 수 있다는 게 매력이지요. 정품은 한개 사면 1년동안 그것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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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s.

    누나에게 필요한 건 메이크업 해주는 사람!! 하하하- 🙂

    별로 화장을 안 하는 듯한 제 동생의 화장대를 보니 어마어마하더군요. 어느 순간부터 화장을 하는 걸 즐기는 아이가 되었어요. 피부 관리의 필요성을 주장하던데 설득당해버렸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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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ukesky

      …..그건 마치 자동차면허증이 없으니 기사를 키워야 한다는 이야기와 똑같구려. 피부관리는 확실히 필요한 것 같긴 해. 서른 전에는 전혀 신경 안쓰고 살았는데 정말 1년 새에 장난 아니게 시들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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