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국열차” [미리니름 없음요]

보고 왔습니다.

이거 좋군요.
원작도 안 봤고
자료검색도 안 했고
감독 인터뷰를 찾아보지도 않았고
일부러 정보가 전무한 상태로 보러갔는데
즐거웠어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괴물”이 날 것이라면
“설국열차”는 훨씬 차분하고 무르익은 느낌이 납니다.
SF라기보다는 환타지에 가깝지만
근래들어 본 SF 라는 것들이 워낙 엉망인지라
이런 스토리가 진심으로 반갑군요.
게다가 이건 말 그대로 오랜만에 보는 ‘고전적인 스토리’가 아닙니까.
무엇보다 적당한 시간 안에 컴팩트하게 보여줘서 좋았어요.
쓸데없는 장면이 거의 없을 정도.
분명히 헐리우스 식의 이야기이고, 헐리우드 배우들이 나와 연기를 하고 있는데
공식에서 벗어나는 부분이 많습니다.
그때마다 “어?”하는 이질감이 닥쳐와요.
그런데 그런 이질감이 봉감독 영화에서는 자주 볼 수 있는 녀석인지라
전체 속에서는 낯설게 느껴지면서도 부분적으로는 또 익숙함이 든단 말입니다.
그 점이 마음에 들어요.
그런 장면들이 한국 영화 속에서 볼 때보다 오히려 더 잘 녹아들어 있습니다.
그리고 소소한 트릭들도요.
아, 이건 당연히 이거겠구나, 라고 짐작하게 해놓고
다른 트릭을 숨겨놓고 있어요. 억지가 아니라 자연스럽게.
개인적으로는 ‘괴물’보다 나았습니다.
배우들도 좋았고요.
솔직히 제가 본 크리스 에반스 중에 제일 나았고
틸다 누님은 정말 즐겁게 연기한 것 같았으며
에드 아저씨, 멋져. ㅠㅠㅠㅠㅠㅠㅠ
한 가지 아쉬움이 있다면 에드 해리스와 존 허트가 한 영화에 나오는데
한번도 한 화면에 같이 나오지 않습니다! 억!!!!
제가 그 말을 했더니
다른 분이 팬들을 위해 남겨둔 거라고 하시더군요. 캬캬캬캬.
나아가 다른 캐릭터들은 이 정도 설명으로도 충분하지만
송강호와 고아성은 배경 설명이 조금 더 필요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커티스의 이야기만큼이나 남궁상민에게도 이야기할 기회를 줬어야 했어요.
워낙 성격이 ‘송강호’긴 하지만. -_-;;
저는 개인적으로 노란옷 아가씨의 이야기가 많이 궁금하더군요.
역시 덕질을 하고 팬픽을 쓰라는 감독의 깊은 뜻인가.
 
덧. 시간만 난다면 혼자서라도 한번 더 보러 가고 싶은데 말이죠.
영화를 끝까지 보고 나면 앞부분에 제시된 여러 장면과 대사들이 얼마나 아이러니했는지 알게 되거든요.
한데 요즘 이런저런 일들 때문에 밤까지 일하고 있어서 과연 제가 엉덩이를 들고 보러갈지 모르겠습니다. ㅠㅠ
덧2. 봉감독의 10대 소녀는 이번에도 딸이자 어머니군요. 놀란 감독의 ‘여동생’ 캐릭터와 비슷한 걸까요.
덧3. 틸다 누님 코멘터리! 제발 코멘터리!!! 으헉.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설국열차” [미리니름 없음요]”에 대한 12개의 생각

  1. jeanue

    남궁 씨 이름은 ‘민수’에요. 남궁민수. 저 쪽에 남궁상민이라 쓰셨길래…

    응답
    1. lukesky

      엄마야! ‘남궁상민’은 그린우드 번역판 주인공 이름이 아닙니까! 캬캬캬캬캬캬, 아아 머릿속에 그게 아직도 남아 있다니. 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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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jeanue

    저는 인터뷰도 다 보고 이런저런 뒷이야기도 다 읽어본 다음에 다시 보려고요.
    그러면 의미와 느낌이 한참 달라지리라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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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THX1138

    저도 영화 봤는데 좋았어요
    계속 생각나게 하는 영화더군요
    그래서 인터뷰 찾아보고 있는데 재미있어요 ㅎㅎㅎ

    틸다의 연기는 명불허전이더군요 손연기.. 멋있어요
    에드는 짧은 분량이지만 정말 대단하더라구요 뒤에서 그렇게 말하면 무릎꿇고 윌포드님이라고 외칠것 같아요 ㅎㅎ
    크리스 에반스 맨날 액션이나 가벼운 영화만 나와서 연기 그냥 그렇겠지 했는데 잘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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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ukesky

      으악. ‘에드’ㄹ고 너무 친근하게 말씀하시길래 제이미 벨의 에드가를 말씀하시는 줄 알았어요. ^^* 저도 사실 크리스 에반스 캐스팅했다고 했을 때 많이 의외였는데 배우는 배우인가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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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TouchedByMisha

    원작 빌려드릴 수 있어요. 헤에

    크리스 에반스가 “연기”를 하는 걸로 보인다에 저도 한 표요. 괴물도 좋긴 했는데 DVD 사야지 흔덕흔덕 이건 아니었는데, 지금 설국열차는 틸다 언니 코멘터리 생각에 질러야 해 이러고 있어요. 으헤헤헤헤 저는 원작보다도 더 마음에 들 정도네요.

    추신- 또 보러 가시면 저도 달고 가 주세요

    응답
    1. lukesky

      와와, 같이 보러가요~ 같이 보러가요!!!
      정말로 틸다 누님이 나와주면 코멘터리가 참 재미있을 텐데요.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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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jeanue

      진짜로 틸다 님 코멘터리 수록되면 그땐 우리 상영회 하는 겁니다! 유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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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디오티마

    원작이 별 재미 없다는 소문에 영화도 망설이고 있었는데 이번 주중에 더운 날 한번 보러 가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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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ukesky

      전 당연히 원작은 이런 스토리가 아닐 거라고 생각했는데 말이죠. 설정만 따왔다고 들었어요. 책을 빌려왔는데 아직 보지는 못하고 있네요. ^^*

      응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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