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라트비아인”

내가 심농에게 고마운 게 있다면

아르센 루팡으로 심하게 얼룩져있던
프랑스에 대한 인상을 어느 정도 벗겨주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다른 책들을 몇 개 읽다 보니 첫 인상이 맞는 거 같더라. -_-;;]
나는 사실 SF보다 탐정소설을 선호하고
사립탐정에 비해 드물게 등장하는 경찰들에 대해
상당한 애정을 가지고 있다.
내게 메그레는
최초로 접한 “느와르계” 탐정이고
[어린 시절 느낌이라는 게, 우습게도 그렇다.]
이상하게도 브라운 신부와 맥을 함께 한다.
[이유는 나도 모른다. 아직도 모르겠다. 전혀 다르잖아. 흠, 인간성에 대한 그 묘한 우울함 때문일까.]
워낙 나라는 인간이 구식이라 그런지
긴박하게 쫓고 쫓기는 현대의 화려한 추격전과 액션보다
허술하게 몇 발짝 뒤에서 다 들키게 걸어가며 처마 밑에서 몇 시간씩 기다려야 하는 잠복근무가 좋다.
거구의 풍채와 형사다운 우직함,
심지어 꾀죄죄하고 구차한 요즘 시대의 형사들과 달리 집으로 돌아가면 따뜻하게 맞이해줄 마누라가 있다는 것마저 좋다.
똑똑한 탐정이지만 내가 따라가기 벅찰 정도로 비범하지는 않다는 사실이 좋다.
한동안 우울하여 묵혀두고 있었건만
역시 일단 집어드니 일사천리로다.
이 아저씨 독백 왜 이리 좋누. ㅠ.ㅠ

“수상한 라트비아인””에 대한 4개의 생각

  1. PPANG

    앗! 루크스카이님 쇤네도 역시 메그레를 보고 어쩐지 브라운 신부를 떠올렸사와요. 덩치가 커서 그런 건지 뭔가 완벽하지 않은 모습이라 그런 건지. 라트비아인 읽다가 접어 놓고 다시 못 열고 있지만요;ㅅ;

    덩치가 크다고 해 놓고 또 갑자기. 브라운 신부가 덩치가 크진 않았는데.. 하며 갸웃하고요. 하지만 어쩐지 그 신부 옷에 떠오르는 이미지는 어깨 약간 굽은 메그레같은 느낌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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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ukesky

      앗! 빵님도요? 그러게요. 분명 신부님은 몸집도 자그마하다고 묘사되는데, 게다가 성격도 기본적으로 엄청 다른데, 옆에서보면 메그레랑 달리 소심하고 촐싹 맞아보이기까지 하는데…왜 그럴까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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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디오티마

    어릴 적에는 탐정물에 심취해서 해적판으로 홈즈 시리즈나 아르센 루팡 시리즈를 열심히 봤는데 지금은 어째 시들하네요. 킹교님 덕에 다시 홈즈 보면서 스파이 나오는 소설을 하나 샀는데 계속 책장에서 대기 중입니다. 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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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ukesky

      저도 이렇게 된 게 다 어릴 때 접한 전집 때문입니다. 그것도 저희집에 없어서 친구들 집에 가서 빌려봐야 했던 전집들..ㅠ.ㅠ
      아아, 킹교님 정말 수술 꼭 잘 되어야 할텐데 말입니다.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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