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워즈 30제] 21. 돈

아나킨 스카이워커는 돈이 필요했다.
절실히 필요했다.
너무나도 절실히 필요했다.

그래서 그는, 오비완에게서 돈을 빌리기로 결심했다.

1. 오비완 케노비의 경우
“으음, 미안하다, 아나킨. 지금은 나도 빈털터리구나.”
“하지만, 오비완. 돈을 빌려달라고 할 때마다 항상 그렇게 말했잖아요. 벌써 열 번 째라구요.”
“아홉 번이야. 카토 행성 때는 건 빼야지. 그땐 미션이 끝나고 나서 빌려주겠다고 했는데 미션 중에 돈 주머니를 잃어버려서 그런 거였잖아.”
“알았어요, 알았어. 다른 사람한테 물어보죠, 뭐.”
“이해해줘서 고맙다, 아나킨. 넌 정말 내가 꿈꿨던 것보다도 훨씬 훌륭한 제다이가 되었구나. 진심으로 네가 자랑스럽다, 옛 제자야.”

첫 번째 시도에서 무참히 허탕친 아나킨은 마스터 요다를 찾아갔다.

2. 요다의 경우
“돈? 돈이라고? 흐음……어디다 쓰려는 거지, 돈을?”
“아, 저, 그게….”
“자신을 위한 것이냐? 아니면 다른 소중한 사람을 위한 것?”
“다른 사람을 위한 건데요…..”
“조심해야 해, 돈이란 것은. 길이 되기로 하거든, 다크 사이드로 향하는.”
“아니, 저기, 그건…..”
“자연스러운 거야, 돈은. 있어도 좋고, 없어도 좋지. 아쉬워하지 말고, 그리워하지 말게. 집착은 시기를 낳고, 불러일으키지, 탐욕을.”
“아니, 그게요…..”
“버리게, 돈에 대한 집착을!”

.두 표준 시간 동안 마스터 요다의 강의를 들은 아나킨은 문장을 꿰맞추느라 빠개질 것 같은 머리를 감싸 안고 메이스 윈두를 찾아갔다.

3. 메이스 윈두의 경우
“돈을 빌려주지. 하지만 이자율은 120퍼센트야.”
“뭐라고요? 어떻게 그럴 수가 있죠? 말도 안 돼요. 이자율이 100퍼센트가 넘다니, 이건 너무 불공평하다구요!”
“닥치고 빌릴 건가 말 건가 빨리 결정하게, 영 스카이워커.”

마스터 윈두의 눈빛에 압도당한 아나킨은 이를 바득바득 갈며 방을 빠져나온 다음, 곧장 팔파틴 의장을 찾아갔다.

4. 팔파틴 의장의 경우
“머니! 언리미티드 머니! 내 말 잘 듣게, 아나킨. 자네만 좋다면 내 자네에게 돈을 무한정 벌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주겠네. 이런 건 제다이들한테서는 평생 가도 배울 수 없는 거야! 기회를 놓치지 말게!”

아나킨은 잠시 망설였다. 그러나 그는 곧 마음을 고쳐먹었다.

“그 말씀은 마치 피라미드 판매상처럼 들리는군요. 카운슬에 통보할 테니 조사받을 각오를 하시기 바랍니다.”

아나킨은 마지막 희망을 품고 숙소로 향했다.

5. R2D2의 경우
“삐이리이리이이리릭 띠릭뿌이뚱”
“R2가 말하길, 주인님의 카드에 축적된 크레디트 액수를 조작하는 일은 R2의 프로그램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 합니다.”

마침내 아나킨은 인생의 진리를 깨달았다.
돈과 관련될 때에는, 제다이고 뭐고 주변에 믿을 놈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축하한다, 아나킨.


+++++

“써야한다”고 생각되는 주제를 결정해놓고 나니 막상 그와 관련된 이야기는 하나도 떠오르지 않는군요…..으윽.

이글루스 가든 – 황제님을 모시는 착한 제다이가 되고 싶어요!

