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롤”

영화를 본 지는 꽤 되었는데

이런저런 걸 하다보니 감상문을 쓰는 걸 깜박 잊었네.
일단 비주얼은 감탄사가 나오도록 아름답고
토드 헤인즈는 역시 케이트 마님을 좋아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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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조금 놀란 게
내가 영화를 보기 전에 갖고 있던 정보라야 두 여자의 사랑, 패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원작
이라는 것 뿐이었기에
난 당연히 두 여인이 공모하여 캐롤의 남편을 죽여버리고 성공적으로 도피하는 내용인줄 알았어.
하이스미스인걸.
난 작가에 대한 편견에 젖어 있었던 게야. ㅠ.ㅠ

두 배우의 화학작용은 보기 좋았고
보는 내내 긴장을 놓지 못할 정도로 끈적거렸지만
사전 정보가 없었더라면 그 정도로 두 사람이 같이 있는 장면을
숨을 멈춰가며 보고 있었을지는 의문이다.
계속 곧 뭔가가 터질텐데….라고 기다리던 기분.
이게 묘하게 서스펜스적인 데가 있어서 의외의 효과를 냈달까.

케이트 블랑쳇의 연기는 ‘가식적’이라는 부분이 좋았다.
다들 이 이야기는 안하는 것 같은데
캐롤은 대단히 과장되고 보여지는 것에 익숙한 사람, 어떻게 보면 CF에 나오는 전형적인 중상층 부인이라는 느낌이라
내게는 영화 속에서 테레즈보다 오히려 그녀가 하늘에서 떨어진 이질적인 인물로 보였는데
아마도 이는 영화가 상대적으로 테레즈의 관점을 중심으로 하고 있고
따라서 캐롤을 그리는 시선 또한 테레즈를 거쳐 나오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테레즈에게는 캐롤의 목소리와 걸음걸이와 손짓이 모두 그렇게,
다른 이들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비치는 게지.
그녀가 사진을 찍는 인물로 나오는 것도 그런 이유일테고.
물론 다른 사람들과 있을 때와 비교해보면 캐롤이 타인과 (마음에 둔) 테레즈를 대하는 태도 자체가 아예 다르기도 하지만.

성애 장면은 이성애 영화에 비해 살짝 길었다는 느낌.
뭐 일종의 과시일 수도 있겠고.

원작 소설을 읽어볼까 했는데 들리는 이야기 중 별로 내키지 않는 것들이 들어 있어서 망설이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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