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로이/휴즈 보고싶다……쿨럭.

내가 휴즈를 좋아하는 건,언제나 그렇듯 아마도 그가 로이와 나란히 걷는 사람이기 때문일 것이다.

에드가 달려 나가는 인물이라면, 로이는 걸어 나가는 인물이다. 두 사람의 목표가 비록 하나의 커다란 세계 안에서 서로 맞물려 돌아간다고 해도, 분명 그 목적과 방향성은 다르며, 그렇기에 그 둘의 길은 다른 곳에 놓여있다. 그리고 두 사람 모두 자신 앞에 놓인 목표만을 향해 나아간다 쳐도, 분명 그 둘의 방식은 다르다.

에드는 그 짧은 다리로, 하나뿐인 팔을 뻗어 거침없이 뛰어간다. 잠시 머뭇거리기도 하지만 그의 길은 분명 조금씩 넓어지고 소년의 다리도 그만큼 길어지고 있다. 그는 알보다 앞서 있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알과 손을 붙잡고 나란히 깡총거리며 도약하고 있다.

반면 로이는 언제나 뚜벅뚜벅, 계획을 세우며 걸어간다. 때문에 그는 언제나 강철의 등을 바라보며 나아가는 수밖에 없다. 그 등은 로이에게 있어 또 하나의 채찍이다.

하지만 뒤를 돌아볼 때마다, 그에게는 다시금 씨익 웃어주는 믿음직한 동료들이 있다. 그의 부하들은 언제나 그의 한 발짝 뒤에서, 그의 등을 바라보며 함께 종종걸음으로 따라온다. 그들은 같은 길을 걷는 공동체이며, 동시에 같은 등을 바라보고 있고 같은 장애를 헤쳐 나간다.

그러나 휴즈는, 로이의 뒤에서 걷지 않는다. 휴즈는 언제나, 로이의 옆에 있다. 그의 평행선을 따라. 한 발은 로이의 길 안에, 한 발은 로이의 길 밖에. 그는 로이의 등을 바라보기보다는 그의 어깨를 두드려줄 것이며, 반대쪽 팔로는 또 다른 세계를 붙들고 또 다른 이들의 어깨와 나란히 선다. 그는 모든 것을 하나에 거는 사람이 아니라 분배할 줄 아는 사람이다.

그래서 그는, 누구보다도 오지랖이 넓고 따스하고 인정 많고 인간적인 사람으로 그려지지만 실제로는 가장 냉정할 수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만일 로이의 죽음 소식을 듣는다 하더라도 그는 리자처럼 이성을 잃지 않을 것이며, 설사 가족들의 죽음을 접한다 하더라도 에드와 알처럼 무모하게 시도하지는 않을 것이다. 휴즈는 충분히 현실적이고, 연금술사는 아니더라도 희생과 소득이라는 등가교환의 법칙을 잘 알고 있으며 그것을 활용할 방법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모든 일에 있어 최선을 다하겠지만 결코 극단적으로 무모한 길을 선택하지는 않을 테고, 한발 한발 조심스레, 하지만 확고하게 주인공들 중 그 누구와도 같지 않은 자신만의 길을 걸어갈 것이다. 누구에게도 속하지 않은 채.

……………….4권에서 %$%$!@#&*%&)@ 했지만. -_-;;;;;
제길, 염장작가 같으니.

수염, 안경, 제복, 착한 사람 캐릭이 필요하다. -_-;;;

문득…”에 대한 7개의 생각

  1. 솔밤

    수염, 안경, 제복….가슴을 울리는 옵션입니다…
    휴즈는 로이가 죽어도 중위님처럼 괴로워하지는 않겠지요. 휴즈에게는 살아가야 할 이유가 충분해요. 그는 가족을 사랑하고 자신을 사랑하니까요. 중위에게 삶의 이유는 대령이고, 대령의 삶의 이유는 자신의 대의 실현이죠. 그 이유들이 없어진다면 그들은 붕괴해 버릴 겁니다. 하지만 휴즈에게는 로이나 에드나 중위가 가진 절박함이 없어요. 그는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완전하죠. 아마 그래서 작가가 %$%$!@#&*%&하게 만들어 버렸나봐요…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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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돌.균.

    수염기르고 안경 맞추고 경비원이 되볼까요?[퍼버벅!!!]
    휴즈 진짜 맘에들었는데, 그런 캐릭터의 수순은 역시 중간에 비밀의 핵심을 너무 일찍 파악하고선 죽는 ㅠㅅ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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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lukesky

    솔밤/ 저 세 개의 조합, 제일 흔할 것 같으면서도 묘하게 보기 드물죠. ㅠ.ㅠ
    맞아요. 휴즈는 가장 완전한 인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이들이 그를 필요로 하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여유롭게 주변을 둘러보고 다른 사람들이 못보는 것을 미리 볼 수가 있지요. 하지만 스스로 완전한 인물은 더 이상 발전의 여지가 없다는 것과도 같고, 그래서 작가가 @#^&해버린 겁니다. 말하자면 자신을 보충해주던 ‘완전한’ 인물이 사라지고 나면, 주인공은 그 공백을 메우고 스스로가 더욱 완전해지기 위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으니까요. 처음 볼 때부터 그 운명을 예감하긴 하였으나..실제로 사건이 일어나고 나면 울지 않을 수 없단 말이죠, 크흑…ㅠ.ㅠ
    푸르팅팅/ 수염도 안경도 제복도 없으면서 대체 무슨 소리야 –;;;
    돌.균/ ………..아니, 그대는……….그게…………너무 크다구. -_-;;;; 아악, 여하튼 간에 휴즈 씨의 칼던지기가 몇 번 더 나와줬더라면야 더욱 좋았을텐데….아흐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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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사과주스

    아아아…그런 심금을 울리는. 전 하복쪽이 좋지만 역시 수염나고 안경쓰고 딸팔불출아빠도 포기 못하겠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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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지그문트

    음음음, 읽으면서 계속 고개를 끄덕끄덕했습니다.
    휴즈를 생각하면 로이에 대한 환상이 깨져 버려서(애딸린 유부남 또래다!) 흠칫; 하기도 하지만 휴즈같이 어깨를 맞댈 친구가 있다면 그만큼 마음 든든한 일도 없겠죠.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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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lukesky

    사과주스/ 저도 하복 좋아해요 ^^* 역시 그런 성격이 딱이라니까요.
    지그문트/ 아직 서른도 안되었는걸요….ㅠ.ㅠ [휴즈, 장가를 너무 빨리갔…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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