[스타워즈 30제] 21. 돈”에 대한 23개의 생각

  1. AMAGIN

    (쓰러진다)끄아아악..이렇게 원작을 활용하시다니.!! 가엾은 아나킨…그런데 돈 많은 파드메양은 어쩌고?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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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라스

    우하하하하하 언리미티드 머니!! 역시 황제님이 짱이예요!
    멋지십니다! 루크님 >_<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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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체샤고양이

    파드메에게 선물하려고 돈 빌리려나보군요, 애니! 그래서 다크사이드로 빠진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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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몬드

    전 죽습니다 으하하하핫!! 도치법이 살아있는 요다님 너무 좋아요ㅠ
    네가 돈을 아무리 빌려봤자 파드메한텐 쨉도 안된단다 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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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rucien

    푸하하하하하하하;ㅁ 아이고 배야. 멋지십니다! 이런 세상에 맙소사. 이러니 애가 다크사이드로 빠지지!
    …그런데 R2가 못하는 것도 있었군요! 놀라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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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ㅁAㅁ

    으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미치게 웃었습니다.

    언리미티드 머니! ㅇ_ㅇ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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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lukesky

    AMAGIN/ 그게.. 차마 파드메한테 손 벌리긴 좀 그렇잖습니까? ^^*
    라스/ 역시 황제님이죠!!!! -_-b
    DAIN/ 머니!!!!
    체샤고양이/ 그런 겁니다요. ^^*
    그래서 제다이와 R2에게 실망한 아나킨은 결국 황제님의 제안을 받아들여 피라미드 사업계로 빠지….쿨럭.
    몬드/ 하지만 아나킨, 왠지 파드메한테는 결코 지고 싶어하지 않을 것 같아요. 나이도 그렇고, 지위도 그렇고. …남자애들 그런 습성 있잖습니까.
    rucien/ 그래야 R2도 조금은 인간적으로 느껴……아, 어차피 인간이 아니구나. -_-;;;
    사실은 에피 6의 쓰리피오 대사를 인용한 겁니다만 ^^*
    강마/ 재미있다니 기쁩니다!
    DESERTFISH/ 아핫! 웃음은 보약이죠
    ㅁAㅁ/ 저같으면 ‘언리미티드 머니!’라고 하신 순간 당장 무릎꿇었을겁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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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엘위

    …제다이는 법적으로 아르바이트는 못 뛰게 되어있나보군요. 아나킨의 능력으로 투잡 뛰면 꽤 벌 수 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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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곤도르의딸

    하하하, 전 그래도 팰퍼틴은 빌려줄 줄 알았는데, 역시 노련한 정치가..!! 저 지경이 되도록 파드메에겐 손을 안 벌린다는 게 바로 아나킨의 자존심을 드러내주는 것 같군요.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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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사과주스

    꺄하하! 언리미티드 머니!!저도 다크사이드에 빠질래요!
    그나저나 아나킨, 성질 나빠지는 이유가 있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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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잠본이

    제국을 세울 돈이 필요했기에 눈물을 머금고 아나킨을 돌려보낸 것이지요. (믿는 사람 세불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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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katta

    팔파틴은 "상품을 많이 사지 않으면 피라미드에서 충분히 올라갈 수 없다"나 "I beg you~ㅠ_ㅠ"라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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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모노

    놀랍군요. 의장님의 ‘언리미티드 머니’에 유혹되지 않다니..
    저도 당장에 무릎을 꿇었을 겁니다. 아닌게 이상한거죠;;
    마스터 오비완의 주머니가 털털인것은 아나킨 뒷 수습 하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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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eponine77

    저 같으면 제다이들에게 돈을 빌리느니, 차라리 돈많은 사람에게 마인드 트릭을 걸어서 얻어 내겠습니다. 그리고 윈두..살벌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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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lukesky

    THX1138/ 쇼우 미 더 머니!!
    Mushroomy/ 역시 돈이 얽히면…^^*
    엘위/ 사실 제다이들이 그리 돈이 필요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아나킨이나 되니 그런 거지.
    곤도르의딸/ 팔파틴은 하지만 …어찌보면 훌륭하지 않습니까? 돈을 빌려주지 않고 돈 버는 방법을 알려준다하니..으흣.
    사과주스/ 주변 사람들이 다 저모양이라서요…쿨럭.
    잠본이/ 아나킨의 도움을 받아야 저 피라미드 사업도 할 수 있으니 우선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려 했던 겁니다요, 쿨럭.
    katta/ 으하하하하, 그런게죠.
    하늘이/ 땡큐. 으윽, 고치기 귀찮다..ㅠ.ㅠ
    모노/ 처음엔 거부해도 제다이들에게 실망해서 결국 돌아가게될걸요. ^^*
    eponine77/ 아나킨, 그래도 양심이 있었던 게죠.
    으핫, 윈두 아저씨 성격 정말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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